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2024-09-15
그 이의 목소리에 물기가 묻어 있다. 이십 년 넘게 진행해온 '고마나루국제연극제'가 별안간 중단될 위기에 있다고 해서 개막식이 열리는 공주문예회관을 찾았다. 항간에 들리는 연극제 지원 배제에 대한 흉흉한 소문들에도 불구하고 이 연극제를 명맥을 이으려는 시민, 예술인들이..
2024-09-09
30대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휴대전화 매장에 들어가서 지역에 있는 조직 폭력배 이름을 들먹였습니다. 그리고 최신 스마트폰을 주문하고는 가게 주인이 잠시 방심하는 사이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달아났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1년에 130여 대의 휴대전화를 훔쳐 왔습니다..
2024-08-26
뜨겁던 여름의 올림픽 함성이 마침내 멈춰섰다. 이 극한 폭염에도 대한민국 전사들은 더위에 지친 국민에게 청량한 물줄기 그 자체였다. 21개 종목에 출전한 143명의 선수 한 명 한 명 다 훌륭했지만, 특히 대전시 소속 오상욱, 박상원 선수의 대활약은 대전시민의 어깨를..
2024-08-19
지금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논란을 벌이고 있다. 1948년 8월 15일이 건국일이고, 대한민국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이다. 건국이란 나라를 처음 만든다는 것, 창조의 뜻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1948년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땅에서 솟아오른 것인가...
2024-08-12
여름 장마가 지나갔다. 7월 10일 내린 집중호우는 대전과 충청에 꽤 깊고 굵은 주름을 남겼다. 홍수가 지나간 후 자전거를 타고 갑천의 홍수 흔적을 보았는데 제내지(堤內地)의 거의 1층 높이까지 차오른 곳도 있었다. 비가 더 왔더라면 큰 침수피해가 일어났을 듯했다. 도..
2024-08-05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견뎌본다. 선풍기를 돌리며 창문을 열었더니 그간 여름나기 위해 얼마나 참았는지 매미울음 소리가 귀청을 친다. 마감할 게 있는데 끝내지 못하는 게 매미소리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본다. 거절 못하고 말한 것은 지켜야 된다는 우유부단..
2024-07-29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목에 가시가 돋는다고 생각하며 술을 먹는 술꾼이 있었습니다. 그가 어느 날 존경하는 은사님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는 밤을 새워 그 책을 모두 읽었습니다. 그 책에는 술이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 극약인가에 대해 상세히 기술되..
2024-07-22
2023년 5월, 금융당국은 급격한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가 이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기존 대출을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이동할 수 있는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금융소비자는 필요한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하여 보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함..
2024-07-15
제33회 올림픽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7월 26일~8월 11일, 한여름 전 세계 사람들 이목을 끌 지구촌 잔치이며 파리를 중심으로 16개 도시에서 개최하는 프랑스 전역의 축제이기도 하다. 100년 만에 다시 파리에서 개최하는 자랑스러운 상황 너머엔 실상 불편함을 감..
2024-07-08
인간이 신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욕망의 유무일 것이다. 인간이 에덴 동산에서 쫒겨날 때에도 욕망 때문이었다. 신과 같이 밝은 눈을 가지려는 욕망, 사과라는 과일을 먹고자 하는 소비 충동이 현재의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인간이란 욕망하는 존재라는 것, 그것이..
2024-07-01
대전문인협회에서 역사와 문학의 향기를 찾아 해외 문학기행에 나섰다. 대마도는 부산에서 50km쯤 떨어져 있고 날이 좋을 때는 희미하게 보인다. 제주도 면적의 약 38%에 달하지만, 농지가 부족해 빌붙거나 노략질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 현재 인구는 2만8천 명 남짓으..
2024-06-24
드디어 아버지가 간밤 꿈에 나타났다. 모처럼 평일에 연극을 본다고 서울을 다녀오니 자정이 넘었다. 한창 서울연극제 기간이어서 공식선정작이라도 챙겨본다고 바쁘게 작품도 보러 다니고 있다. 그날은 극단 바바서커스의 '아는 사람 되기(이은진 작·연출)'를 보고 나오는데 좌석..
2024-06-17
사람은 없어 봐야 그 빈자리를 안다. 있던 가구를 치울 때면 오히려 그 자리가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람은 다르다. 그 사람의 빈자리가 드러나면서 다가오는 서글픔과 불편함. 그것은 때로는 그리움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던가. -한수산 '거리의 악사' 中- 우리가 흔히..
2024-06-10
국립대전현충원은 추모객과 등산객이 섞여 있는 특별한 추모공간이다. 둘레길을 걷다 추모의 공간으로 가기도 하고 추모 후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도 한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여름의 쨍한 날씨에도 호국영령이 잠든 이곳엔 먹먹함이 감돈다. 아무리 일상의 평화와 삶이 부..
2024-06-03
요즘을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하면 좀 식상한 느낌이 든다. 이 사조가 유행하던 것이 1980년대 말 전후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조의 기원을 더듬어 들어가게 되면,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포스트모던이란 모던 이후의 시대이다. 서구의..
2024-05-13
오월, 높고 높은 하늘인지라 우러러 받들어 모셔야 할 일이 많다. 그렇게 만날 모심으로 가득한 오월이었는데, 이번 참에는 초등학교 학부모가 돼 드디어 빨간색 종이로 접은 카네이션과 제법 문장을 갖춘 편지, 또 효도쿠폰까지 받아든다. 기념일이야말로 기억보존실과도 같다...
2024-05-06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처음으로 만들어 주신 공동체입니다. 그중에서 우리들의 자녀는 세상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자녀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고 하나님의 소유라고 가르쳐주십니다. 이 말을 반대로 말하자면 세..
2024-04-29
산천수목이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은 4월의 봄이 찬란하다. 봄을 향한 향긋하고 절절한 감성은 클래식음악 작곡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어떤 계절보다도 싱그러운 봄을 가곡으로, 다양한 기악음악으로 표현했다. 따뜻한 바람, 만물이 소생하는 생생한 기운, 새들이 지저귀는..
2024-04-22
대전의 역사는 멀리 삼국 시대부터 시작된다. 백제의 우술군에 속했거니와 신라와의 경계를 만들기 위해서 계족산성이 축성되었다. 이후 역사는 오래 흘러갔지만 근대 이후까지 대전이 특별히 주목받은 적은 없었다. 이렇게 미미한 존재로 남아있던 대전이 역사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2024-04-15
삶이 팍팍하다고 아우성친다. 자기 욕망의 기준을 타인의 잣대에 맞추려고 하니 힘들다. 주변에서 믿고 본받을만한 어른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각자도생이다. 나이로는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에 들어가도 귀가 순해지기는커녕 쓴소리에 자꾸 닫힌다. 세월의 무게에 눌리지 않..
2024-04-01
아버지께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이번만큼은 '대전연극제' 작품을 다 보겠노라 굳게 다짐까지 했는데 두 번째 날, 극단 라일락의 '백파'를 보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의 급박한 전화 목소리에 일이 심상치 않음을 안다. 그렇게 아버지가 갑자기 혼수상태로 끝내 응급실에서 못..
2024-03-25
우리나라에는 웃음을 연구하는 한국 웃음 연구소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한국 사람들은 하루에 몇 번을 웃는지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에 6번에서 7번 웃는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아이들은 400번 이상 웃고 미국인들은 하루에 15번 웃는다고 알려져..
2024-03-18
2024년 3월 8~10일, 대전오페라단 창작오페라 '이상의 날개'가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 올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공연예술창작산실이 선정한 올해의 신작 공연이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오페라 장르는 신선한 창작물이 될 수 있는가. '이상의 날개'는 답한다..
2024-03-11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알게 모르게 세뇌를 받는다. 어느 한쪽의 사고로 치우치는 것이 세뇌인데, 그것이 사전적으로는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어떤 사상이나 주의, 신념 등을 머릿속에 주입하거나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여, 본래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행동을 개조함"이 세뇌라는..
2024-03-04
봄기운이 소리 없이 북적거리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대지의 리듬에 맞추어 기지개를 켤 때다. 이동할 때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고, 취미로 걷거나 자전거를 자주 타다 보니 주위를 둘러보는 눈길이 부산하다. 더러 이건 아닌데 하는 행동들이 눈에 들어온다.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