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2021-03-10
월요일 아침 출근 준비 중 눈물을 쏟을 뻔했다. 거의 매일 듣는 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오랜만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날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매년 3월 8일이면 빨간 장미를 주변 여성들에게 선물하던 사람이 있다. 몇 해 전 세상을 떠난 고 노회찬 의..
2021-03-09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고 항아리가 채워지는 게 아니잖아요, 시작부터 문제가 많았어요." 대전청년구단 시리즈 기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듣던 말이다. 한때 대박 신화로 명성을 떨쳤지만, 지금은 휴·폐업을 거듭하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전통시장의 유휴공간을..
2021-03-08
내포신도시 조성 1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충남은 혁신도시 지정이란 큰 선물을 도민에게 안겨줬다. 100만명이 넘는 도민이 서명운동하며 염원을 다 했다. 16년간 '충청홀대론'을 일부 털어낸 것이다. 남은 건 우량 공공기관 이전이다. 도는 우량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사..
2021-03-07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인구 절반이 모여 사는 나라다. 산업과 경제는 절반을 훌쩍 넘는다. 수도권 집중을 막자는 대의에 원론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수도에만 자원이 집중되면 그만큼 빈부격차와 자원 불균형이 클 수 밖에 없다. 이는 결국 대외 갱졍력..
2021-03-03
"나는 커서 의사 될래." 7살 짜리 막내가 뜬금없이 털어놓은 장래 희망이다. 의사 꿈을 말하는 아이에게 나는 "의사가 되려면 공부도 진짜 잘해야 하지만, 먼저 착한 사람이 돼야 해"라고 말해주었다. 아픈 사람을 가장 먼저 나서서 치료해 주고 아무리 힘든 수술도 최선을..
2021-03-03
반지를 잃어버렸다. 유난히 피곤했던 하루였지만, 행동반경이 넓지 않은 나의 습관을 봤을 때 반지는 분명 책장 위 악세서리 함에 있어야 했다. 다음날 반지가 없길래 오늘은 그냥 가자며 집을 나섰고 그 뒤로 반지는 찾을 수 없었다. 꽤 컸다. 반지를 잃은 상실감은. 오랫동..
2021-03-01
지역 최대 경제단체인 대전상공회의소가 원로(元老) 부재를 실감하고 있다. 현안은 물론 수장 자리를 놓고 회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지만, 구심점을 잡아줄 리더가 없다 보니 중요한 상황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지역 상공업계에 '큰 어른'이 없는 건 아니다. 정성욱..
2021-02-24
'나도 당했다'. '학폭(학교 폭력)미투'가 체육계를 넘어 연예계, 일반인으로까지 번지며 사회가 시끄럽다. 처음 쌍둥이 여자 프로선수 이재영, 이다영 자매 등 배구계에서 시작된 가해 폭로는 이제 야구선수, 아이돌 가수, 배우 등 이름을 일일이 거명할 수조차 없을 만큼..
2021-02-23
의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수백 년 전 우리 조상들은 전염병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조선왕조실록에는 전염에 관한 기록이 1천 건이 넘게 기록되어 있다. 1,893권 888책에 달하는 기록에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이다. 역병으로 얼마나 많은 백성이 고통 속에 살았고 이를 극..
2021-02-22
코스피 3000시대와 저금리 시대를 맞아 2030 세대를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있는 돈을 비롯해 신용대출 등 빚까지 끌어들여 주식에 올인 하고 있다. 지난해 6대 증권사에서 새로 개설된 증권 계좌는 723만 여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코스..
2021-02-22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곳에서 어정어정하며 어색하게 대화를 나누다 황급히 사라지는 무리를 발견했다면, 그들은 '당근'중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말하는 당근은 요즘 떠오르는 '당신 근처의 마켓' 당근마켓의 약칭이다. 당근을 향한 사랑은 항상 뜨겁지만, 장기간의 해외생활을..
2021-02-17
거리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게 된 지 오래다. 초저녁이지만 문 닫은 가게가 부쩍 늘었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스트레스가 되다 보니 신경질적인 반응도 곧잘 보인다. 특히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에게는 고통이다. 코로나19가 '1020'세대의 삶의 양태를 바꿔 놓았다. 이..
2021-02-15
지난해 말 헌혈 50회를 채우며 한해를 마무리 했다. 헌혈 50회를 하면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금장 훈장이 수여된다. 첫 헌혈은 고등학생 시절 수업 대신 참여했던 단체 헌혈이었다. 그 이후 꾸준히는 아니더라도 생각 날 때 마다 헌혈의 집을 찾았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21-02-14
광주는 5.18의 도시다. 문화의 도시, 빛고을의 도시. 또 누군가는 정치적이 강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매력을 품고 있는 곳이지만, 광주라는 도시를 설명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단어는 없을 거다. 기자는 1980년대를 겪어 본 것도 아니면서, 그 자랑이 온전히..
2021-02-09
충청권에서도 대통령이 나올 수 있을까? 그 일이 가능하다면 언제쯤일까? 정치적으로 대전과 충청은 듣기 좋은 말로 캐스팅 보트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실상 판세 따라 이길 정당, 될 사람 밀어주는 간·쓸개 없는 정치 성향이라는 말까지 듣는다. 순하기도 하지 '부모님이..
2021-02-09
# 5월 결혼을 앞둔 친구는 강남 은행원이다. 단 몇 분 만에 몇십억이 친구 손을 거쳐 거래 되는데 정작 본인 통장은 비쩍 말라 월급일만 기다린다고 했다. 신혼집을 구하다 코피까지 쏟은 친구는 예비신랑과 주말마다 부동산에 전화를 돌리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꿀맛 같은..
2021-02-07
"행복은 공동체 의식이지, 단독자인 나만을 위한 게 행복이 아니더군요." 올해 102세를 맞은 김형석 명예교수(연세대 철학과)의 말이다. 휴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이런 저런 뉴스를 들추다 우연히 읽게 된 기사 속에는 뿔테 안경을 쓰고, 모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듯 다부..
2021-02-02
대전에 결핵을 전문하는 대한결핵협회 복십자의원이 10년 만에 다시 진료를 시작한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2009년 국회 국정감사 때 적자 진료가 화두가 되면서 2010년 운영을 마치고 2011년 1월부터 기약 없는 휴원에 들어갔던 대전 복십자의원이다.'충청에 하나뿐인..
2021-02-01
"징역 25년을 선고합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이준명 부장판사)는 동거남의 아들을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 A(43)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선고한 형량(징역 22년)보다 더 무거워졌다.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
2021-01-31
집값이 널 뛰고 있다. 전국적으로 집값 상승이 이뤄져 오르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다. 하지만 집값 상승으로 웃은 자는 없다. 부동산과 관련해 강화되지 않은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를 유도해 주택 공급량을 늘리겠다는 의도가 어느 정도 깔려 있는 정부..
2021-01-27
9호선 지옥철이란 말이 있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들 중 이용객이 너무 많아서 붙여진 다소 불명예스러운 별칭으로, 정말인지 네모난 박스 속에 사람들이 콩나물시루처럼 들어찬다고 했다. 한숨과 곡소리가 난무한달까. 물론 9호선 지옥철이 꼭 서울에만 있는 건 아니다. 바로 출..
2021-01-25
대전 동부교육청이 최근처럼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적이 또 있나 싶다.여성 직원 재택숙직제 얘기다.동부교육청은 지난 15일 대전 행정기관 최초로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 재택숙직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홍보했다. 여성 재택숙직제는 주..
2021-01-24
기자 생활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새해가 바뀌고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사실은 변함 없지만 그중에서도 잔상처럼 남아 있는 목소리들이 있다. 자신들의 생태계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그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사회가 더 좋아질 수 있을 거란 믿음의 결..
2021-01-23
나에게도 명품가방이 있다. 오래전에 산 루이비통과 지난 결혼기념일에 받은 버버리. 중저가 브랜드는 몇 개 있지만, 제대로 된 명품가방은 두 개가 전부다. 마니아가 아니어서 명품브랜드에 열광하는 이유를 예전에는 도대체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소유하고 몸과 가까이하다 보니..
2021-01-19
대선 시계가 째깍 이고 있다. 초침 소리가 계속될수록 충청대망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차기 대선링에 충청 주자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대선 정국은 각 지역 현안을 대권 주자에게 제안하고 공약을 통해 약속받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중도일보가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