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 김삼용 명예교수 |
그러한데도 정작 우리 인생의 최종 여행인 삶을 마무리하는 여행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안 되는 질병이나 회복 불가능 상태로 기대수명이 6개월 이내로 예상될 때에 의학적으로 '말기상태'로 판단합니다.
말기상태에서도 환자의 기능이 어느 정도 좋을 경우도 있고, 이 때에 끝까지 항암치료나 생명연장을 위한 치료를 고집하는데 이 시기에는 더 이상의 치료는 효과가 없음이 증명돼 있습니다.
오히려 이 시기의 치료는 대개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의료비용만 증가합니다. 말기상태에서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하는 호스피스 혹은 완화의료를 시행하는 것이 삶의 질 면에서도 우수하며 경제적인 것이 증명돼 있습니다.
말기상태를 지나 수주( 대개 3-4주) 이내에 사망이 예견되는 시기를 '임종단계'라 하고 이 단계에서는 대개 환자의 상태가 위중해 중환자실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소위 '가망 없는 치료'로 기계적 생명유지 장치에 의존하게 돼 환자, 보호자 및 의료자원의 이용 측면에서도 부담이 되는 수가 많습니다. 정부에서는 시민사회와 의료계의 중지를 모아 2018년 2월 14일부터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입니다.
19세 이상의 성인은 누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자신의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를 미리 밝혀둘 수 있습니다. 본인의 신분증을 소지해 전국 300여 등록 기관에서 등록할 수 있는데 본인이 작성해야 합니다.
그러면 끝으로 삶의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한 채비를 위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노년기나 말기상태에서는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고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가 인생에서 잘한 일, 행복했던 일을 돌아보고 또한 부정적인 점이나 실패도 모두 끌어안아 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고유한 경험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며 내가 세상에서 한 일, 기여한 점을 기억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상태가 어렵고 고통스럽더라도 이 상태를 보는 나의 태도, 관점은 내 마음먹기에 따라 바꿀 수가 있을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도 마음의 성장이 꼭 필요합니다. '나'라는 자아에만 갇혀 있지 말고 가족이나 공동체 혹은 사회와 같이 보다 큰 자아를 위하고 사랑함으로써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생을 돌아보며 간단한 회고록을 작성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조언이나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충남대병원 김삼용 명예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