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 교수(대전시 지역문화협력위원회 위원장,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
문화경제시대에 문화의 산업화는 가속화되었고, 문화가 가지고 있는 순수의 목적인 인간의 자아실현에 대한 역할로서 정책적 기능이 약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접근성 문제는 문화정책 우선순위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지 않는 등 소비자보다 생산자 중심에 치우쳐 있어 현시대의 발전배경에 역행하는 문화정책의 한계를 보였다.
이러한 문화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문화소비자 접근성이 고려된 '생활문화'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생활문화의 개념은 일본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living culture로 인식해 오는 등 생활양식의 개념에서 접근해왔다. 특히 생활문화를 일상생활 영위 방식으로 각 집단, 즉 주로 가족 등에 따라 형성되는 의식주 등의 일상적인 소재를 공유하는 상징과 의미의 체계로 해석해 왔다.
서구에서는 직접적으로 생활문화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으며 시민문화, 자발적 문화, 공식 예술, 참여예술, 아마추어 예술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지역문화진흥법 제2조 2항에 따르면, 생활문화는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해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무형의 문화적 활동을 말한다"로 정의된다. 본 조문은 그간의 생활문화에서 예술과 대비되는 장르적 관점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성, 시민중심, 자발성의 관점으로 접근하였다.
그러나 현재 생활문화정책은 기존 예술장르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호회 단위로 주요 논의와 사업들이 구성, 추진되고 있다. 이는 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의 실질적 측면에서 생활문화동호회가 효용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문화동호회는 자발적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고, 욕구가 높으며 구체적 지원 단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논의에서는 일상의 생활문화는 동호회 외 개인, 가족 등 다양한 참여자층을 구성하고 있는데 동호회 지원으로만 한정하는 게 바람직한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동호회 주요 활동층은 중장년층으로 청년층의 참여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 부합되지 않으며, 예술장르에 따라 활동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문화 활동을 위한 여가시간 확보와 비용 발생에 따른 재정 부담 등 여러 제약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정계층에 국한되어 보편적 문화 활동이라는 생활문화의 가치를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생활문화동아리 활동 분야를 살펴보면 기타, 색소폰, 오카리나 등의 음악, 수채화, 유화, 공예, 사진 등의 전시, 전통무용, 스포츠·방송 댄스 등의 무용, 연극 등은 현재 생활문화 활동의 주요 활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도 레고, 피규어, 프라모델 수집 등 일상 속 생활문화 활동은 매우 다양하며 날로 확산 중이다.
이러한 생활문화는 문화예술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기량을 습득하고, 연습하는 과정을 통해 심화하고, 공연이나 전시 등의 발표를 통해 그 즐거움을 얻는 과정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활문화와 문화예술교육의 긴밀한 협력과 연계가 필요하다.
생활문화 활성화를 위한 우선 과제로 하드웨어 휴먼웨어 인프라 구축, 생활문화 인식개선, 생활문화 유관법안 제정, 생활문화 예산확보 및 집행, 생활문화 프로그램 개발 및 평가체계 확보, 문화 전문 인력 확보 등 총 6개의 정책과제를 꼽을 수 있다.
문화기반시설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량을 습득, 향상시켜 생활문화 향유의 기초를 담당하고 있으며 생활문화동호회 형성은 이 과정에서 가능하다. 동호회들이 지역의 주요한 문화자원으로 지역문화발전과 지역민들과 활동을 공유하는 상호 협력 및 지속적 재교육은 문화재단이 담당하게 하고 제도적 기반 및 재원은 행정당국이 담당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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