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겸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
사회공헌은 교육 및 연구와 더불어 대학이 지닌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이며, 이 가운데 봉사활동은 가장 효율적인 사회공헌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봉사활동에 대한 아이디어와 의지만 있다면 큰 비용의 소모 없이 지역사회의 꼭 필요한 부분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다. 최근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서 봉사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 사회적투자수익율(SROI)이 226%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입 예산 대비 약 2배 이상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다.
국내 대학에서는 이러한 봉사활동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교과 교육과정으로 '사회봉사 Ⅰ·Ⅱ'나 봉사(service)와 학습(learning)의 개념을 융합한 '서비스 러닝(service learning)' 교과를 편성, 운영하는 것이다. 사회봉사 Ⅰ·Ⅱ는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일정 시간 자율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인증서를 받아오면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교과다. 반면 서비스 러닝 교과는 학습과 봉사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형태로서, 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탐색하고 공감한 후 학습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교과가 운영된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러한 교과형 프로그램을 필수로 일정 학점 이상 수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프로그램 운영 외에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도 요구된다. 즉, 학생들이 졸업, 취업, 진학 등의 이유 이상으로 주체적으로 봉사활동에 마음을 쏟게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해답 중 하나는 '즐거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봉사(volunteer)와 여행(tour)을 합친 '볼런투어(voluntour)'는 이름 그대로 여행과 관광을 다니며 동시에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국내, 또는 해외에서 여행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즐거움과 보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즐거움'이라는 요소가 더해질 때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봉사활동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흔히 봉사활동은 가치 있고 필요한 일이지만 귀찮은 일, 힘든 일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봉사활동이란 '금전적 보상 없이 자신의 자유의사에 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지역사회를 위해 행하는 공익적인 모든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의 일상생활 속 작은 실천 또한 봉사활동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봉사활동이 존재함을 알려주고 그들이 쉽고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을 안내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책 중 길가의 쓰레기 줍기, SNS 속 해시태그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참여하기 등도 봉사활동이 될 수 있다.
논어에는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말이 있다. 이제는 봉사활동의 정의와 가치를 알려주기보다는 학생들이 진정 즐기면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즐거움'과 '봉사활동'을 동시에 잡을 때, 비로소 진정한 '자원' 봉사활동의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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