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Story
2023-03-20
'봄비 속에 떠난 사람 봄비 맞으며 돌아 왔네, 그때 그날은 .....'. 예전에 유명했던 가수의 노래 가사다. 그 시절 보다 한참 어리면서 우리 아빠는 봄비가 오기만 하면 이 가사를 흥얼거린다. 봄에 무슨 추억이라도 있나? 하기야 어릴 적부터 가슴에 묻어두었다 봄비나..
2023-03-15
아빠의 방에는 외출용 구두, 수술 방에 들어갈 때 신는 신발, 산책할 때 신는 등산화, 책상에 앉아 있을 때 편하게 신는 슬리퍼 등이 있다. 책장에는 50년은 묵었을 듯싶은 백과사전부터 해서 학창 시절에 공부한 전공 책들과 현재에 보고 있는 논문집까지 빼곡히 책장에 꽂..
2023-03-13
우리 아빠의 방은 2층에 있다. 계단을 올라가 탈의실을 갈 때나 휴게실, 세미나실, 식당을 갈 때면 아빠의 방 앞을 지나가야 한다. 문지기 노릇을 하려고 애초에 거기에 원장실을 만들었을까? 이유야 알 수 없지만, 그 곳에 있으면 진료나 응급치료하러 내려오기 빠른 것은..
2023-03-08
오늘 아침에는 콧속으로 스며드는 공기의 흐름이 어제보다 가볍다. 더욱이 경칩도 지났으니 봄님이 빨리 와야 나도 병원 주변 가로수로 심어 놓은 벚꽃이 활짝 피어 벌과 나비들이 그 주위로 소풍을 갈 때가 되면 주변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면서 상상의 나래를..
2023-03-06
고양이는 낯선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민감한 경우 예방접종 이후에 '백신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접종 후 2시간 이내에 얼굴 부종, 식욕 및 활력 감소, 구토, 설사,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1. 혼합 예방 백..
2023-03-01
아기 고양이는 태어나서 엄마한테서 젖을 먹으면서 엄마 항체를 받게 되는데, 이렇게 얻게 된 항체를 우리는 "모체 이행 항체"라고 부른다. 이 항체는 한 달까지는 잘 유지 되지만 8주 이후부터는 점점 사라지게 된다. 그런 아이들을 위험한 질병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질병에..
2023-02-27
강아지가 태어나서 엄마 젖을 잘 먹으면 한 달 정도까지는 큰 질병 없이 잘 자란다. 그 이유는 엄마 젖을 먹으면서 엄마의 항체를 받게 되는데 이것을 "모체 이행 항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때 엄마가 기생충에 감염됐으면 태어나면서 엄마의 기생충도 같이 가지고 나오는데..
2023-02-22
날씨가 따뜻해지면 모기한테 물려 심장 사상충에 걸려 복수가 차거나 심장 상태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개들이 많다. 심장사상충은 말 그대로 심장 안에 정확히 말하면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에 실 같은 기생충이 산다고 해서 심장 사상충이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감염 경로를 살펴보..
2023-02-20
폐수종이 발생하면 대부분이 심장병과 관련이 있다는데 그럼 이때 이뇨제를 써서 치료하는 이유가 뭘까? 개와 고양이의 몸은 70% 이상이 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물은 어떻게 몸속에 가지고 있는 걸까? 세포와 혈관 안에 가지고 있는데, 혈관 안에는 물을 포함해서 백혈구,..
2023-02-15
병원에서 생활 하다 보면 응급으로 내원하는 환 축 중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경우가 폐 수종이다, 폐 수종이란 폐실질에 물이 찼다는 말로 흉수와는 좀 다르다, 흉수는 폐 자체는 이상이 없으나 폐가 위치하는 흉부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가슴 안에 물이 차 있는 상태를 말한다...
2023-02-13
개와 고양이는 심장병 증상이 같은가요? 정답은 '아닙니다'. 개와 고양이에서 변하는 심장의 모양과 증상이 좀 다른 데요. 우선 개는 심장병이 발생하면 심장이 밖으로 커지면서 모양이 바뀝니다. 그래서 청진이나 흉부 방사선 검사에서 심장병 질병 유무를 알 수 있습니다. 물..
2023-02-08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고 몸이 쑤시더니 밖을 나가 보니 날씨가 흐리며 을씨년스럽다. 이런 날에는 심장병 있는 환축들이 응급으로 올 확률이 높은데 아마도 날씨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추우면 몸의 근육이 위축되듯이 혈관도 같이 수축이 되어 혈압도 높아져서 폐에 물이 고이..
2023-02-06
아기의 울음과 동시에 아빠와 간호사 선생님들의 손길은 서로 다른 곳에서 바빠진다. 아빠는 아기를 꺼냈으니 자궁의 출혈을 줄이기 위해 자궁 수축시키는 주사를 놓음과 동시에 자궁, 복막, 피하, 피부의 순서로 봉합을 진행한다. 이때 피하 봉합 시 산모의 유선에 손상을 주면..
2023-02-01
늦은 시간이었다. 보호자의 다급한 초인종 벨 소리에 나도 눈을 떴으니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었다. 밤 12시에서 새벽 사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야간 진료가 대부분 응급인 경우가 많지만 창백하게 질린 보호자의 표정이 절실함을 더 잘 말해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2023-01-30
일 년이 지나서부터 내게 생긴 버릇이 있다. 바로 '찍기'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아빠 어깨너머로 들어서 아픈 아이들이 병원에 오면 증상을 보고 질병명을 찍는다. 뒷다리가 저는 개가 들어오면 우선 얼굴을 보고 눈동자를 보고 말할 때 드러나는 치아를 본..
2023-01-25
아침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이모님이 청소하기 위해 문을 열어주신다. 아침마다 이모님이 열어주시는 시간에 문밖을 나서면 좌측 데크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들과 인사를 한다. 인사가 맞으려나? 이곳에서의 생활이 그리 녹록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잔머리를 굴리면 매일..
2023-01-16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맞을까? 매일 면회를 오시던 부모님이 점점 뜸해지더니 며칠 전부터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가 있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련만 지금의 내 처지..
2023-01-02
내 이름은 바우! 누가 내 이름을 지어 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부르고 있어서 내 이름이 '바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다. 사실 태어났을 때 엄마의 젖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했었던 것 같다. 엄마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면서 언제나 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