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 칼럼
2022-03-16
올해도 코로나 상황에서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공모가 마무리되고, 선정단체들은 개강준비가 한창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정책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문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의 규모와 대상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있다. 사회문화..
2022-03-09
어쩌다 노루를 만나 걸음을 멈칫하면 노루도 멈칫 서서 낯설다는 눈빛 남기고 눈 깜짝할 사이에 숲속으로 사라진다. 쫑긋 세운 귀에 까맣고 동그란 눈동자 누런 모직 옷에 긴 다리가 짐승 중에 가장 날씬한 몸매다. 짐승 중에 달리기 실력이 가장 빠른 선수일 거다. 가까이할..
2022-03-02
지난해에 하반기 프로젝트로 여성 1인극을 기획했고, 겨울 동안 조심스럽게 연습을 진행하고 공연을 올렸다. 공연은 '장 콕토'의 희곡 작품인 '목소리'다. 5년 동안 사랑한 남자가 전화로 이별을 통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자의 심리를 '전화'라는 매..
2022-02-23
2010년 7월 한 여름날이었다. 30도가 훌쩍 넘는 매우 무더운 날씨에 대전의 여러 마을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에게 오래된 건물이 있는지 수소문하면서 근대문화유산을 조사하러 다니던 중 세천동에서 아저씨 한 분이 '터널' 이야기를 해주셨다. "일제강점기에 만든 건데 안 쓴..
2022-02-16
과학의 고도화는 문화와 연계를 넘어 융합으로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문화산업을 창조하여 경제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경제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문화경제시대에 문화의 산업화는 가속화되었고, 문화가 가지고 있는 순수의 목적인 인간의 자아실현에 대한..
2022-02-09
오는 3월 말 드디어 '세종예술의전당'이 정식 개관한다. 2010년 8월 기본계획을 세워서 2021년 5월에 완공됐고, 수많은 어려움과 여러 과정을 거쳐 드디어 정식개관을 앞두게 됐다. 첨단 시설을 갖춘 전문공연장의 탄생은 그동안 기대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세종시민과..
2022-02-02
봄도 오지 않았는데 여름휴가 타령이다. 꽃샘추위도 남았고 대선 시계도 열심히 돌아간다. 무엇보다 3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봄 언저리에 피었다 지는 꽃봉오리 몇 번 만나고 나면 여름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올 것이다. 제목처럼 20대 대통령은 '시 읽는 대통령'이라는 뉴스..
2022-01-26
임인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필자는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면서 새해 소원을 마음속으로 빌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한 해를 시작했다. 모두가 그렇겠지만 새해 첫 달을 보내면서 신년에 세운 계획들이 흐트러지지 않게 마음을 다잡아보는 시간이 지..
2022-01-19
대전에서 오래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서대전삼거리', '대흥동로타리', '열두공굴' 같은 단어를 알고 있다. 대전이 교통의 도시인지라 전부 교통과 관련된 말들이다. 지금의 서대전네거리는 원래 삼거리였는데, 원도심에서 도청을 지나 용두동고개를 넘어 논산과 유성으로 가는..
2022-01-05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문화자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문화자치를 위해서는 지역 내 공동체가 공감하고 공유하는 지역문화를 어떻게 준비하고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실질적인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문화자치는..
2021-12-29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섣달그믐날 밤에는 함박눈이 하얗게 내렸으면 좋겠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동안 있었던 얼룩을 함박눈이 소복이 내려 덮어주었으면 그리하여 새해 아침에는 하얀 설날을 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묻어주고 시끄러운 뉴스도 덮어주어 까치 소리..
2021-12-22
현재 공연계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예술 생산 지형도 변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미디어의 발전으로 이어져 예술 창작 방향성을 크게 변화하게 하였다. 거기에 코로나 19 정국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공연계의 몸부림은 장르의 융복합 시도로 짧은 시간에..
2021-12-15
한 편의 연극이 거의 100년 전 에피소드를 무대에 올렸다. 이제는 먼 과거의 인물인 스탈린(1878-1953)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야기 중심인물은 스탈린이 아니라 그와 동시대 인물인 미하일 불가코프(1881-1940)다. 원래 의사였던 그는 레닌이 주도한 러시아 1..
2021-12-08
한 해가 저문다. 또 나이를 먹는다. 그런데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슬픈 일만은 아니다. 삶의 연륜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에 나열한 문장들은 잘 살고 있는 분들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 나도 꿈꾼 적이 있다.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나에게 믿음도 주었다. 가끔씩..
2021-12-01
2020년 5월쯤 한 신문사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터 이들에게 음악으로 힐링할 수 있는 곡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넷 킹콜의 '투영(too young)'과 실 오스틴의 '데니 보이(Danny boy)' 두 곡을..
2021-11-24
저녁 산책길을 나서는데 가로수 길에 노란 은행잎이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 나뒹군다. 은행잎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얼굴들이 그려진다. 낱장의 흑백 사진이 이내 천연색 동영상으로 변하여 이마 위 하늘에 영화관 스크린처럼 나타난다. 갑천을 따라 서쪽으로 걸어간다. 갑천..
2021-11-17
요즘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수백억의 상금을 타기 위해 생존의 게임을 벌이는 456명 참가자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풀어놓은 시리즈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드라마에 캐릭터들이..
2021-11-10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지역단위 문화예술 지원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지역 문화예술영역을 민간의 전문기구로 위임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시스템인 지역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재단은 과거 행정조직이 담당했던 문화라는 전문적인 분야의 업무를 수행..
2021-11-03
가을의 끝이다. 세상이 온통 노랗고 빨갛다. 들에서는 이미 추수가 끝나가고 있고, 산에서는 아직 나뭇잎들이 노랗고 빨갛게 물들고 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가슴이 텅 비어오는 것 같기도 하다. 불현듯 외롭다. 나만 외로운가. 사람은 다 외롭다. 사람이 되..
2021-11-01
지난 24일까지 대전 고도소극장에서 연극 '사랑을 한다는 것'이 올려졌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 '사랑을 묻다'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사랑을 묻다. 원작은 존경과 연민 사이, 헌신과 외면 사이, 애증과 사랑 사이, 매혹과 혼란 사이에서 '사랑의 감정'의 모순과 욕망을..
2021-10-20
K-드라마가 세계를 흔들었다. '오징어-게임'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우리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이 드라마 콘텐츠가 특별한 것은 없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게임이기 때문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줄다리기' 등이 한순간 세계인의 마음과 눈길을 휘..
2021-10-13
겨울 골목길은 미끄러웠다. 며칠 전부터 눈이 와 있어 오르는 길이 내내 불안했다. 목적지는 테미 공원 밑에 자리 잡은 아담하고 귀여운 도서관이었다. 나지막한 산에 올라서서 내려다보자 도서관과 수도산의 낮은 능선, 그리고 좁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지붕이 눈에 들어왔다...
2021-10-06
논산시 강경읍에 있는 임리정(臨履亭)에서 '사계(沙溪) 시문학교실' 강의가 있었다. 수업에 임하기 전에 사계 김장생(金長生: 1548~1631) 선생과 임리정의 관계를 알아보았다. 김장생(金長生)이 1626년(인조 4)에 하향하여 임리정을 짓고 후진을 교육하던 자리이다..
2021-09-30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이날을 국군의 날로 정한 것은 북한의 6.25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이 남침 3일만에 서울을 내주고 대구와 부산을 제외한 전 국토가 북한군에 점령당했다. 대구와 부산마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UN군이 참전, 특히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이..
2021-09-22
대전 곳곳에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눈길이 간 곳은 소제동이다. 대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철도관사촌이 있는 동네로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건축 양식이 아직 남아있는 곳이다. 그런 이유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잘 활용되고 있다. 필자 또한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