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8 [문예공론] 냉이 된장국 고약한 바이러스야 얌전히 물러가거라 동장군보다 시린 펜데믹도 거뜬이 이겨냈다 구수한 너그러움으로 노숙자의 언몸을 녹이고 따스한 부드러움으로 비정규직 멍든손을 감싸주리라 저 만치 봄이 온다 파릇파릇한 밥상 위에서 어머니가 미소 지으신다 향순이가 수줍게 윙크한다 <2022..
2022-02-17 [문예공론] 습작의 밤 텅 빈 허공을 지키는 달 창문으로 달빛이 넘어온다 빈 종이에 달빛을 담는다 쓰다 만 시를 담아 둔다 너와 나 앞다투어 쓰는 시 세상으로 나간 내 시는 달리지도 못하고 그만 쓰러지고 말겠지 저만치 줄행랑치는 생각들 무엇으로 묶어둘까 A4 용지는 늘 배가 고프다 이제 슬픈..
2022-01-27 [문예공론] 천도복숭아 뜰의 미소가 핀, 채송화, 분꽃, 달리아, 백일홍 꽃이 어우러진 복숭아나무 한 그루 연분홍 꽃이 지고 붉게 익은 탐스러운 열매가 달빛에 비쳐 지면 어머니의 미소같이 아름답고 해를 삼킨 달을 품은 벌레 먹는 복숭아 내 귓전에 속삭이듯 아삭아삭 유혹하지 ''이 복숭아를 먹..
2022-01-18 [문예공론] 숲에서 온 마른 실핏줄 하늘밖에 모르던 꽃잎이 무언으로 있다 낯선 타인처럼 다른 계절에서 온 꽃이 햇살에서 다이어트를 했는지 바싹 말라있다 서걱서걱하던 꽃의 갈증이 찻잔 속에서 마른 갈피를 열고 되살아난다 터질 것 같은 꽃망울 3분의 고요에서 낯익은 표정이 태어난다 내 기분 앞에서 부풀어오르..
2022-01-09 [문예공론] 썰매 이곳 비탈진 곳에 눈이 내린다 기다리던 눈이 이리저리 비틀거리다 쌓여 간다. 고달픈 세상 우울한 마음 하얀 눈 속에 잠재우고 빙점의 다이아몬드로 빛을 발한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반들거리는 언덕 신나는 마음 즐거운 마음 함께 미끄러져 내려온다. 넘어지며 하하 호호 밀어주..
2022-01-04 [문예공론] 막걸리 한 잔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나서 찾아가는 골목길의 선술집 찌그러진 주전자 농익은 막걸리에 파전냄새 풍기면 젓가락이 춤추며 부딪히는 술잔에 성찬의 즐거움 흘러가는 세월에 늘어나는 주름살 마음은 이팔청춘 동장군이 춤추고 칼바람 불어와도 훈훈함이 맴도는 반가워서 한 잔 분위기에 취..
2021-12-28 [문예공론] 동지 1) 가마솥에 붉은팥을 푹 고와 죽을쑤고 밤새 만든 새알심을 저어가며 끓이시던 그 옛날 어머님 생각 아련하게 떠오른다 2) 가족들 둘러앉아 오손도손 나눈덕담 아이들 재롱잔치 웃음꽃 피웠는데 어느덧 흔적 사라진 아련한 옛 날들 3) 세상이 변하여서 흔적마져 사라져도 동치..
2021-12-27 [문예공론] 곁에 두고 싶은 맛 친구와 식당에 갔는데 입맛이 없어 먹지 못하고 남은 밥을 비닐봉지에 담아왔다 구수한 밥이 먹고 싶어 프라이팬에 누룽지를 만든다 흰밥이 그릇을 움켜쥐고 격렬하게 변신하여 바삭하다 흰밥에서 노릇하게 구워진 따뜻한 내음이 거실에 번진다 눈 내리는 밤 순백의 눈송이와 밥에서..
2021-12-20 [문예공론] 캔맥주 한 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보고 또 봐도 그립고 그립다. 나이가 늘어날수록 허기가 진다. 누군가를 가슴에 담으면 일생 섬이 되어 외로움에 젖는다. 딤채에 열하루를 묵혀둔 캔맥주 따는 소리가 무척 청랑하다. 한잔을 단숨에 쭉 마시며 입안에서 가슴 저 밑바닥까지 살얼음이 '쨍'..
2021-11-30 [문예공론] 단풍 노오란 은행잎 어두움 밝히고 빨간 단풍잎 온몸 불태우면 가을날의 풍성한 휘날래는 간곳 없고 헐벗은 가지에 마지막 잎새 차가운 바람에 떨고 대지 위 단풍은 그리운 추억을 반추하며 살라하네
2021-11-26 [문예공론] 단풍 온다는 소식 없이 부끄러워 밤늦게 남몰래 내려왔나 수줍은 얼굴 붉게 물들어 저마다 울긋불긋 색동옷 갈아입고 아름다움에 반한 흥겨운 산새소리 숲속으로 퍼지면 맑은 계곡물 따라 작은 돛단배 되어 여행을 시작한다. 가을은 저 멀리 소리 없이 가고 단풍은 화려함을 버리고 바람..
2021-11-26 [문예공론] 새 날을 기다리며 간밤에 내린 찬비 앞 마당을 적시더니 겨울의 초입임을 예고하며 달려온다 그래도 이 비 그치면 새 날이 밝아 오겠지 벌 나비도 숨어버린 싸늘한 창 밖에는 나무끝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하나 새 날을 기다리느라 안간힘을 쓰고있다.
2021-11-16 [문예공론] 물로 시작되는 순환, 반복, 진화, 초월의 몸짓 : '원형하는 몸' 지난 토요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는 현대무용가 차진엽의 <원형하는 몸>이 공연됐다. 나는 무용평론가 이만주 선생님의 초대로 이 귀한 예술을 접하게 되었다. 깊이와 무게가 있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감동과 여운이 사골뼈 우러나듯 시간을 두고 밀려왔다. 그래서 주말 내내 공..
2021-10-30 [문예공론] 산행의 맛 가야산을 가다 깊어만 가는 가을도 어느덧 절기상으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을 지난지도 며칠이나 지났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한낮에 비해 10℃이상 차이가 나는 급격한 변화에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만 하는 시기인 것 같다. 가을의 끝자락의 길목에서 화려함을 뽐내는 단풍..
2021-10-11 [문예공론] '연세'라는 호칭을 들으며 이런 알바도 다 해보고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을 무렵 아는 동생의 전화가 왔다. 아르바이트하는 곳에 사람이 필요한데 함께 하자는 것이었다. 무슨 일인지 듣고 보니 생소하기도 하고 다시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부담되어 사양했다. 그러자 한시적으로..
2021-09-17 [문예공론] 보리밥 집 1, 맛 따라 찾아온 곳 그 옛날 보리밥 집 나물에 쌈장넣고 된장찌개 간을하여 골고루 섞어가면서 맛 보며 달래본다 2, 나물들 보리밥에 이것저것 함께 넣어 골고루 섞으려도 손 놀림 힘이드네 그 맛에 푹 빠져들어 배 부르게 먹는다 3, 문명의 발전따라 사라진 보리밥집 옛..
2021-09-17 [문예공론] 엄마! 이제 제 목소리 잘 들리시나요? 오랜만에 한가하였다.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인데,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 헌 옷도 버릴 겸 미루던 장롱 정리를 하기로 했다. 이것저것 꺼내놓고 보니 장롱 서랍 안쪽에서 조그만 상자가 보였다. 처음 보는 것이었다. "대체 이게 뭐지?" 명함 갑 비슷한 크기의 두꺼운 종이 박..
2021-09-10 [문예공론] 모기 불 피운 마당 여름이면 아래 채 나지막한 지붕 위엔 달님 맞으러 나온 박꽃이 달님과 친구 되어 마당을 더욱 환하게 활짝 밝혀 주고 마당의 우리 가족들의 분위기를 더욱 기쁘게 만든다. 대문 옆 탱자나무 울타리와 우거진 풀숲에서도 반딧불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수를 놓으며 밝은 불빛을 선물..
2021-09-03 [문예공론] 가을밤 풀숲에 우는 애달픈 풀벌레 소리 저 울음은 가을의 깊은 목소리이다 이 밤이 지나면 저 구름 사이에 뜬 별빛과 풀숲을 날아다니는 반딧불도 불빛을 거둘 것이다 자꾸만 젖어 오는 눈시울 내 안에 잠든 지난 가을이 나를 깨우기 때문이다
2021-08-20 [문예공론] 비단 금붕어 요즈음 며칠 흰 점박이 금붕어가 유리벽에 부딪쳤다가 돌 사이에 숨어들곤 했다 어머니가 정성껏 키우시던 여덟 살 금붕어 다른 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라도 나누는 것일까 서로 모여서 지느러미를 흔들었다 밥을 줄 때마다 맨 먼저 달려온 온 점박이 금붕어 오늘 아침엔 보이지가 않..
2021-08-13 [문예공론] 시의 맛을 보다 세종대왕께서 만든 글자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 갈고 다듬어 문장을 만든다. 멋도 맛도 향기도 으뜸이다 고기는 씹는 맛이라지만 초콜릿처럼 달콤한 이 맛과 향은 단 한 사람의 솜씨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소리' 소녀 때 어머니가 다락방에 나란히 줄..
2021-08-06 [문예공론] 꽃밭에 앉아 강을 건너 너에게 가는 길은 구불구불 산길이었다 어두운 밤에 부엉이 울음 울고 불빛은 보이지 않았다. 벌과 나비는 자기 세상 속에서 꿀을 따고 자유롭게 노닌다. 하늘거리는 나비의 사운대는 바람에 꽃은 활짝 피어난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두런두런 마음을 적시고 향기로운..
2021-08-03 [문예공론] 숙명(宿命) 지그시 눈을 감으면 아롱거리는 안개꽃 그대 마음에 핀 먹구름 한 조각 그대 身上에 천둥번개가 요란한 아픔으로 번쩍인다 말 못 할 슬픈 사연만 간직한 채 한이 서린 눈물이 샤아 아아 후드득 그대의 心身은 열대야가 가두어 버리고 육각수 얼음의 차디찬 단비가 뜨거워진 가슴을..
2021-08-03 [문예공론] 도루묵 - 동일식당 사장님 - 동해의 일출 대신 도루묵을 보냈다며 장난기 묻어나는 목젖 아린 파도소리 고향 맛 잊지 말라고 양념까지 보냈네. 정다운 눈빛 하나 푸른 달로 돋는 자리 애틋한 초저녁에 파도소리 잡아당겨 기울던 술잔 언저리 이랑 고랑 꽃이 피네.
2021-07-27 [문예공론] 비빔밥 세상은 둥근 그릇 살맛 나지 않을 때는 이것저것 뒤섞어 맛나도록 하면 되지 모두가 살기 좋아서 흥이나 좋은 세상. 오늘도 뭘 먹을까 고민하는 점심시간 마땅히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비빔밥' 제대로 한 끼 때우기 참 좋은 음식이다. 쓴 나물 단 나물 농담 국도 몇 숟가락..
[기고] 대전의 심장 3대 하천, 관광 수상스포츠 도시로 대전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순항' 매출의 탑 로쏘㈜, ㈜디앤티 등 17개 기업 시상 국정 후반기 첫 민생토론회 위해 공주 찾은 윤석열 대통령 소진공, 2024 하반기 신입직원 31명 임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