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
2021-06-07
‘좋은 게 좋다’는 말은 평소 내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싫은 이유는 원칙에 의한 사려 깊은 숙고 없이 대충 어정쩡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누이 좋고 매부 좋으면 좋은 거고, 다수에게 편안하면 유익하다는 통..
2021-05-31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길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제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중략)…… 제13의 아해도 무섭다고 그리오./13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와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사정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이상의 시 '..
2021-05-24
주요 국정 책임자의 적격 여부를 가늠하는 인사청문회는 여러 가지 이유로 국민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다. 역량과 전문성 및 도덕성을 검증한다는 청문회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 충실한 질문이나 추궁보다는 일반인들의 상식과 예상을 벗어나는(?) 질문과 답변 내용이 평범한 일반인들..
2021-05-17
최근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 하에서 각 나라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거쳐 2000년대 들어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했고, 청년실업 문제뿐만 아니라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더욱 감소하게 됐다...
2021-05-10
대전 갑천변에 새로운 명물이 생겨나는 중이다. 포디움과 타워동으로 구성된 신세계 사이언스 콤플렉스가 그것이다. 특히나 지상 43층의 타워동은 50층도 안 되고 200m도 넘지 않으니 법적으로는 마천루가 아니지만, 과학과 문화와 여가를 충족시키는 대전의 랜드마크라고 할..
2021-05-03
외출을 준비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렵다는 것을 민족적 동질성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이해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발병 이후, 미국 전 대통령은 줄곧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날을 세웠다. 그리고 그의 정치적 발언의 여파는 미 전..
2021-04-26
코로나 방역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미국이 최근 자축 분위기로 돌아섰다. 미국은 과학과 의학 기술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면서도 기술과 의료 서비스 면에서는 후진성을 면치 못했다. 그러던 미국이 스스로 개발한 백신을 활용해 최근 2억 명 백신 투여에 성공했다. CI..
2021-04-19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이날엔 한 1급 지체 장애를 앓았던 시인을 떠올린다. 일명 ‘돌시인’이라 불리며 모 방송국에서 그의 다큐멘터리가 방영((MBC 휴먼다큐 사랑, 돌시인과 어머니, 2007년) 된 적이 있다. 나는 그의 생전에 모 교회 예배당에서 만났다...
2021-04-12
휴일 오전 서울에 사는 오래된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당신 아들 덕분에 대전 여행을 기분 좋게 마칠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친절하고 자상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더라!" 어떤 일인지 물어볼 엄두도 내지 않고, 말이 끝나자마자 내 입에서는 자동응답기에 녹음..
2021-04-05
4류 정치?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벌써 오래전부터 들리는 얘기가 요즘 더 심하게 들리는 것 같다. 고인이 된 이건희 회장은 1995년 중구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 발언에서 기업규제를 비판하면서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말한 것이다. 벌써 26년 전..
2021-03-29
얼마 전 온라인상에 '배우 OO는 학교폭력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순수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배우가 학교폭력 가해자였다는 것이다. 더욱 사건을 파헤쳐 보니 그의 동급생 괴롭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속됐다는 증언들이 계속 쏟아져나왔다. 학교 폭력 ‘미..
2021-03-22
코로나 팬데믹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대학의 연구와 교육도 비대면의 연속이다. 빈 강의실, 허전한 세미나실, 적막한 학내카페. 대학과 그 주변은 조용하다 못해 을씨년스럽다. 코로나 위기는 그곳의 삶과 흥을 마비시켰다. 실습 중심 학과들도 여전히 학생들을 만나기가..
2021-03-15
십 년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였다, 때가 여름인지라 앞뒤가 뚫린 샌들을 신고 귀국 인사차 은사님 연구실을 방문했다. 1994년 8월이었다. 인사를 마치고, 뒤돌아서 연구실을 나가려는데, 은사님께서는 뜻밖에도 내 샌들을 지적하셨다. "김 선생, 학교에서는 앞뒤..
2021-03-08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이며/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 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
2021-03-01
인류 역사는 감염병의 유행과 극복의 대장정이며 아직도 끝나지 않는 대서사시라고 할 수 있다. 그간 인류가 경험한 대규모 감염병의 사례는 무수히 많은바 서유럽과 중동에서 유행해 세계 인구를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기여한 건 사실이다. 페스트를 비롯해(1347-1844,) 혐..
2021-02-22
우리의 설날! 코로나19로 새로운 설 명절을 맞는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고 싶은 고향과 보고 싶은 얼굴들을 동영상으로 보며 반가움을 표현하다 아쉬움으로 설 명절을 보냈다. 경기는 바닥을 찍고 있고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은 밀린 임대료와 폐업으로 위기를 맞고..
2021-02-15
영화 '너브'(2016)에서 '너브'는 소심한 예비대학생 '비'가 가입한 소셜 미디어 미션 수행 사이트다. 미션을 수행하는 player와 그들의 미션 성공 여부를 배팅하는 watcher가 소통하는 10대들의 비밀 사이트다. 대중의 관심을 독차지한 자가 승자가 되는, 관..
2021-02-08
정인이 사건의 가해자가 남부 구치소에 갇혔다. 그리고 2021년 1월 서울 남부구치소의 주간 식단이 공개되었다. ‘모닝빵, 소고기미역국, 분식 데이’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범죄자에게 과분한 식탁"이라며 분노를 표출하였다. 정인이가 죽기 전날 우유 한 모금도 제대로 못..
2021-02-01
2021년 1월 30일 자 모 일간지에 따르면 코로나 19 사태에서 한국 기독교 교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추락해 여론조사 응답자들의 76%가 기독교를 불신했다. 1월 말부터 BTJ 열방센터, IM 선교회의 비인가 학교들로부터 코로나 확진자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
2021-01-25
"Autumn is second spring when every leaf is a flower"(모든 잎에 꽃이 피는 가을은 두 번째 봄이다)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의 이 말은 가을의 이미지를 봄의 생동감으로 바꿔놓았다. 단지 '잎이 물든다'를 '꽃이 피다'로 바꾸..
2021-01-18
'현대 사회에서 특권층은 사라졌는가?' '현대 사회에도 귀족과 양반은 존재하는가?' 과거의 양반과 귀족은 사라졌지만, 능력주의(Meritocracy)라는 이름으로 각 분야의 최정상에 위치하며 온갖 혜택을 독점하는 계급과 세력은 이 시대에도 존재한다. 원칙적으로는 누구에..
2021-01-11
2021 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하루 10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다가 최근 확진자 추세가 조금 줄어들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되지만, 아직 안심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경제 및 코로나 확산방지 등 여러 갈래의 시각으로 고민이 깊을 것..
2021-01-04
코로나19 위기,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어디서든 바이러스는 있었다. 그때마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삶 전반에 대한 인식전환을 가져왔다. 코로나 대유행이 끝난다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될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새 지평을 열고 우리 사회를 생..
2020-12-28
어느 해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는 없었다. 그만큼 인간사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다. 한 해 내내 역병의 공포에 움츠리다 요 며칠 매일 천명 안팎으로 역병의 확진자가 쏟아지니 모두가 아연실색, 마침내 개발된 백신이 살려낼 세상은 아직도 요원하고, 게다가 변종 코로나가 다..
2020-12-21
세상이 어지럽다. 말이 난무하고 논리가 말을 부추긴다. 분명한 사실이 존재하는데도 전하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평가도 틀려진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판단은 자기중심이 된다. 함께 하며 같은 방향만 바라보려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