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 교수(대전시 지역문화협력위원회 위원장/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문화예술학과) |
그렇다면 현재 문화자치는 과연 가능한 일이고, 또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지역문화 진흥을 위한 핵심적 '가치'이자 '지향점'으로 등장하고 있는 '문화자치'는 지역문화진흥법 등을 통해 '지역'에 핵심적인 가치와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자치'로 명시화되어 이행은 가능하다.
그러나 지역 간 문화예산 격차가 심하고, 지자체별 문화예산은 전체 예산 중 0.57%에서 13.28%까지 지자체별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문화자치를 위해 지역문화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지역의 문화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예산 및 제도, 콘텐츠 등의 준비가 아직은 미흡하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자치의 정책적 실험단계로서 등장한 것이 '법정문화도시' 사업이다.
법정문화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 법정문화도시에 5년 동안 200억의 예산을 지원한다. 최근 청주시 동부창고에서는 제1회 문화도시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이번에 선정된 공주시를 비롯해 박람회에는 법정문화도시 총 18개(기존 12개·신규 6개)의 문화 도시들이 각자의 도시문화 정체성을 통해 차별화된 문화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문화도시는 시민이 공감하고 도시문화의 고유성과 창조력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사회성장 구조와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 체계를 갖춘 법정도시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에서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현상 및 효과가 창출되어 발전과 성장을 이루는 도시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문화도시는 문화의 생산자이며 유기적인 주체자인 시민이 공감하는 도시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과 문화에 관련된 정책 결정에서 시민이 문화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이 바로 법정문화도시이며, 이를 통해 지역 문화자치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도시는 문화자치로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이며 수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법정문화도시의 성공은 중요하다. 지난해부터 법정문화도시 사업 전반을 지역문화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역문화정책 전담기관이 사업을 주도하며 실질적인 지역문화진흥의 핵심정책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의지다.
그러면 지역문화의 주체로서 시민들은 어떠한 일을 해야 할까? 문화도시지원센터나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문화도시 관련 각종 사업에 참여하고, 학습하고, 일부 수행기능을 부여받는 선에 머물러야 할까? 더 근본적인 방법은 스스로 정책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지역 문화계의 정치 세력화를 통한 정치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전라북도는 생활문화동호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정치세력화에 성공했다. 생활체육계의 정치세력화를 모델로 하여 시군별 사단법인 형태의 생활문화네트워크를 설립하고, 도에서는 생활문화동호회 네트워크를 설립하여 총괄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활문화 회원과 단체등록체계를 만들고, 전체 시군에서 같은 방식으로 법인등록을 유도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다. 또 시군별 생활문화 네트워크에 문화기획자를 배치하고, 인건비는 지방비에서 100%로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도에서는 시군별 문화 동호인을 수시로 파악이 가능하고 이를 토대로 관련 정책과 예산확보를 하고 있다.
일찍이 백범 김구 선생은 광복된 조국이 문화강국으로 세계의 평화에 이바지하길 염원했다. 이제는 시민 중심 문화자치와 지역문화가 소멸해 가는 지역을 되살리고,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전략으로 이바지하길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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