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출판
2018-12-05
'결국 오랫동안 별거중이던 아버지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집에 찾아와 잠긴 안방 문을 열기 위해 119를 불렀다. 경찰도 함께 왔다. 방문 틈새를 메웠던 공업용 본드가 떨어져나가자 지독한 썩은 내가 순식간에 집안을 뒤덮었다. 열아홉 소년은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아버지..
2018-12-05
럭셔리는 편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럭셔리가 아니다. Luxury must be comfortable, otherwise it is not luxury.-가브리엘(코코)샤넬게티이미지뱅크
2018-12-04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 내리는 비는 마음을 들뜨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심연 속으로 나를 침잠시킨다. 마음 밑바닥으로 켜켜이 쌓이는 찌꺼기들과 우울한 정서. 찻잔을 닦는 손에 닿는 서늘한 물기에 움찔 놀란다. 뜨거운 차가 식도를..
2018-12-04
재치는 스스로 환영받고 모든 차이를 무너뜨린다. 그 어떤 위엄성, 학력, 강인한 품성도 적절한 재치에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Wit makes its own welcome, and levels all distinctions. No dignity, no learning,..
2018-12-03
새벽 대포항 밤샘 물질 마친 저인망 어선들이 줄지어 포구로 들어선다 대여섯 명이 타고 오는 배에 선장은 하나같이 사십대고 사람들을 부리는 이는 삼십대 새파란 치들이다 그들 아래에서 바삐 닻줄을 내리고 고기상자를 나르는 이들은, 한결같이 머리가 석회처럼 센 노인네들뿐 그..
2018-12-03
우리 모두는 인생에서 만회할 기회라 할 수 있는 큰 변화를 경험한다. We all have big changes in our lives that are more or less a second chance.-해리슨 포드게티이미지뱅크
2018-11-30
『흉가』는 현대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매년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조이스 캐럴 오츠의 대표작이다. 『좀비』, 『그들』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오츠의 이번 작품은, 여성 작가로서의 문제의식과 고딕 호러라는 장르적 요소가 만나 전 세계 여성 독자들의 뇌..
2018-11-30
찻잔 속 그대 다선 김승호 찻잔 속 그대가 향기로 다가와 한 모금 목 넘김에 향기로 피어나네 겨울 차가운 공기 몸 움츠릴 때 따스한 그대 입술로 나를 받아주오 다 마신 찻잔 속 금붕어 마음속 여운으로 남아 언제나 그대 향한 그리움..
2018-11-30
인간은 오직 사고(思考)의 산물일 뿐이다. 생각하는 대로 되는 법. A man is but the product of his thoughts. What he thinks, he becomes.-마하트마 간디게티이미지뱅크
2018-11-29
화려하기도 비루하기도 한 현대 문명 속에서 사람들에게 도시는 너무나 익숙한 공간이다. 마치 공기처럼 당연시되는 도시의 속성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도 여유도 부족한 탓이다. 함순례 시인은 신간 시집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에서 도시의 다층적 이면을 감성..
2018-11-29
코발트색 페인트를 삽으로 듬뿍 퍼서 철퍼덕 철퍼덕 바른 듯한 하늘이 눈부십니다. 어쩜 구름 한 점이 없을까요. 풍텅 뛰어들고 싶을 지경이에요. 손을 담그면 파란 물이 들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맘때면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곤 하지요. 그런데 꽃같은 감들이 파란 하늘을 수놓..
2018-11-29
"그들의 삶과 죽음은 시간이 아닌 무게로 결정되었다. 1.5킬로그램에 도달 할 때까지를 살고, 1.5킬로그램에 도달하면 죽음을 맞았다. 그것은 육질이 가장 연하고, 고기 맛이 좋은 무게다. (…) 나는 그들에게 삶다운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보다 엄마의 얼굴조차 모르..
2018-11-29
그러나 속죄를 꼭 고통 속에서 할 필요는 없다. 발전적인 방법으로 속죄할 수도 있다. 실수를 교정하는 것은 긍정적인 행동이자 성숙시키는 행동이다. But penance need not be paid in suffering...It can be paid in forwar..
2018-11-28
한상준의 식초 예찬 한상준 지음 | 헬스레터 밥상 위의 건강한 신맛을 탐색한 에세이에 전통식초 100% 활용 방법을 곁들였다. 다양한 요리법과 식초 비누·화장품 제조법, 체질별·성별 식초 활용법 등 '식초 백과사전'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내용이 알차다. 빨간 잉크 이택광..
2018-11-28
1840년대 영국. 직물산업이 발달한 로치데일에 소년 프랭크가 살고 있었다. 프랭크는 끼니를 잇기 위해서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린 기계공이었다. 파업을 하면 쫓겨나거나 공장 주인들이 공장 문을 닫아버리던 시대. 급여는 오르지 않았고 가족은 계속 가난했다. 설상가상으..
2018-11-28
숨을 들이 쉬라. 내 쉬라. 그리고 바로 이 순간이 네가 확실히 가지고 있음을 네가 아는 유일한 순간임을 상기하라. Breathe. Let go. And remind yourself that this very moment is the only one you know y..
2018-11-27
머릿 속에 단백질을 떠올리면 고기가 떠오른다. 계란, 콩도 빼놓을 수 없다는 듯 뒤이어 생각난다.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머리카락이 튼튼해 진다는 말도 있었다. 이 정도가 단백질에 대한 '이미지'다. 먹거리로만 인식하기 쉬운 단백질이 세포 안에서 얼마나 위대한 일생을 사..
2018-11-27
아픈 몸 일으켜 혼자 찬밥을 먹는다. 찬밥 속에 서릿발이 목을 쑤신다. 부엌에는 각종 전기 제품이 있어 일 분만 단추를 눌러도 따끈한 밥이 되는 세상 찬밥을 먹기도 쉽지 않지만 오늘 혼자 찬밥을 먹는다. 가족에겐 따스한 밥 지어 먹이고 찬밥을 먹던 사람 이 빠진 그릇에..
2018-11-27
아름다움에 결점이 없다는 것 자체가 결점이다. The absence of flaw in beauty is itself a flaw. -해브록 엘리스게티이미지뱅크
2018-11-26
80년대 초반 고등학교 때 TV에선 해외 팝가수 뮤직비디오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조악하고 촌스럽기 짝이 없었다. 당시 유명한 김광한 팝칼럼니스트가 선별해서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는 일주일 내내 기다려지는 프로였다. 국내 가요도 인기였지만 학생들 사이에선..
2018-11-26
지역 원로 국문학자인 평론가 송백헌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대전시시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가 최근 평론집 '대전 예술 예인'을 펴냈다. 대전지역의 노래 반세기와 영화 50년, 대전 중구문화원 60년사, 대전 예총 50년사, 대전연정국악원 30년사 등 예술사를 하나로..
2018-11-26
웬 땅굴이죠? 시커먼 굴이 있네요. 넓고 깊은 굴이 어디에 이렇게 생겼을까요? 두더지가 팠을까요, 아니면 다람쥐의 소행일까요? 겨울에 동면하기 딱 좋을 거 같아요. 저 밑에 도토리, 상수리, 잣, 밤 등 곳간이 있을 거 같아요. 지난 주말 보문산 가서 발견했어요. ㅋㅋ..
2018-11-26
너무 소심하고 까다롭게 자신의 행동을 고민하지 말라.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 더 많이 실험할 수록 더 나아진다. Don't be too timid and squeamish about your actions. All life is an experiment. The mor..
2018-11-23
내 맘 알려나 다선 김승호 그대 내달리는 내 맘 알려나 도로에서 일상에서 수 없이 다가오는 그대 생각 숨 쉴 틈 없이 사랑한다며 표현하고 또 달려드는 그대에 사랑 그 기억 속에 오늘은 가슴 저미게 네가 그립다. 도로 가운데 스..
2018-11-23
습관의 사슬은 너무 가벼워서 깨지기 전까지는 느껴지지 않는다. Chains of habit are too light to be felt until they are too heavy to be broken.-워런 버핏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