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원기 내포본부 기자 |
그 사이 충남은 혁신도시 지정이란 큰 선물을 도민에게 안겨줬다. 100만명이 넘는 도민이 서명운동하며 염원을 다 했다. 16년간 '충청홀대론'을 일부 털어낸 것이다. 남은 건 우량 공공기관 이전이다. 도는 우량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배포한 보도자료에선 '준비된 혁신도시'라는 명목 아래 기관을 구애하겠다고 했다. 내용은 이렇다. 서해 KTX 고속 철도망 구축을 통해 서울과의 거리를 1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을 적극 홍보하겠다고 한다. 또 예술의 전당과 스포츠 센터, 도서관 등 문화시설, 충남아이키움뜰,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 등 여러 가지 장점을 전면에 앞세우겠다고 했다. 나열된 문장을 보고 있으면 구미가 확 당긴다.
그럼에도 실생활에선 기본기가 부족해 보인다.
일례로 내포신도시엔 종합병원이 없다.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신도시 내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들어설 뻔 했으나 물 건너갔다. 병원을 가기 위해 천안과 대전 등지로 이동해야 하는 도민들의 아우성이 크다.
지역 화폐도 실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초래한다. 홍성과 예산의 중심인 내포신도시에서 화폐를 쓰려면 지역을 구분 지어야 한다. 홍성 상품권은 홍성에서, 예산상품권은 예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폐처럼 손에 쥐어진 상품권을 사용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업주들은 업주대로, 도민들은 도민대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선물 받거나, 구매한 지역 화폐 상품권을 각자의 지역에 맞게 교환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진다.
내포신도시 내 쓰레기 자동집하시설도 허송세월이다.
2014년 준공 이후 인수 인계가 안된 탓이다. 홍성·예산군은 도가, 도는 홍성·예산군이 각각 소유권을 가져가야 한다며 핑퐁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시험운행으로 충남개발공사가 매달 1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
이런 기본기가 부족하면 우량 공공기관이 온다고 한들, 결국 돈이 지역에서 돌지 않는다. 공공기관 이전은 16년간 혁신도시 지정에서 배제되며 소외감을 느껴야 했던 충남이 일어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그동안의 경제적 손실과 인구유출, 일자리 등 막대한 손실을 보상받아야 한다.
서울과의 거리가 1시간 내로 단축되고, 출산 양육 지원 정책 등 장점이 가득하지만, 신도시에서 둥지를 틀려면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정상가동돼야 한다. 내포신도시에 흠뻑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본기가 부족하면 매력도 떨어지는 법이다. 방원기 내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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