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2020-12-09
황량한 들판 위 초라한 집 한 채와 꿋꿋이 그 주위를 지키고 서 있는 고목나무 네 그루. 문인화의 정수로 꼽히는 국보 제180호 '세한도'다. 지난 봄 소장자인 손창근(91) 옹이 2011년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위탁해 보관해 오던 것을 박물관에 기증했고, 그 완전체가..
2020-11-25
정가(政街)에선 백성과 하늘에 관련된 수사(修辭)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 백성을 하늘과 같이 섬긴다는 뜻인 이민위천(以民爲天) 같은 말을 정치인들은 입에 달고 쓴다. 절대적 가치의 대명사로 통하는 백성과 하늘에 빗대 자신의 정치 정당성을 확..
2020-11-18
가을이 간다. 도로에 노랗게 익은 은행잎들이 산들바람에도 눈처럼 흩날리며 떨어진다.찬바람이 불면서 점심메뉴로 뜨끈한 국물을 자주 찾게 되고 퇴근 즈음엔 노을이 이미 사라지고 없을 만큼 해가 빠르게 넘어간다.어릴 적 이 무렵의 주택가 골목은 "찹쌀떡~"을 외치는 떡장수와..
2020-10-14
대전과 충남도 이제 혁신도시가 됐다. 지난 8일 열린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본회의에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관련 안건이 통과됐으며, 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 지정하는 일만 남았다. 이달 중에 지정 절차가 마무리돼 사실상 지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혁신도시 지정으로 대..
2020-10-07
올해 수능은 12월에 치러질 예정이다. 고3 학생과 재학생 들은 그동안 공부한 결실을 맺기 위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수능에 올인 중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가장 큰 첫 번째 관문일 것이다. 고3 학생들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 준비하듯 언론계와 방송계도 통과하거나 넘..
2020-08-19
"참새는 해로운 새다"1958년 어느날 농촌마을을 시찰하던 모택동은 낱알을 쪼아 먹는 새떼를 보고 크게 분노했다. 식량증산에 열을 올리던 그의 눈에 참새는 없어져야할 존재, "농민의 적, 참새를 박멸하라" 그는 외쳤고, 이 한마디에 대대적인 참새 소탕작전이 시작됐다...
2020-07-29
#소설 속 현재=바이러스에 감염된 브래드는 강제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했다. 그는 가벼운 증상을 겪고 있었지만 점점 증세가 악화돼 언젠가는 병원으로 이송된 후 죽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그때를 대비해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납된 관리비를..
2020-07-15
충남도청이 이전해 온 내포신도시는 올해 의미있는 해를 맞는다. 인구 10만명을 목표로 지난 2007년 개발에 착수해 금년 말 신도시 완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5월 말까지 공정률은 93%를 기록했다. 도시 완공까지 몇달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2020-07-08
양사(兩司). 대한민국과 대한제국 이전에 한반도에 있었던 나라, 조선(朝鮮)의 사헌부(司憲府)와 사간원(司諫院)을 합쳐 부른 통칭이다. 사헌부의 역사는 오래됐다. 통일신라시대 때는 사정부(司正府), 발해시대 당시에는 중정대(中正臺)로 불렸다. 고려 건국 후에는 여러 차..
2020-06-24
우리는 빅데이터 시대에 살면서 영상, 사진, 문자 등 수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한다. 나를 아는 누군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휴대폰 카메라의 촬영기술과 세계 최고의 인터넷 속도가 뒷받침되면서 디지털 문화가 일상이 됐다. 온라인을..
2020-06-17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주로 바다나 산에 세워져 있으나 요즘은 도시 뷰를 감상하기에 좋은 포인트에 전망대 또는 전망 타워가 조성돼 있다. 전망대는 멀리 있는 풍광까지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에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2020-05-06
돌 틈 민들레가 웃어준다. 담장 위 고양이가 한가로이 눈 맞춘다. 요란스런 큰길을 피해 단독주택이 늘어선 골목길을 오르내리며 마주하는 풍경들, 온통 평화롭다. 생존경쟁에 노여워 파도치던 마음도, 코로나에 지쳐 답답하던 마음도 어느새 잦아든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2020-04-15
2년 전 지금의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이사 온 첫 주말 낮, 아빠와 아이들은 안방에서 이불씨름 놀이를 하고 있었고 난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평화로운 일상을 깨는 인터폰 소리. 경비실에서 온 연락이었다. 아랫집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은 것이다.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