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융합경영학과 교수, 링크 3.0 단장 |
필자는 지난 20년간 대덕특구와 미국의 계획된 클러스터인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를 비교 연구해오고 있다.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50년 전 벤치마킹한 RTP의 모습은 여전히 유용하다. 우리보다 14년 먼저 출발한 RTP도 50년이 넘으면서 차로 비유하면 '겉은 멀쩡해도 속은 새롭게' 갈아야 할 처지에 새 엔진을 장착하였다. 마스터플랜 중 눈에 띈 것은 '파크센터'로서, RTP의 중심부에 약 1조 9천억 원을 투입해 100에이커(약 12만 평)의 IBM 공장용지를 사고 기업, 주거, 호텔, 상가, 야외공연장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를 추진하였다. 2017년 취임한 리서치트라이앵글 재단(RTF)의 스콧 레비탄(Scott Levitan) 이사장은 대학기반의 연구단지 전문가로서 '파크센터'의 실천전략을 제시하였다. 4성급 호텔, 오피스 타워, 아파트, 푸드 마켓 등을 만들고 조각 공원, 5천 명 규모의 공연장, 리서치트라이앵글 고등학교도 옮기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다국적 기업 등 대기업 본사도 유치하고 있다. 한편 '스튜디오'의 역할도 눈에 띈다. '스튜디오'는 창의적 활동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 새로운 가치창출과 가치실현이 이루어지게 하는 곳으로, 기술기반 창업, 중소기업 성장지원, 대기업 혁신지원을 수행한다. 앞의 세 가지 기능을 뒷받침할 '연구 센터'를 도입해 더 많은 기업 창출, 중소 및 중견기업으로의 성장, 대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특히 듀크, NC State, UNC 등 세계 수준의 대학들이 RTP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
대덕특구 재창조를 위한 새로운 50년 전략을 5가지 R로 정리해 본다, 즉 새로운 사고와 리빌딩(Rethink/Rebuild), 개발(Redevelopment), 브랜드(Re-brand), 위험추구(Risk taking), 인재와 기관 유치 및 유지(Recruit/Retain)이다.
첫째, 사고의 전환으로 중앙정부 지원의 한 방향 접근에서 산학연관 및 시민 참여를 통한 쌍방향의 비전과 전략 수립 및 실행이다. 이런 면에서 대덕재창조위원회의 꾸준한 활동은 바람직하다. 한편 특구 이사회(Board of Directors)를 대학의 총장, 산학협력단장, 연구원 원장, 기업 CEO, 전문가 등으로 확대해 지속적 협업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 최고 수준의 신기술개발과 공간개발 전략이다. 특구 내 한복판(예, 연구단지종합운동장)과 대전역 인근에 고도밀집형의 고층 개발과 특구 범위를 확대해 한밭대, 대전대, 목원대, 배재대, 한남대 등을 포함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브랜드 설정과 확산이다. '이노폴리스'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담은 브랜드를 만들어 글로벌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넷째, 추격에서 혁신으로 체질 변환을 위한 과감한 위험추구 문화를 만들고 산학연민 네트워킹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다섯째, 기관과 인재의 유치 및 유지이다. 글로벌 기관의 유치는 쉽지 않지만 포기할 수 없다. 동시에 국내외 인재의 대덕특구로의 유치와 양성된 인재의 유지(retain) 전략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특히 글로벌 영업인재의 양성을 통해 특구 내 기업들의 해외진출 역량을 뒷받침해야 한다. 또한, 타 지역의 오랜 민간 싱크탱크인 산학연협동원(대구의 URI, 광주의 KIURI)을 벤치마킹해 민간주도의 '산학연협동원'(DAURI) 신설도 필요할 것이다.
2023년 계묘년의 토끼는 흑토끼로서 새끼를 많이 낳아서 풍요와 번창을 상징한다. 개도국을 목표로 하던 50년 전 대덕특구가 앞으로 10대 경제대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혁신클러스터의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100주년의 해인 2073년에 대덕특구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지로 평가받기를 소망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