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만 메디컬숲 동물병원 원장 |
나 같으면 책을 읽는 것도 싫어하겠지만 설사 읽고 나면 버리거나 남을 주거나 아니면 깨끗이 읽고 중고로 팔아도 좋으련만 읽은 책은 절대 남을 주지도 않고 팔지도 않으며 차곡차곡 저장하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참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서 아빠의 인성도 따라가는 느낌이다. 한번은 '대망'이라는 시리즈를 읽을 때는 약간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다가도 법륜 스님의 책을 읽을 때는 사람이 성인군자처럼 변하기도 한다. 책이라는 물건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비단 우리 아빠만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속담이다. 사실 나는 내가 먹은 음식의 종류에 따라서 변의 색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책이라는 물건도 읽는 사람의 의식이나 마음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만 있다면 아빠의 책상에 성경책이나 불경을 올려놓고 싶다, 올려 논다고 읽으라는 보장은 없겠지만 그래도 없을 때 보다는 읽을 확률이 높지 않을까?
아빠의 방문을 나가려니 문 위에 '종고지락(鐘鼓之樂)'이라는 붓글씨가 씌어 있다. 물론 아빠가 쓴 건 아닐 것이고 어디에서 얻어 왔거나 돈 주고 사 왔을 것이다. 아빠가 생각하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가정이 화목하게 오래오래 내 곁에 머물러 주었으면 좋겠다!
/김종만 메디컬숲 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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