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기자 |
여러 매력을 품고 있는 곳이지만, 광주라는 도시를 설명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단어는 없을 거다. 기자는 1980년대를 겪어 본 것도 아니면서, 그 자랑이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광주라는 도시가 5.18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다. 자랑스러웠고, 자부심이 있었기에 고향이 광주라는 점에 늘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대학교 때문에 대전에 올라와 산 지 어느덧 7년이 됐다. 대전이 좋았다. 어딜 가든 2시간이면 갈 수 있으니까. 특히 고향에서는 경상도로 가는 고속철도가 없어, 여행을 한 번 하려 하면 고속버스 3~4시간을 달려가야만 했다. 그런 곳에서 호남선, 경부선이 모두 교차하고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에 살다 보니 자연스레 여행을 다니게 되는 기회도 많아졌다.
대전은 철도의 도시일까. 그렇다면 과학의 도시일까. 많은 것을 품고 있기는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뚜렷한 색채를 지니고 있진 않다.
호남선과 경부선을 오가는 도시이지만 지금은 단순 '정류장'에 그치는 수준이다. 어느 도시를 왕래하는데 대전에 있으면 편하지만, 그뿐이다. 대전은 결국 지나쳐가는 도시 중 하나다.
대전에 남아 있는 철도 관련 자산은 아직 많다.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까지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철도 폐터널도 존재한다. 많은 역사를 담고 있는 공간이 지자체의 무관심에 관리가 되지 않아, 일부 매몰돼 있긴 하지만 충분히 다시 활용 가능하다. 문화재청과 국가철도공단에서 일부 폐터널을 활용 중이지만, 아직 남아 있는 터널은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세종시도 폐터널을 활용해 관광 자원으로 조성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있는 자원을 활용하고 있는 타 지자체와는 대조적일 수밖에 없다.
6년째 크게 활용하지 않고 있는 대전선만 해도 그렇다. 운영 중지 상태인 철로를 일시적으로나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와 공사, 공단 모두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역사를 배우고 그 도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지닌다는 건, 지역민뿐만 아니라 외부 관광객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훌륭한 인프라가 된다.
게다가 대전은 전국 최초로 트램을 운영하게 된다. 고속철도뿐만 아니라 도시철도까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매력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김소희 정치행정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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