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세종예술의전당 vs Sejong Art Center

  • 오피니언
  • 문화人 칼럼

[문화人칼럼] 세종예술의전당 vs Sejong Art Center

최대원 세종시문화재단 공연사업본부장

  • 승인 2022-02-09 16:34
  • 신문게재 2022-02-10 19면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최대원=세종시문화재단공연사업본부장
최대원 세종시문화재단공연사업본부장
오는 3월 말 드디어 '세종예술의전당'이 정식 개관한다. 2010년 8월 기본계획을 세워서 2021년 5월에 완공됐고, 수많은 어려움과 여러 과정을 거쳐 드디어 정식개관을 앞두게 됐다. 첨단 시설을 갖춘 전문공연장의 탄생은 그동안 기대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세종시민과 인근 지역민의 기쁨은 물론, 전국의 전문예술단체와 공연 애호가들에게 관심받기에 충분하다.

세종예술의전당이라는 명칭을 확정한 데는 시민들의 의견이 가장 결정적이었다고 들었다. 확정되기 전에는 세종아트센터라는 가칭을 사용했는데, 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세종'의 도시인만큼 한글 느낌의 예술의전당이 선호도가 높았던 것 같다.

예술의전당에서 전당(殿堂)은 1. 크고 화려한 집, 2. 학문·예술 등 그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권위(權威)는 1.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2. 일정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신 또는 그런 사람이라는 뜻이다. 사전의 의미를 살려 세종예술의전당을 정의하면 크고 화려하지만 예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세종시의 문화예술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영향력을 끼쳐야 하는 기관이라는 것이다.

예술의전당을 영문으로 표기하자면 마땅한 게 없어서인지 보통 Art Center라고 쓴다.



서울, 대전 등 전국의 예술의전당이 모두 그렇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다가 의외의 장소에서 나름대로 답을 찾게 됐다. 문예회관과 아트마켓 관련해 중국에 출장을 몇 번 갔었는데, 중국에서는 이정표에 Art Center를 文化中心(문화중심)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문화예술의 중심이 곧 아트센터라는 것… 이제야 영어의 뜻이 중국어로 명확해졌다.

과거 예술의전당 명칭과 관련한 법적 소송이 있었다. 필자는 대전예술의전당 개관부터 10여 년간 공연기획을 담당했는데, 개관 시점에 서울예술의전당에서 대전과 청주, 의정부를 상대로 명칭 사용 불가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다. 서울이 1심과 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바뀌어 지역에서도 '예술의전당'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됐던 일이 기억난다.

대법원 판결문에서는 "원고의 설립 취지가 문화예술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모든 계층의 국민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공간을 제공함에 있다는 것인데…(중략) 명칭을 독점하는 것은 원고의 설립 취지에 맞는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문화 활동이 많은 경우에 중앙에서 지방으로 퍼져나가는 성질의 것임에 비춰서도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명칭이 중요하긴 하지만 예술의전당이냐 아트센터냐가 뭐가 중요하랴. 그 크고 화려한 집에 내용물이 시원치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명칭 안에 무엇을 담아내어 기왕에 정한 명칭을 더욱 화려하고 빛나게 하고, 더욱 알차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정성이다.

세종예술의전당은,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으로 영향력이 있으며 권위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채워 시민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공간으로 가꿔야 한다. 특히 그 영향력을 지역의 어려운 공연장 또는 공연 관람이 어려운 계층의 관람객에게 크고 선하게 행사하는 문화예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것이다.

세종예술의전당은 '대한민국 새 대표공연장 세종예술의전당'이라는 비전으로 세종시민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최고 문화예술 공간이 되고자 한다. 이 자리에 미리 열거할 수는 없지만, 최고 수준의 다양하고 의미 있는 공연들이 많이 준비돼 있다. 3월 말 개관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