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디오
2020-04-28
4월 1일 만우절에 거짓말처럼 생을 마감한 장국영. 2003년이었다. '아비정전'에서 맘보춤을 추던 장국영은 90년대 청춘의 아이콘이었다. 새가 되고 싶어서였나. 고층에서 새처럼 팔랑거리며 날아올라 피안으로 떠났다. 다시 생각하니 가슴이 뻐근해진다. 믿을 수 없었다...
2020-03-26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온 세상이 어지럽습니다. 1년 중 가장 활기차고 생동감 넘쳐야 할 3월 한 달이 숨죽인 채 지나가고 있습니다. 극장들도 어렵습니다. 관객들이 거의 찾지 않아 하루에 한 번 상영하고 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영화처럼 움직이던 세상이 흡사 사진처럼 멈..
2020-03-12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연과 전시 등 문화공연을 즐길 수 없는 요즘이다. 극장은 운영 중이지만 다중이용시설인 만큼 이용을 꺼리는 관람객들도 있다. 이로 인해 홈시네마, 모바일 동영상 관람이 급증하고 있다. 왓챠플레이가 곧 공개할 주요 작품과 상위권 드라마와 영화를 살펴봤..
2020-03-12
두 병사가 길을 떠나도록 명령받습니다. 새벽이 되기 전에, 최전선의 대대가 공격을 개시하기 전에 멈추라는 작전 명령서를 전달해야 합니다. 소총과 수류탄 정도만 가졌을 뿐 이렇다 할 장비도, 지원도 없이 걸어서 적진을 통과해야 합니다. 제1차 세계 대전으로 불린 유럽 전..
2020-02-27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 전염 사태를 담아낸 영화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종플루와 메르스, 코로나19 사태까지 상상이 현실이 되고 있는 영화 속 이야기를 살펴봤다. 확진자 수가 증폭되고, 사망자가 늘어가고 있는 현실과 비교해볼 때 그럼에..
2020-02-27
<작은 아씨들>은 원작 소설이 있고, 이미 여러 번 영화화된 작품입니다. 텔레비전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길어도 길어도 또 길어 올릴 것이 있는 깊은 샘과 같습니다. 영화는 작가인 조에 의해 진행됩니다. 첫 장면 조가 신문사 문 앞에 서서 오래 주저하는 모습이 인상..
2020-02-13
지난주 아는 분의 부탁으로 영화 공부하는 곳에 강의를 하러 갔습니다. 전공자들이 아니고 그저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도 계시고, 젊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부탁하신 분의 일정 맞춰 한 시간을 예상하고 갔을 뿐이므로 특별한 무엇을 다루기도..
2020-02-10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일을 냈다.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작품상까지 4개 상을 거머쥐었다. 작년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시작으로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한 영화가 그것..
2020-01-30
텅 빈 기호일까요? <백두산>(2019)에서 북한 특수공작원으로 나온 배우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간첩 잡는 대공업무의 수장 역을 맡았습니다. 아무런 이물감도 거부감도 들지 않습니다. 기실 그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 천민인 광대가 하루아침에 임금 노릇..
2020-01-23
설 연휴 극장가는 '성수기'다. 올해도 명절특수를 기대하는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면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역대 설 연휴 극장가 대표작을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 기간별 조회로 살펴봤다. *2019년 '범인을 잡을 것인가, 닭을 잡을 것인가' 극한 직업 극한직업..
2019-12-26
2019년이 저물어 갑니다. 올 한 해도 독자 여러분께 영화 편지를 쓸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특히 여덟 번에 걸쳐 한국 영화 100년을 돌아본 것은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다루고 싶은 영화들이 많지만 1999년 작 <쉬리>를 끝으로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2000년대..
2019-12-25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영국인 기자 고 앨런 위닝턴과 그의 부인 에스터 위닝턴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70년 만의 나들이'가 제17회 대전세종충남 시민영상제에서 상영된다. 대전세종충남 시민영상제는 27일부터 28일까지 대전독립..
2019-12-13
어느새 12월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1년간의 영화를 되돌아봅니다. 두 주가 남아 있지만, 마지막 영화 편지는 '한국영화 100년을 기억하며'로 끝내야겠습니다. 저에게 2019년 최고의 영화는 <조커>였습니다. 주인공 아서의 슬픔과 분노는 우리 시대 많은 이들의 그..
2019-11-28
1980년대 한국 영화는 퇴행과 왜곡, 과잉의 점철이었습니다. 반대 의미로의 '현실 그대로'는 90년대 가서야 나타났습니다. <뽕> 시리즈(1985~) 등 토속 에로물은 대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애마부인> 시리즈(1982~) 등은 왜곡된 성의식을 영화화했..
2019-11-14
선악의 대결은 영웅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프입니다. 선의 표상인 영웅은 응당 주인공이 되어 관객들에게 강렬한 주제의식을 심어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 속 주인공이 드러내는 선이 현실이기보다 판타지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갖은 역경을 이기고 힘겨운 대결 끝에 지켜냈거나 이..
2019-10-31
가장 흔한 것은 가장 대표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영자라는 이름도 그렇습니다. 1970년대 가난한 시골을 떠나 서울로 돈 벌러 온 여성들의 대표 격입니다. 영화는 식모살이, 봉제공장 보조, 버스 안내양, 술집 종업원, 매춘부에 이르는 영자의 추락과 고통을 그려냅니다. 조..
2019-10-17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대상인 은마아파트. 늘어선 복도식 아파트의 규격화된 풍경 속에 한 소녀가 서 있습니다. 어느 문 앞. 소녀는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립니다. 열리지 않는 문. 소녀는 소리지릅니다. "엄마, 문 열어."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호실을 확인합니다...
2019-09-26
한국 영화는 1970년대를 우울하게 통과했습니다. 1972년 유신 체제가 시작되면서 영화법이 개정되고, 영화 제작사는 통폐합되었습니다. 더불어 검열이 강화되고, 체제 강화를 위한 반공영화, 새마을영화 등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사들이 외화 수입 쿼터를 확보하기 위해..
2019-09-13
영화 '공작'은 '흑금성 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흑금성은 안기부 대북 공작원 박채서의 암호명이다. 1990년대 박채서는 한국과 중국, 북한을 오가며 공작 활동을 한 인물이다. 8,90년대 대한민국은 권력자의 이익을 위해 북풍이 남발하던 시기였다. 북한..
2019-09-12
'국가부도의 날'. 1997년은 대한민국이 망한 해다. 국가가 부도났다는 얘기다. 정부는 서둘러 IMF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국민들은 하루아침에 나라가 망한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무능한 정부 관계자는 발뺌하기 바빴다. 은행들이 외국 자본에 넘어..
2019-09-05
첫 장면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젊은이가 철봉에 매달려 있습니다. 진지하기 그지없습니다. 앞으로 돌고, 뒤로 돌고, 옆으로 몸을 세웁니다. 카메라는 원 쇼트로 그를 길게 보여줍니다. 그러다가 풍선 바람 빠지듯 카메라가 뒤로 물러나면서 그런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답지..
2019-08-15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가 어머니의 슬픔에 대한 것이라면, 영화 <마부>는 아버지의 눈물이 담긴 작품입니다. 지금은 어디에도 자취가 남아 있지 않은 말 끄는 사내 이야기입니다. 시대 배경은 쌀, 이삿짐 같은 무거운 것을 나르는 일에 아직 자동차가 쓰이기 전입..
2019-08-01
영화는 생각대로였습니다. 아주 익숙한 이야기가 큰 변화 없이 진행됐습니다. 어린 사자가 우여곡절을 겪고 드디어 우람한 밀림의 왕으로 우뚝 서는 성장 서사를 담고 있습니다. 옛 소림사 무술 영화와도 비슷합니다. 정치적 역경으로 몰락한 명문가의 후손이 가까스로 살아남아 자..
2019-07-18
한국 영화 1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은 누구일까요? 한 사람만 지목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감독들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신상옥(1926?2006)입니다. 그는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라 불리던 1960년대를 앞장서 이끌었습니다...
2019-07-04
1년 중 여름은 전통적으로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하는데 이들은 대개 모험을 다룹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등이 그렇습니다. 긴 방학이자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 배경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영화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