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공론
2020-07-14
이 풍진 코로나 세상에 별 희한한 구경을 다 했다. 찾아간 곳은 용인의 한 개업장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백암면 근삼리라는 두메에 당도하니 예상대로 고물 군용지프가 몇 대가 와 있다. 그런데 이들 차에서 내린 한 사나이의 복색이 아무리 봐도 영화에서 본 게슈타포(히틀러..
2020-07-09
일요일 아침 빈 배낭에 물병 하나 달랑 집어넣고, 단장 짚고 현충원 둘렛길을 걸었다. 산하(山河)는 뿌연 속진(俗塵)에 잠겨있다. 억새꽃 하얗게 덮인 길을 걷노라니 먼지에 덮인 세상이 마치 조화弔花처럼 생기가 없다. 내려다보는 계곡은 비석의 바다다. 나라를 위해 바친..
2020-07-07
고목이 아닌나목 같으신 우리 선생님광활한 대지 깊은 곳씨앗은 뿌리 내려져여린 잎들은오랜 시간 속에 피고 지고사계절 속 희로애락어느 땐 폭풍과 폭우도폭설도 견뎌 내야 했던거치른 세월들 애달픈 힘겨움으로나이테는 짙어만 가고 어느새여린 씨앗열매 맺어 익어갈 무렵 몸부림치는절..
2020-07-02
숲 속이 온통 초록빛으로 우거져 새들의 보금자리가 마련되었다. 6월이 되면 새들이 새 생명을 잉태하는 계절이 되어 사진작가들은 전국의 육추소식을 듣고 찾아간다. 이번에도 경기도 수원의 한복판에 자리한 여기산(수호저수지자 주변에 있음)에 꾀꼬리가 육추에 여념이 없다는 소..
2020-06-30
나는 울 때마다행복을 느낀다.웃고 있는 아내가있기 때문이다.오성자 내 아내는나 때문에 웃고나는 오성자 내 아내 때문에 늘 운다.울고 또 울고계속 울어도오성자는늘 그렇게 웃으며 내 곁에 있는 것이다.반전을 기다리지는 않는다.나와 내 아내 운명이기에체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2020-06-25
원앙 한 쌍에게
- 막내아들 결혼식 축시부모 품을 훌쩍 떠나는대견한 두 사람손 놓아 보내는 허전한 마음그대들은 모르리
작은 가슴 애태워 온 게이제 사랑의 둥지를 지었으니행복의 나래를 마음껏 저어라꽃봉오리 피워 열매 열릴게다첫걸음 내딛..
2020-06-23
이 밤도꽃은 지는가적막한 어둠에꽃잎 붐비는 소리너울너울 날아온꽃잎 하나쓸쓸한 밤 호수에파문을 던지고하염없이 떠나는 물이랑나도따라가노라니하늘에는 별들이들녘에는 꽃바람이오솔길에 그녀가사립문에 어머니가나를반겨 맞는구나밤은 밤이로되아름다운 밤이어라분분한 꽃잎마다아름다운 얘기..
2020-06-18
누가 뭐래도난오성자 남편이다.그가 웃으면난행복에 겨워 울어야 했고그가 먹는 모습을 보면난가슴 깊은 곳에서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느꼈다.대소변을 못 가려도 행복했고소리를 지르면 가슴으로 품었다.그러나 지금오성자의 눈동자엔 초점이 없다.사그러지는 모습을 보며행복해 하는 이유..
2020-06-16
그리움이바람에 꽃잎처럼 나부껴요붉은 눈물이한 여름밤 빗물입니다가요 곧 가요 하지나 마셨으면타는 목마름 난 어찌하나요일 년 삼백육십오 일어이해 눈물짓게 하십니까이승을 남겨놓고레테의 강 건너는 날황포 돛배 하얀꽃상여 위에두견화 한 송이 던져주세요강 건너 언덕에찔레꽃 두 송..
2020-06-11
대전중구문화원에서 한순례 회장이 이끄는 '시나브로' 회원들 68명이 참여하는 작가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됐다. 시나브로 창립작가전(당시 회장 김정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제9회째 이어오고 있다 한다. 68명의 작가전에는 간혹 서예도 있..
2020-06-09
사랑은 힘을 동반 한다바람이 불 때마다마음이 뛰어도솟아나는 힘 파릇파릇 새싹처럼저 중심의 완고함이 자리를 털고심장의 고동소리가가슴을 때린다. 가라앉았던 기운이충만하게 시작되는이 마음어디서 오는 걸까바람도, 흰 구름도, 하늘도아니, 아닌 것이다가슴 밑바닥에서 솟구치는 기..
2020-06-05
하이얀 쌀밥들이고봉으로 피어나면 그 옛날 생각난다어머니 함박웃음 지금은어디 계실까봄날 같은 어머니.
2020-06-02
자연은 말없이 선물을 준다.엄마의 사랑처럼 공기도, 물도, 햇빛도누구에게나 혜택이 돌아간다.주변을 살펴보고 삶을 즐겨본다.겨울 내내 나목처럼 지내다가봄이 되어 새 생명을 보여인내의 힘을 보여준다.고된 환경도 견디며 이겨내라고. 싱싱하고 푸르던 나뭇잎은누렇게 변한다세월이..
2020-05-26
어여쁜 청사초롱 백년가약으로둘이 하나 되고살다 보니 맑음도 흐림도천둥도 벼락도 휘몰아치는폭풍전야 가슴치는 밤은 눈물로 흐느꼈던 날누가 그랬을까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부부도 서로에게 학습이 필요하리부부의 연으로 세 번의 강산이 흐르고 지나며얼굴 빛만 봐도눈 빛만 봐..
2020-05-21
습관이란 버릇을 말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제 버릇 개한테 못 준다는 말이 있다. 습관(버릇)이 일생이 될 수도 있고, 한번 길들어진 습관은 고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일란드 출신 숀 코비는, 그의 저서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에서..
2020-05-21
쉬지않고 흘러가는 강물처럼세월도 따라서 흘러만 가더라.우리들 인생도 한번 태어나서나이의 순서대로 가는 것만이아니더라.꽃도 피면 낙화되고과일도 익으면 떨어지니백 년을 살던 이 백년을 살던태어난 것은 반드시 죽는 것이진리이더라누구나 인연따라 세상에 왔다가인연이 다하면 가는..
2020-05-19
미루나무 꼭데기빈 둥지봄빛 스며들고초록 이랑에 번지는 햇살이 곱다솔잎 스치는 바람 소리파도 되어 산을 덮고들리지 않는 땅속 반란내 가슴에도 새로 찾아온 사랑이 기지개를 켜며반란을 꿈꾼다늘 처음 처럼 설레는 봄산 속 새 한마리누군가를 부르고 있다
2020-05-12
화려함을 수놓았던 꽃의 그림자 시간의 흐름에 자리를 후배에게 말없이 내어주고 젊은 기상이 넘실대는 초록의 바다에 몸을 맡겨 희망의 노래를 불러본다. 부르는 노래에는 꿈이 있고 미래가 있는 은밀한 속삭임에 사랑이 싹트고 시원스레 초록으로 물든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도란도..
2020-05-05
인생이란 꽃처럼 피었다가 낙엽처럼 가는 것 꿈이 있었기에 별처럼 빛나는 정열을 불 살랐고 꿈이 있었기에 태양처럼 강렬한 희망도 품었었다 세월의 흐름을 누가 막으랴 변해가는 내 모습 이 또한 내 인생의 길이려니
2020-04-28
섬진강에 봄이 오면떠났던 임 돌아왔다 여기시게강바람에 꽃향기 가득하거든추억이라 생각하고 그리웠다 말해주게섬진강에 봄이 오면날 찾는 임에게 전해주게쌍계정 벚꽃 아래 매실주 놓고 홀로 기다린다어서 가보라 하시게섬진강에 봄이 오면지리산 겨울 이야기 들어보게구백구십구 계곡 하..
2020-04-23
절기상으로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 곡우(穀雨)가 이틀 지난 4월 22일(수요일)에 지인으로부터 보문산을 찾아 산행을 한자는 연락이 와 흔쾌히 수락을 하고 학교에서의 당직근무를 끝내자마자 집으로와 아침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등산용 배낭을 챙겨 오전 8시 40분께 집을..
2020-04-21
세상 문을 열고 어둠을 밝히는 이여 노래를 불러다오 너만의 노래를 첫사랑 고백인가 새로운 날 환희인가 떨리는 연분홍 입술에 아프리카 향내가 나는구나 남풍이 어루만진 자리마다 오색 빛 추억이 가득하고 소월의 진달래가 베토벤의 운명이 먼로의 수줍은 미소가 설레던 그녀와 첫..
2020-03-29
부부는 일심동체라고도 하고 무촌이라고도 하며 천륜의 관계라고도 한다. 하늘이 정해준 만남이란 뜻이다. 그렇듯 부부의 연은 하늘이 맺어준 것이지만, 그 과실을 거두는 일은 하늘이 아닌 땅에서 할 일, 즉 부부가 스스로 노력해서 비로소 거둘 수 있는 과실이란 뜻이다. 또한..
2020-03-26
형파 김용복선생이 당신에게 고해달라네요! 이젠 떠나지말고 3년 동안 떠나 있었으니 가족과 함께하면 어떠냐고? 내가 너무 애처러워 보이니 외로운 나와함께 지내라고. 그렇지만 나는 당신께 그런부탁 할 수가 없어요! 나와함께 지내온 동안 얼마나 고생, 고생 다 하셨는데요!..
2020-03-24
세상 문을 열고 어둠을 밝히는 이여 노래를 불러다오 너만의 노래를 첫사랑 고백인가 새로운 날 환희인가 떨리는 연분홍 입술에 아프리카 향내가 나는구나 남풍이 어루만진 자리마다 오색 빛 추억이 가득하고 소월의 진달래가 베토벤의 운명이 먼로의 수줍은 미소가 설레던 그녀와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