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
2024-09-04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자식과 골프라는 말이 있다. 방학 내내 집에 와 머문 우리 집 아이는 좀체 밖으로 나가질 않았다. 이놈은 마치 가축이라도 되려는 듯 한사코 집에 머물기만을 고집했다. 잠잘 때만 빼고 거의 대부분 시간을 스마트폰과 컴퓨터..
2024-08-28
고대 그리스 희곡에 많은 원초적인 사건이 묘사되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충격적이고 또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큰 반향을 일으키는 사건이 오이디푸스 사건일 것이다. 신탁(神託)이란 고대 그리스 땅 델피라는 성도(聖都)의 파르나소스 산 밑 아폴론 신전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2024-08-21
지역축제의 글로벌축제 육성은 정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우수한 지역의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현 정부의 주요한 문화관광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문체부는 문화관광축제 중 잠재력 있는 축제를 국가대표 방한 관광상품으로..
2024-08-07
학령인구 감소를 통한 대학교의 위기는 수년 전부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이런 학령인구의 감소는 특히, 미술대학 같은 특수 목적 대학은 학생 수 감소의 직격탄을 받게 되며 이는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일부 프로그램이나 학과의 축소 또는 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2024-07-31
충남미술관 사전프로젝트로 《산수:이상범 민경갑 박노수 장욱진》전이 8월 1일부터 28일까지 서울의 CN갤러리에서 열린다. 많은 충남 출신의 미술가 중에서 1960년대 이후 한국 근대 산수화의 변화를 이끌었던 작고작가 4명의 작품 세계를 새로운 맥락에서 보여주며 충남미술..
2024-07-24
필자가 아침저녁으로 다니는 길목에는 작은 공원이 세 개나 된다. 이른 아침, 작업실에 출근하기 위해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면 바로 첫 번째 작은 공원이 나타난다. 동네 어르신들의 쉼터며 동네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곳이기도 하다. 큰 걸음으로 오십을 세면 ○○..
2024-07-10
고형렬 시선집 『바람이 와서 몸이 되다』(창비)를 읽었다. 당연히 이 선집에는 첫 시집 표제작 「대청봉 수박밭」이 실려 있다. 20대 초반 끔찍했던 시절 이 시집을 읽은 기억은 아직도 강렬하다. 그 기억은 "아, 이렇게도 현실원칙을 교란할 수 있구나" 하는 위반의 쾌감..
2024-07-03
한 낯선 도시에 발을 딛는 것은 그 순간 그곳의 총체적인 공기를 온몸으로 흡입하는 일이다. 그 시간이 길지 않은 몇 시간이더라도, 많은 것을 세밀히 보지 않더라도 그 장소에 대한 생동하는 인지력을 얻게 된다. 도시 안에서 혼자 터벅터벅 걷기. 시장 안의 분주한 움직임에..
2024-06-26
충남 금산군 인구가 다시 5만 명이 붕괴되었다. 지난 3월 5만명이 붕괴되면서 금산군은 지역대학생을 대상으로 전입 대학생의 학업과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한 생활안정지원금을 기존 최대 220만 원에서 올해 부터 기간별 최대 560만 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홍보에 나면서, 5..
2024-06-19
지난 5월 20일 남원윤씨 묘역의 백호 윤휴 묘소 (대전광역시 중구 사정동 201-4) 앞에서는 약 50여 명의 산성동 마을주민들과 관계 인사들이 모여 그를 기리는 추모제를 가졌다. 이곳 묘역에서 삼 년째 거행되는 추모제는 남원윤씨 삼휴당파 종친회의 후원과 산성동 마을..
2024-06-12
YBA (Young British Artists)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등장한 영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그룹으로, 당시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였다. 이들은 도발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았으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YBA..
2024-05-29
백 살이 넘은 사람을 센터네리언(centenarian)이라고 한다. 어원은 라틴어 "centum"이다.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은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기대수명까지 살면서 자신의 직업을 계속 발전시키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부분 60세 중반에 은퇴하고 다른..
2024-05-22
대전국제음악제는 2024년을 맞이하며 독일의 크론베르크 카잘스 포럼에서 초청공연을 개최한다. 크론베르크는 프랑크푸르트 근교의 작은 도시이지만 매년 세계 정상의 첼리스트들과 연주자, 학생들이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최고의 첼로 페스티벌이 열리는 음악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2024-05-15
조금만 읽고 자야지 하고 책을 펼쳤다 밤새 다 읽어버리는 책이 있다. 포제-폴 드루아의 '사물들과 철학하기'가 그랬다. 이 책은 아주 작고 사소한, 그래서 별것 아닌 사물들과 연관하여 사색을 펼친다. 그가 불러낸 사물들은 일상적 삶의 공간을 차지하는 소품 50여 가지이..
2024-05-03
22대 총선이 끝나고 국회의원 당선자들은 지역 곳곳에서 거리인사와 당선사례가 담긴 플랜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내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기대감도 별로 없어 보인다. 정치뉴스는 긍정적이..
2024-04-24
1653년 송시열은 당시 정적 김자점 일파에 의해 모든 관직에서 물러나 거듭된 효종의 부름에도 나가지 않고 소제산 아래 소제호 앞에 은거하며 '소제에 터를 잡고 고함'이라는 짧은 글로 노정객의 심경을 토로하였다. 소제산은 소제호를 앞에 둔 낮으막한 언덕에 노송이 즐비하..
2024-04-17
많은 예술가에게 매해 10월부터는 골치 아픈 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골치 아프고 귀찮은 일은 매년 숙제처럼 다가온다. 하고 싶지 않지만, 모두가 홀린 듯이 하고 있고 만약에 하지 않고 있으면 어딘가 불안하다. 그것은 바로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서류..
2024-04-10
많은 미술가가 자신의 작품이 영구 보존 관리되고, 전시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직접 미술관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미술관에 작품을 기증하여 상설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기증받는 미술관 입장에서는 상설전시 공간을 영구적으로 묶어두어야 하는 제약이 생기고 때로는..
2024-04-03
목척교는 대전광역시 동구 중앙동과 중구 은행동을 잇는 대전천의 교량이다. 현재 모습의 원형은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건설했던 폭 5m, 길이 70m 크기의 나무다리였다. 1929년에 콘크리트 교량으로 다시 지어졌다. 도시화 과정에서 하천을 숨기는 복개천(覆蓋川)이 속..
2024-03-27
겨울이 언제였나 싶을정도로 갑자기 봄이 찾아 왔고, 여기저기 축제를 알리는 홍보물이 가득하다. 이번 주부터는 벚꽃 축제로 떠들썩하다. 대전에도 벚꽃 명소라 불리는 곳이 많이 있는데, 도심 속의 벚꽃 섬이라 불리는 수도산 테미고개도 그중 한 곳이다. 봄이 되면 다시 겨울..
2024-03-20
역사가 '그'(He)로 대변되는 남성 중심 '이야기'(Story)였던 것처럼 근대 이전 역사학이나 역사 기술은 군주나 왕조에 종속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근대 국가로 이행하면서 역사학은 국가의 정체성과 권력의 정통성 보증에 복무한다. "역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정..
2024-03-19
회사와 임직원의 관계는 '계약'입니다. 계약을 맺고 일을 하고 계약이 끝나면 회사에 나갈 수 없습니다. 회사에서 인간관계는 무엇일까요? 혹시 정의 관계가 아닐까요? 너무나 상사를 싫어하는 A사원이 있었습니다. 상사의 언행을 떠나 모습만 봐도 그냥 싫습니다. 업무 시간은..
2024-03-13
음악의 힘은 원초적이랄 수 있다. 그리스 신화 속에 오르페우스라는 가수가 등장한다. 아폴론의 아들로 알려진 그는 리라는 현노래의 시대이다. 요즘 트로트 열풍이 넘쳐나고 K-팝 열풍이 대한민국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일찍이 중국 역사서는 저 멀리 있는 동이(東夷)족의 노..
2024-03-06
다시금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을 지나고 봄이 오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이 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지역에서는 봄을 준비하는 다양한 축제가 시작된다. 그동안 지역축제는 문화관광축제를 중심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관광브..
2024-03-06
다시금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동안 지역축제는 문화관광축제를 중심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고유한 관광브랜드를 형성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관광상품으로서 지역축제보다 개최지역의 주민들에게 축제를 통해 직접적인 소득 창출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