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2020-04-14
대학을 플랫폼이라고 하는 이유는 대학의 고유 기능인 교육, 연구 및 사회봉사 영역에서 각 기능별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 그 목적을 달성하기 때문이다. 대학이 새로운 아이디어 즉, 혁신을 생산하는 기술개발 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과 구별해 혁신 플랫폼이..
2020-04-07
돈이 많은 A가 있다. 돈이 적은 B가 있다. 두 사람 다 돈에 대한 욕망이 있다고 치자. 그러나 A에겐 욕망을 이룰 만한 노력과 조건이 분명하게 있었고, B에겐 그것들이 현저히 부족했다고 해보자. B는 A에게 시기심이 일어날 수 있다. 그에게도 같은 욕망이 있기 때문..
2020-03-31
새 학기가 됐건만 입학식도 못하고 개강도 미루고 미룬 채 한 달이 지났다. 대학은 더는 개강을 연기할 수만은 없어서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다. 온라인 강의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모든 교과목에,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모르는 채, 더욱이 모든 교수가 해야..
2020-03-24
지난 수요일에 서대전 사거리를 지나가는데 시민광장 쪽 화단에서 호미를 든 아주머니 여러 명이 봄꽃을 심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며칠 뒤 지나는 길에 다시 보니 노랗고 파란 비올라와 팬지꽃이 활짝 펴있었다. 코로나19가 세상의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만 같은 상황..
2020-03-17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팬데믹' 선언은 세계 각국과 긴밀한 정보공유와 협조가 필요하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유사 사례를 극복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최..
2020-03-10
재화나 서비스를 공공재와 민간재로 구분한다면, 순수공공재의 경우는 공공부문에서, 순수민간재의 경우는 반드시 민간부문에서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재원이나 능력 부족으로 인해 민간투자를 유도할 경우 두 가지의 방식이 있다. 하나는 공공의 관여나 통제가 비교적 문제 되지 않..
2020-03-03
보르헤스의 책을 잔뜩 시켰다. 논픽션 전집을 포함한 5권. 보르헤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온 것치곤 수중에 그의 책이 너무 없다고 생각했다. 미로에 대해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자리에 앉은 후의 일이다. 검색하고 둘러보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다. 미로를 찾다가 미로에 빠졌..
2020-02-25
코로나19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단 며칠 전까지만 해도 중국 등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들로부터 감염이 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제는 대한민국 사람이 다른 나라에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우한에서 우리..
2020-02-18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베스트셀러 '총·균·쇠'에 따르면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 첫발을 디딘 후 100년도 안 되는 사이에 중남미 원주민의 90%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침략자들과 벌인 전쟁 때문이 아니라 천연두, 홍역 등의 전염병이 사..
2020-02-11
국가와 이를 구성하는 국민의 생존과 행복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위기(crisis)와 위험(risk)의 원인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과거의 위기는 국가안보와 관련되어 정치·군사 중심의 위기관리가 주였다면 최근에는 테러, 범죄, 환경재난, 인종갈등, 경제위기, 사이버 테..
2020-02-04
'대전광역시 주민자치회'와 '(사)대전학연구회'는 1월 29일 주민자치 발전을 위한 교육 및 협약식을 했다. 주요 내용은 대전시민의 자치역량강화와 대전학 연구촉진을 위한 상호 교류 및 협력, 대전광역시 주민자치센터의 대전학 강의 개설 및 지원, 대전광역시 마을 계획 수..
2020-01-28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입법 예고된 혁신도시법은 그동안 혁신도시로 지정이 되지 않아 지역인재 특별채용에서 배제된 대전과 충남지역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대전과 충남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이 이미 2년째 지역인재 특별채용을 하는 상태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의 불확실한 개..
2020-01-21
서울에 다녀오는 길, 터미널에 이르자 문득 집까지 걸어갈까 싶은 마음이 생겼다. 평소 가까운 거리라 생각은 하면서도 걸으려고 마음먹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십여 일 전 다녀온 여행이 필자의 도전의식을 부추겼다.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제법 먼 거리도 곧잘 걸..
2020-01-14
태어난 시대와 나이로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가 여럿 있다. 이미 사회에서 은퇴하고 있는 베이비붐 세대(1955년~64년 출생), 경제성장의 열매를 처음으로 맛보았다는 X세대(1965년~79년 출생),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95년 출생), 90년대..
2020-01-07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산업도시' 대신 '문화도시', '창조도시'를 표방하면서 경제개발을 추구했던 기존 도시의 틀에서 벗어나 삶의 질 향상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은 문화와 경제를 결합해 도시 정체성 확립, 도시재생, 일자리 창출의 수..
2019-12-24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년기의 몽상들을 되짚는다. 잘 따지고 보면 아이들의 놀이는 본질적으로 이야기다. 소꿉놀이나 병원놀이는 현실을 모방하는 즉흥 역할극이다. 아이들은 매일 새로운 픽션을 창작한다. 엄마아빠 태우고 칙칙폭폭 가다가 장애물이 나와 멈추면, 아이의 아기기차는..
2019-12-17
이런저런 일로 분주하기도 했고 12월이면 질병처럼 재발하는 미진함으로 울적해진 탓인지 집안의 화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여러 날이 지났다. 아차 싶어서 웅얼웅얼 사과의 마음을 전하며 물을 주다 보니 이미 꽃나무들은 저 스스로 겨울나기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 옹골차..
2019-12-10
요즈음 가정에서는 월동준비를 위해 김장을 비롯해 여러 채비를 하는 계절입니다. 또한 우리가 여행을 준비할 때도 목적지에 대해 많은 조사와 준비를 하지요. 그러한데도 정작 우리 인생의 최종 여행인 삶을 마무리하는 여행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19-12-03
현재 전 세계는 제조업이나 단순 서비스 산업의 시대를 지나 문화산업·예술 산업의 시대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즉 눈에 보이는 유형의 산업 시대에서 눈에 보이지 않은 무형의 산업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 또한 정보화 시대를 지나 앞으..
2019-11-26
'지방학(地方學)'은 지역주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의 특화된 발전 방향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해주는 학문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한국지역학회에서 연구하는 '지역학(地域學)'과는 달리 '지방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
2019-11-19
미안합니다, 요즘 누가 신문 본다고. 지난 4년 간 여기 써온 글이 죄다 업보로군요. 신문은 일찍이 강력한 계몽의 미디어였습니다. 특히 식민지 조선에서 '국어'로 쓰인 신문 연재소설은 '민족'이나 '국민국가'와 같은 근대적 개념의 형성에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많..
2019-11-12
이른 아침 출근길이 꽤나 어두워졌다. 하긴 11월이니 그럴 만도 하다. 붉은 신호등에 걸린 채 차창 밖을 바라보던 필자 눈에 상점 유리창에 붙은 광고판이 들어온다. '사랑 가득 행복 가득' 멘트와 함께 초콜릿 옷을 입은 과자들이 유혹적이다. 아, 빼빼로 데이로구나. 점..
2019-11-05
자연이 물들고 있다. 휘황찬란한 단풍의 색감이 복잡했던 우리의 속내를 화려하게 채워준다. 경이로운 자연의 체험이다. 지난주에 한중일건축사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심천에 다녀왔다. 지난 40년 사이에 인구가 2000만명이 증가한 거대한 도시가 된 심천은 무척 활발하고..
2019-10-29
동화작가 안데르센은 "여행은 정신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샘과 같다"고 말했다. 우리들이 일상의 지루함과 때론 낯익은 것에서 멀리 달아나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말이다. 여행은 새로운 것을 갈망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주고 삶을 재충전하..
2019-10-22
지역인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지역에 좋은 대학이 없을 때 대거 유출된다. 대학진학으로 인해 서울로의 지역인재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며 갈수록 더욱 악화하고 있다. 문제는 우수한 지역인재들이 차례차례로 유출된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대학이 서울을 중심으로 거리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