문화人 칼럼
2023-05-10
내가 좀 젊었을 때인 지난 1980년대의 어느 날이다. 어떤 운명의 힘에 쫓겨 대전을 떠나 서울에 가서 살게 됐다. 1톤 트럭에 살림을 싣고 금강을 지나고 한강을 지나는 동안 나는 내내 두렵고 불안했다. 알 수 없는 미래로 하여 거듭거듭 가슴이 조여 왔다. 내가 처음..
2023-05-03
'교육'은 인간의 가치와 사회의 지속성을 넓혀주는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과 실현을 통해 가치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사회는 물론 과학과 기술, 예술,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번영을 확립하는 요소로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속 가..
2023-04-26
대전 동구 가양동 우암사적공원 유물관에 들어서면 '해동건곤 존주대의'라는 글귀가 보인다. 이글은 현종 5년 1664년 5월 단오에 '해동건곤 존주대의(海東乾坤 尊周大義)'라 고 쓴 휘호(揮毫)로 노나라 역사서 춘추에서 인용한 글귀다. 이 휘호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있..
2023-04-19
3년여 만에 코로나가 끝나고 간만에 사회 전반에 활력이 돋고 있다. 사회 각 분야는 코로나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으며,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지역축제도 정상 개최로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로 정치 지형이 바뀐 지자체의 경우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023-04-12
새끼는 지 애미, 애비를 잘 만나야 한다. 배우는 아해들은 선생다운 선생을, 백성은 나라님을 잘 만나야 하느니. 이러하지 못하면 불행하게 지내기 마련이다. 이럴 지경이면 훌훌 털고 벗어나거나 어느 짓이든 미쳐야 차라리 나을 수 있다. 눈 위에 서리 친다는 말이 있다...
2023-04-05
지구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전하며 낮과 밤을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빛을 받는 모든 물체나 자연물은 빛과 어둠인 '명암'이 생긴다. 이상하게 인류의 역사도 빛과 어둠의 싸움으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성경의 요한복음 1장 5절에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
2023-03-29
영국 런던의 한복판 트라팔가 광장의 포트레이트 뮤지엄(국립초상화갤러리),로열 오페라하우스 재계획 등 주요 건축재생에 참여한 영국의 건축가 에드워드 존스에게 반신반의하며 물은 적이 있었다. 우리 도시 서울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답은 매우 간단명료했다. 잠시 멈추고 생각하..
2023-03-22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공연장의 A 감독이 전화를 걸어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본부장님, 정말로 ○○은행에서 제게 직접 전화가 와 해결됐어요"라며 너무 감사하다고 연신 고마워했다. 사연인즉, 우연한 기회에 무대 팀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A 감독이 신혼집을 구하기..
2023-03-15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고 있는 주말 오후다. 유리창에 붙어 있는 물방울을 바라보다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우산을 쓰고 거리로 나가볼까. 모듬내 둑길이라도 걸어볼까. 아직은 바람이 찰 것만 같다. 오늘은 이렇게 비가 내리지만, 어제는 햇볕이 아주 밝았다. 확연히..
2023-03-08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문화는 인류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의(衣)·식(食)·주(住)의 포괄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한복과 한식, 그리고 한옥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이며, 오랜 세월 함께 해오고 있다...
2023-03-01
구 충남도청 현관 포치에서 대전역을 보면 역의 뒤편 배경으로 보이는 산이 있다. 앞에 보이는 산봉우리는 동구 자양동에 있는 동광산이고 그 뒤에는 계족산으로 향하는 산줄기인 능성(산성)이 있는 산이다. 대전이 근대도시로 시작될 당시 대전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은 그들의 고향..
2023-02-22
필자는 그동안 수많은 지역축제에서 추진위원, 자문위원, 총감독, 평가연구, 콘텐츠개발연구 등을 수행하면서 성공하는 축제에 대한 몇 가지 성공 요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역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축제 리더의 명확한 비전과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추진체계, 고유하고 독창적..
2023-02-15
몇 년 전만 해도 '99, 88, 234'가 소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 아프고 죽는 것이 그저 소망이 아니고 현실이 되고 있다. 이만큼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나날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국이 선진국이 돼 가면서..
2023-02-08
취업도 힘들다! 돈도 없다! 결혼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도 낳지 않는다! 따라서 인구는 줄고 있다. 지역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지역이 사라지고 학교가 사라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우리는 그 현실을 눈으로 목격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역은 무엇..
2023-02-01
연전에 수업 중 학생들에게 가장 여행하고픈 지역에 대해 버킷리스트를 물은 적이 있다. 답변은 매우 쉽게 나오리라 내심 예상하였지만 가장 1위에 오른 곳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지역이라서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버킷리스트 1위는 다름 아닌 북극의 오로라를 보는 것이..
2023-01-25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기회와 시련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우리 인생에는 3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는데 그걸 잡느냐 놓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패가 갈린다는 선배나 어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물론 위기나 시련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 내거나 어려움에..
2023-01-18
나는 지금의 세종시 지역에서 태어나 유소년 시절을 보냈다. 당시의 행정지명으로는 공주군 장기면 당암리 막은골……. 그런 뒤 고향인 그곳을 오가며 공주와 대전에서 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세종, 공주, 대전이 명확하게 분리되어 있지..
2023-01-11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이다. 21세기는 문화가 국가의 경쟁력이고 국력..
2023-01-04
대전의 동구 가양동 보건대학교 인근 골목길에는 절개와 의리의 상징인 사육신 중의 한 분인 박팽년 선생 유허비가 있다. 좁은 골목길에 빙 둘러쳐진 담장밖에는 주차된 차량과 쓰레기 봉지와 재활용 품등이 쌓여 있다.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경이지만 이곳은 조선..
2022-12-28
문화예술은 21세기 들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서 빠지지 않는 사회적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문화는 인간의 기본 권리이다. 이러한 문화권리는 1948년 12월 유엔(UN)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으로 채택되었다. 세계인권선언 제27조 1항에 '모든 사람은 공동체의 문화생활..
2022-12-21
짐승들이 새끼를 낳아 놓고 입으로 핥아 젖은 몸을 닦아주고 새끼들은 어미 품을 파고드는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울기 시작한다. 배가 고파도 울고, 졸려도 울고,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운다. 우는 행위로 의사를 표시한다. 혼자서 살 수 없다. 동물 중에..
2022-12-14
겨울이 왔다. 연말이다. 2022년 막바지 연극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공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 사뭇 다른 표현을 쓴다. 물론 일의 연장선으로 서로의 공연을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비난과 비평은 다르다고 본다. 지금의 관객은 미디어의 발달로 눈높이가 높..
2022-12-07
대전시는 2022년 지역리서치사업 대상지로 은행1구역을 선정하여 건축(역사문화자원), 경관, 역사, 스토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사진 및 영상촬영, 실측 및 도면작성, 3D모델링, 구술채록 등의 다양한 형태로 기록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리서치사업은 주거환경개선..
2022-11-30
지난 국가애도기간에 갑자기 서울예술의전당에서 비엔나 필하모닉 내한공연을 보게 되었다. 공연 시작 전 오케스트라 부악장이 통역과 함께 마이크를 들고 멘트를 했다. "우리는 이태원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기 위하여 오늘 예정에 없던 'G선상의 아리아'를 추가 연주하기..
2022-11-23
대전(충남도청 공간)에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가 온다는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그 후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 풍문으로만 들었다. 풍문의 한 조각을 옮겨본다면 충남도청 공간은 문체부가 수용했고 그곳에 문체부 연수원을 만든다고 한다. 먼저 마음을 밝힌다면 첫 단추가 어긋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