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밝히는 이여
노래를 불러다오
너만의 노래를
첫사랑 고백인가
새로운 날 환희인가
떨리는 연분홍 입술에
아프리카 향내가 나는구나
남풍이 어루만진 자리마다
오색 빛 추억이 가득하고
소월의 진달래가
베토벤의 운명이
먼로의 수줍은 미소가
설레던 그녀와 첫날밤이
안개처럼 떠오르면
자궁에서 나오며 울음을 터트리는
큰아들 놈이
머나먼 길을 영원히 떠나시는
어머니가
무성 영화처럼 아른거린다
짙은 향기 가슴에 젖어들고
나도 따라 피는데
기쁨일까 슬픔일까
간절한 소녀가
남쪽 문을 열고 한라산을 물들이며
날아온다
나비 한 쌍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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