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2023-05-08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사과란 당사자가 양심을 돌이켜 역사의 비극을 일으킨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차남 쪽의 손자가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한다고 하니 뜬금없었다. 혼란스러운 사과가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 마약을 한다고 했으니 정..
2023-05-01
EBS에서 방영했던 수많은 다큐멘터리 중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아직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편이 있다. 바로 2014년에 방영된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시리즈의 5부 '말문을 터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아무도 그에게 질문하지 않는 기자들의 모습을..
2023-04-24
"여러분은 지금 '삶'이 재미있는가?" 솔직히 나는 그렇다. 그러면 그 기준은 어디에 두었는지가 중요하다. 꼭 거창하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된다. 나만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데 투자하는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되는지? 가족이나 직장동료, 지인 그리고 친구들과 직접 만나..
2023-04-17
가끔 평화로운 대학 캠퍼스를 걷다 보면 새삼스레 대학의 낭만이 느껴지고 문득 예전 대학 시절의 소회가 밀려와 웃음 짓곤 한다. 하지만 최근의 대학은 그저 웃음 지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20년 뒤 대학입학자원 이 심각한 저출산(2021년 출산 26만 명) 문..
2023-04-10
난 지켜보았다. 언 땅이 녹으면서 꽃대에 노란 산수유부터 피었고, 이어 매화와 목련이 그 담엔 개나리, 진달래, 벚꽃엔딩. 흩날리는 낙화의 그 꽃비를 맞노라면 그렇게 만발하던 봄꽃들의 이어달리기에 그토록 눈부시게 환했던 미소가 어느새 저물어 눈가가 젖는다. 그렇게 꽃잎..
2023-04-03
봄을 먼저 알리는 꽃은 무엇일까? 그 중 대표적으로 수선화와 튤립이 있다. 3월 하순부터 아침 일찍 그리고 밤에 대전 유성구 갑천에 나가 걸으면서 가지각색의 튤립과 수선화가 어우러져 있음을 본다. 서로 다른 꽃의 조화 속에 꽃말을 찾으며 한 번 더 멈추어 바라본다. 수..
2023-03-27
코로나 19가 세계적 대유행(pandemic : 펜데믹)에서 풍토병(endemic:엔데믹)으로 바뀌고 마스크도 이제는 실내에서 자율적으로 착용한다. 3년여간의 긴 코로나와의 싸움이 끝나간다. 거리에 사람들은 생기가 넘친다. 봄기운이 온 누리에 넘치며 활기를 되찾았다...
2023-03-20
"그러므로 친애하는 미국인 여러분,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십시오."(And so, my fellow Americans: ask not what your country can do fo..
2023-03-13
봄바람이 일렁거리고 있다. 어느새 나무의 가지 끝마다 물이 올랐고 봄의 전령인 매화 산수유 목련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계절은 돌고 돌아 따뜻한 봄이 찾아왔건만 들려오는 세상 소리에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우리 사회는 혼밥·혼술·혼영에서 독거·비혼·무자녀 고독사 등 홀로..
2023-03-06
사회의 변화에 따라 교육에 대한 기대도 달라지고 있다. 교육은 학생들이 다양한 핵심역량을 함양함과 동시에,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국가 경쟁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역할을 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결국 학생이 더욱 행복한 삶을..
2023-02-27
필자는 하루를 '걷기'로 시작한다. 보통 해뜨기 전에 새벽을 연다. 봄부터 가을까지 새벽길을 만 보 이상 걷는다. 겨울에는 해가 늦게 뜨고 날씨도 상당히 춥기에 팔천 보로 줄여 걷는다. 하루라도 안 걸으면 몸이 찌뿌듯하니, 이제는 습관이 된 듯하다. 가까운 곳에서 약속..
2023-02-20
중국인이 세 명 모이면 장사 이야기를 하고, 일본인이 세 명 모이면 미안하다고 한다고 한다. 한국 사람 세 명이 모이면 나라 걱정을 한다고 한다. 한국인의 정치에 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최근 2018년 10월 1차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2021년 1월 시행..
2023-02-13
겨울에 우선 드는 생각은 봄의 기다림이다. 산에 들에 찾아올 봄을 기다리는 것은 아마 이 계절의 황량함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계절의 온도보다 사람의 온기에 대한 갈망이 봄을 부르는 것이다. 그것이 또 이 세계에 대한 연극적 상상으로 굴속 아닌 굴속 같은 극장으로 내..
2023-02-06
대학이 지역 혁신의 원동력이자 지역발전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면, 대학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로 귀결된다. 이번 대학입시에서 충원 위기는 현실로 다가왔다. 정시 지원자 '0명' 인 대학이 14개, 학과는 26개, 모두 지방이고 21곳(81%)이 영호남 지역이었다. 26개..
2023-01-16
2023년이 밝았다. 희망을 향한 열차는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고 우리도 힘차게 일상을 시작했다. 거리에 사람들은 활력이 있고 꽉 쥔 주먹에서 결의를 읽을 수 있다. 올해는 더 멋지게 한 해를 보내자. 가는 길 혼자 가지 말고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같이 신명 나..
2023-01-09
회색 안개가 자욱하다. 삼 년째 코로나로 막힌 숨통이 '위드 코로나'로 조금 풀어지려나 기대했는데 뜻밖에 오랜 책방인 계룡문고가 임대료를 못 내 폐업 위기에 몰렸다는 기사가 떴다. 계룡문고는 아주 크지도 적지도 않은 대전만큼의 향토색을 갖고 있었다. 대전 문화의 깊이와..
2023-01-02
다사다난했던 임인(壬寅)년이 저물고, 희망의 계묘(癸卯)년이 밝았다. 저출산 고령화, 부동산값 폭등, 연금과 건강보험의 재정 고갈 위기, 일자리 문제 등 전(前) 정부 이후 한국경제가 떠안은 숙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또한, 인구의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및..
2022-12-26
대학들이 굶주리고 있다. 이는 등록금을 통한 재원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 기인한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은 정원 미달 위기에 놓여 있으며, 물가의 지속적 상승에도 등록금은 사실상 14년째 동결 상태이다. 재정난을 이유로 폐교 절차를 밟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고, 일부 대..
2022-12-19
가로수 우듬지 사이로 하늘이 훤히 보이고 가지마다 이미 꽃눈의 움이 돋아 있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끝나면 새로운 시작이 있듯이 계절의 흐름은 수레바퀴처럼 돌고 돈다. 인생이란 만남과 이별이다. 만남의 순간 이별이 잉태되고, 헤어짐에 또 다른 만남이 스며든다. 세상..
2022-12-12
요즈음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가 늘어난다고 한다. 한 통계에 의하면, 약 30%의 가구가 강아지나 고양이 등의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아마도 이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인구가 줄어들고, 한 가구당 구성원의 숫자가 적어지다 보니 그..
2022-12-05
다시 12월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 삶과 음악을 생각해본다. 음악은 감정을 담아내지만, 또한 삶을 담아낸다. 삶은 얼마나 경이로우며 지고의 가치가 있는가! 그 삶 속의 음악을 생각해본다. 함석헌 선생은 삶에 대한 무게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죄는 무섭지만, 삶..
2022-11-28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으로 토끼띠의 해다. 그 이미지는 친근하고 작지만, 영리한 동물로서 동화에도 많이 등장한다. 토끼해에 50주년을 맞이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도 융합연구 및 기술사업화의 성과를 통해 국민에게 더 친근하고, 지역 혁신과 좋은 일자리 창출의 근간을 마..
2022-11-21
요즘 모임에 가면 거의 건배사를 시킨다. 그래서 준비한 많은 건배사 중에 '빠삐따'가 마음에 든다. '빠지지 말고, 삐지지 말고, 따지지 말자!'는 뜻이다. 먼저 '빠지지 말자!'를 보자. 노년을 잘 보내려면 건강, 돈, 취미 생활, 화목한 가정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2022-11-14
범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마약범죄 소탕 작업을 벌일 것이 예상된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달라"는 대통령의 발언에는 전의가 불타오른다. 검찰과 경찰을 중심으로 국가정보원, 관세청 등 유관기관이 함께 하는 범정부 차원의 합동수사단이 구성되면 말 그대로 전쟁..
2022-11-07
내가 봉직하고 있는 기관에서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일명 '시크릿 버스'라는 사회공헌 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이름이 시크릿 버스인 이유가 재미있다. 프로그램 참가를 신청하면 모임 일시와 장소만 알려줄 뿐 목적지도, 심지어 어떤 봉사활동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