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 지역축제에서 글로벌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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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칼럼] 지역축제에서 글로벌축제로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 승인 2024-08-21 17:05
  • 신문게재 2024-08-22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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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 교수.
지역축제의 글로벌축제 육성은 정부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이다. 우수한 지역의 전통문화를 재발견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현 정부의 주요한 문화관광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문체부는 문화관광축제 중 잠재력 있는 축제를 국가대표 방한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고자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수원 화성문화제, 화천 산천어축제 등 3개 축제를 '글로벌축제'로 선정하였다. 3년간 국비 20억을 투자하며 외래관광객 유치와 해외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를 킬러콘텐츠로 재조명하여 지역축제를 넘어 국가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한류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주도의 글로벌축제 선정은 정책 도입 첫 회 부터 지역축제 간의 과열경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축제들이 정부 주도의 글로벌축제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체면을 구기고, 지역의 문화관광 행정 성적표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 개최된 지역축제들은 너도나도 글로벌 축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전년도에 문체부가 선정한 글로벌축제의 선정절차나 평가지표에서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글로벌축제 홍보와 마케팅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글로벌축제 선정 시 적용되는 평가점수에서 35점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력은 '해외 인지도 10점, '글로벌 수용태세 10점' 등은 축제 외적인 부분으로 대도시 특히, 국제공항 등 도시 자체가 지닌 인프라로 구축된 대도시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배점이라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농어촌지역은 해외 인지도는 물론 외국인 축제참가자를 유치할 만한 호텔 등 숙박시설 및 교통접근성이 부족하다. 이제 막 도입된 글로벌 축제 육성정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이미 국제적 인지도와 글로벌축제로서 안정적 위치에 있는 해외축제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레베카 보토니 이탈리아 페라라 버스커스 페스티벌 위원장은 세계축제포럼에서 '지역축제산업 성장과 로컬관광의 전략적 관계'라는 주제로 이탈리아 '페라라 버스커스 페스티벌'의 사례를 발표하며 문화적인 축제의 핵심은 방문 동기를 만들어주는 차별성을 피력하였다.

알랭 티마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집행위원도 축제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나 본질적인 축제의 가치를 보존하고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들 전문가들은 글로벌축제의 경쟁력을 축제 개최 지역이 가진 문화적 자산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가치가 결국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글로벌축제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 산페르민 축제의 경우 관주도 진행하는 축제이나 축제의 공식 주민 서포터즈인 뻬냐스(Penas)의 적극적인 운영 참여를 통한 실제 주민봉사로 높은 수준의 운영이 유지되는 축제이다. 총16개의 페냐클럽이 운영되고 있으며 클럽마다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다양한 공연을 펼치거나 축제 질서유지 등 축제의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축제 자체의 의미를 보전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확고한 민간주도의 영역을 가지고있다.

글로벌축제에 방문하는 축제관광객은 유명 해외 축제를 방문하며 직간접적인 서비스 경험이 풍부하다. 이들을 대상으로 글로벌축제로 성공하기 위해서 억지스럽게 글로벌축제를 강조하기 보다는 지역축제가 지닌 고유한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민간이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지역축제로의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결국 지역축제가 글로벌축제로 나아가는 길을 것이다.

이희성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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