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약으로
둘이 하나 되고
살다 보니 맑음도 흐림도
천둥도 벼락도 휘몰아치는
폭풍전야 가슴치는 밤은 눈물로 흐느꼈던 날
누가 그랬을까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부부도 서로에게
학습이 필요하리
부부의 연으로
세 번의 강산이
흐르고 지나며
얼굴 빛만 봐도
눈 빛만 봐도 척하면
그 속 천 리를 보듯 훤하다
누가 그랬을까
지는 게 이기는 거라고
이마만큼 와보니
측은지심이 생기고
대추 한 알
저게 저절로
붉어 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굴어 질 리는 없다
부부도 그러하리
해가 갈 수록 깊어지는
한 알에 대추알 처럼
숙성된 된장 처럼
부부의 정은 측은지심으로
날마다 성숙으로 익어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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