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의식주에 나타난 한국전통문화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의식주에 나타난 한국전통문화

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 승인 2023-03-08 15:44
  • 신문게재 2023-03-09 19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clip20230308111849
김병곤(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문화는 인류가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의(衣)·식(食)·주(住)의 포괄적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한복과 한식, 그리고 한옥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이며, 오랜 세월 함께 해오고 있다.

한복(韓服)은 다섯 가지 색, 즉 '오방색(빨강, 파랑, 노랑, 검정, 흰색)'이 조화를 이루는 우리나라 전통의상이다. 궁중에서는 임금과 신하의 옷 색깔을 달리하여 신분 차이를 나타냈으며, 이는 사대부와 중인·서민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에 적용됐다.



필자는 그동안 많은 나라의 세계민속축제 현장을 다니며 그들의 전통문화를 경험했다. 한국 공연단이 등장했을 때 축제에 참가한 각 나라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제안하곤 하는데, 한복이 품은 색감과 디자인에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실감하며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요즘 연한 색감의 한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우리 민족 전통 의상이 아름답고 품격 있게 진화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한동안 '생활한복'이 일상복 문화에 한 축을 이루며 보편화하는 듯했으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보기 힘든 '옛날 옷' 이미지로만 기억돼 아쉬움이 크다.



우리나라 전통 요리를 아우르는 '한식(韓食)'도 살펴보자. 한식진흥법(한식진흥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어 온 식재료 또는 그와 유사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한국 고유의 조리법이나 그와 유사한 방법을 이용해 만든 음식, 그 음식과 관련한 유·무형의 자원·활동 및 음식문화를 일컫는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사계절이 뚜렷하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데다, 내륙으로는 큰 산맥과 그 사이를 흐르는 강이 있다. 이로 인해 바다에서 나오는 풍부한 수자원과 계절에 따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산나물, 그리고 강에서 얻어지는 민물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를 통해 음식문화가 융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은 궁궐과 양반가, 그리고 사찰과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층과 부류에 스며들었으며, 현대로 접어들면서 영역이 파괴된 융복합형 음식으로 발전하며 조화와 질서를 이룰 수 있었다.

한국의 밥상을 들여다보면, 밥, 국, 김치, 장류를 기본으로 추가되는 찬 수에 따라 3첩, 5첩, 7첩, 9첩, 12첩으로 나눈다. 3첩은 서민 밥상, 5첩은 중산층, 7첩과 9첩은 양반 밥상으로, 9첩은 대갓집에서 먹는 밥상으로 구분했다.

생활문화의 3대 요소인 '의'와 '식'을 살펴봤다면, 마지막으로 한옥(韓屋)에 대해서도 짚어보자. 우리나라는 남향에 동쪽에 문이 있는 집을 '좋은 집'으로 구분한다. 좋은 집 앞에는 물이 흐르고, 뒤에는 산이 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명당이라 했다.

한옥은 소박하면서도 힘이 있고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운 수직과 수평선이 조화를 이뤘다. 처마선은 긴장한 듯 보이지만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전통미를 살렸으며, 절제된 곡선은 '음(땅)과 양(하늘)'에서 비롯되는 동양사상을 품었다. 색감 또한 나무색과 기와의 짙은 회색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스러움을 살렸고, 지붕에서부터 직선으로 흐르다가 처마선이 곡선으로 살짝 들어올려지며 한국 특유의 곡선미를 강조했다.

처마선은 보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활용성과 실용성 면에서도 우수했다. 여름에는 처마를 앞으로 길게 하며 높이 뜨는 태양 빛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낮게 뜨는 햇볕을 집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선인들의 지혜를 담아냈다.

한옥의 공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 '마당'이다. 마당은 한옥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마당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전통문화를 간직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의 놀이터로, 추구한 곡식을 널어놓는 부엌의 연장 공간으로 쓰였다. 또 명절이면 마당에서 풍물굿판이 펼쳐져 '마당문화'의 산실 역할도 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이 가진 의식주 문화는 유네스코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의식주 문화를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우리의 훌륭한 생활문화 자원을 잘 지키고 세계화하는 데 관심과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단 지도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2.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3.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4.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5.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1.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2.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3.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4. '경기도 광역교통망 개선-철도망 중심’ 국회 토론회
  5. 2025년 한국수어통역방송 품질 향상 종합 세미나

헤드라인 뉴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국민의힘 대전-충남 통합 엇박자…동력저하 우려

대전 충남 통합이 내년 지방선거 승패를 결정짓는 여야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엇박자 행보가 우려되고 있다. 애초 통합론을 처음 들고나온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등은 이슈 선점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초당적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면, 보수 야당 지도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밋밋한 스탠스로 일관하면서 정부 여당 때리기에만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 "통일교 게이트를 덮으려는 이슈 전환용은 아닌지,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시동을 거는 것은 아..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스타 류현진.오상욱, 꿈씨 패밀리를 만나다

대전의 대표 스포츠 스타인 한화이글스 류현진 선수·펜싱 국가대표 오상욱 선수와 꿈씨패밀리의 콜라보 굿즈가 23일 출시된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7월 류현진 선수와 오상욱 선수의 소속사, 대전관광공사, 대전디자인진흥원과 함께 '류현진·오상욱×꿈씨패밀리 굿즈 공동브랜딩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대전디자인진흥원이 선수별 품목 디자인을 완성했고, 대전관광공사가 제작과 유통, 판매를 맡았다. "우주올림픽 준비 대작전! 꿈씨패밀리 지구 특훈 모험!"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각 캐릭터는 선수 특유의 귀여움과 훈훈..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확정, 2026년 이렇게 조성한다

에이앤유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의 '모두가 만드는 미래'가 국가상징구역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최종 당선작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한 진행 상황과 결과를 공표했다. 이번 공모는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직무대행 이상욱. 이하 LH)와 공동으로 추진했다. 당선작은 행복도시의 자연 경관을 우리 고유의 풍경인 '산수(山水)'로 해석했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적 풍경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요 특징은 △국가상징구역을 관통하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