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까지 공정률은 93%를 기록했다. 도시 완공까지 몇달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종합병원과 대학교, 문화공연체육시설 등 도시 정주여건과 직결되는 생활 인프라 구축 및 재화 생산을 이끌 기업체 입주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도시형성의 근간인 인구는 지난 달말까지 2만 7000명선으로 목표했던 인구 10만명에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유입이 더디다 보니 장사가 안돼 이미 조성된 상가들은 오랜기간 공실로 활성화가 어렵고 민간자본의 투자도 늦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충남도의 고민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마련한 돌파구가 혁신도시 조성이다. 충남도는 최근 국토교통부에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기 위한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내포신도시를 살리기 위한 충남도의 역할 수행이 중요해진 순간이다.
내포신도시는 홍성군 홍북읍과 예산군 삽교읍의 2개 군에 걸쳐 조성된 신도시다. 홍성 땅이 예산보다 많다.
당초 6개의 도청 이전후보지 경쟁에서 2위 점수를 획득한 칠갑산과 금강을 낀 배산임수형의 청양군 청남면 일원을 힘겹게 제치고 선정된 곳이다. 당시 6개 후보지가 단일 기초지자체인데 내포신도시만 홍성군과 예산군 2개 군에 걸쳐있어 도청이전의 지역발전 파급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그런데 내포신도시의 현실은 요상하기 그지없다. 2개군이 포함됐으니 상생과 시너지 효과가 커야 할 텐데 신도시 생활자들은 오히려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
같은 구역 안에 있음에도 도청 본청과 도교육청은 홍성 땅에, 도의회와 도청 문예회관 및 별관, 도지방경찰청은 예산군에 소재하고 있다. 도청과 도의회 건물은 관리부서는 같아도 행정구역이 나뉘다보니 관할 우편물이 따로 따로 들어온다. 인접한 도로의 주정차위반 단속과 쓰레기 수거 등도 홍성군과 예산군으로 각자 나뉘어져 있어 인력투입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
인구 2만7000명임에도 홍성 홍북읍과 예산 삽교읍은 자신의 관할지 공동주택단지 부근에 출장소를 별도로 신축해 공무원들을 파견, 업무를 보고 있다. 현재의 인구로는 출장소 1곳 업무량인데 2곳이 있으니 예산만 더 지출하고 있는 꼴이다.
홍성과 예산 출신 충남도의원들은 도청과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 때 공무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어느 쪽 관할지에서 더 썼는지를 따지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공무원들은 내포신도시 내 식당의 위치가 홍성인 지, 예산인 지 파악해 균형있게 이용하며 눈치껏 밥값을 계산할 수 밖에 없다.
홍성 용봉산과 예산 수암산 밑에 조성된 홍예공원은 내포신도시의 자랑거리다. 홍성과 예산에 걸쳐 있는 이 공원도 이름 지을때 부터 홍역을 치루었다. '홍예공원'이냐 '예홍공원'이냐를 놓고 홍성과 예산군이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공원면적으로 따져 홍예공원으로 명명됐다고 한다. 공원관리도 홍성과 예산으로 이원화되다 보니 웃지 못할 일이 벌어 진다. 민간단체가 공원구역에서 행사 때 양쪽 군을 찾아다니며 사용허가를 받아야 하며 한 쪽에서 사용을 불허하면 행사장 면적은 쪼그라들게 된다. .
신도시내 설치된 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은 운영비용 부담 때문에 홍성과 예산군이 서로 소유권을 떠넘기고 있다.
최근엔 도청이 소재한 군의 시 승격 법안 개정 추진을 놓고 홍성과 예산이 갈등 양상이다. 전남도청이 소재한 무안군과 법안개정 운동을 펼쳐온 홍성군의 행보를 놓고 예산군이 불쾌감을 공식 표시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선영 충남도의원은 최근 도의회 5분 발언에서 충남도에 내포신도시 비전 TF팀 구성을 제안했다. 해당 기관들이 내포신도시 발전 실행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기구를 만들라는 것이다.
내포신도시의 완성을 위해선 큰 형인 충남도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다. 내포신도시를 관할하는 동생 격인 홍성군과 예산군의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선의의 경쟁속에서 도시 발전을 위한 상생에 노력해야 한다.
도청이전 후보지에서 탈락한 시군과 내포신도시의 명품도시를 바라는 도민들의 염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김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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