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스토리] 바우의 동물병원 생활-20. 아빠의 방

  • 오피니언
  • 펫 Story

[펫 스토리] 바우의 동물병원 생활-20. 아빠의 방

김종만 메디컬숲 동물병원 원장

  • 승인 2023-03-15 17:09
  • 신문게재 2023-03-16 1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김종만 원장
김종만 메디컬숲 동물병원 원장
아빠의 방에는 외출용 구두, 수술 방에 들어갈 때 신는 신발, 산책할 때 신는 등산화, 책상에 앉아 있을 때 편하게 신는 슬리퍼 등이 있다. 책장에는 50년은 묵었을 듯싶은 백과사전부터 해서 학창 시절에 공부한 전공 책들과 현재에 보고 있는 논문집까지 빼곡히 책장에 꽂혀 있다. 아빠는 책에 대한 집착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나 같으면 책을 읽는 것도 싫어하겠지만 설사 읽고 나면 버리거나 남을 주거나 아니면 깨끗이 읽고 중고로 팔아도 좋으련만 읽은 책은 절대 남을 주지도 않고 팔지도 않으며 차곡차곡 저장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참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서 아빠의 인성도 따라가는 느낌이다. 한번은 '대망'이라는 시리즈를 읽을 때는 약간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다가도 법륜 스님의 책을 읽을 때는 사람이 성인군자처럼 변하기도 한다. 책이라는 물건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비단 우리 아빠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속담이다. 사실 나는 내가 먹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서 변의 색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책이라는 물건도 읽는 사람의 의식이나 마음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만 있다면 아빠의 책상에 성경책이나 불경을 올려놓고 싶다, 올려 논다고 읽으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그래도 없을 때 보다는 읽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아빠의 방문을 나가려니 문 위에 '종고지락(鐘鼓之樂)'이라는 붓글씨가 씌어 있다. 물론 아빠가 쓴 건 아닐 것이고 어디에서 얻어 왔거나 돈 주고 사 왔을 것이다. 아빠가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가정이 화목하게 오래오래 내 곁에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



/김종만 메디컬숲 동물병원 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