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시나 이스턴, 신디 로퍼, 마이클 잭슨, 올리비아 뉴튼 존, 듀란듀란, 아하, 웸…. 그야말로 우리의 스타였다. 난 꿈까지 꿀 정도였다. 꿈 속에서 듀란듀란의 리드보컬 사이몬 르봉과 만나 얘기하는 건데 너무 행복해서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현실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달콤함을 뭘로 표현할까.
그 중엔 독특한 노래가 있었다. 그 당시 유행하는 팝송이 아니었다. 메리 홉킨스의 'Those were the days'. 이름하여 '추억의 팝송'이라고 할까. 제목은 '지난 날'이라고 해석이 된다. 이 뮤직 비디오를 보고 절대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와 가수의 목소리, 그리고 영상. 멜로디는 누구나 금방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메리 홉킨스의 애조 띤 목소리가 그 멜로디와 잘 어울리는 노래다.
노랫말의 뜻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슬플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앞 가르마를 탄 금발과 통통한 볼을 한 메리 홉킨스가 블라우스 차림으로 다리 위에서 부르는 영상이 촌스럽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노래였다.
제목처럼 이 노래는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회상하는 분위기다. 풋풋하고 순수했던 청춘의 들뜬 시절, 꿈과 이상을 노래하던 옛 시절.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돌아갈 수 없는 내 청춘의 애틋한 꿈은 어디로 갔는가. 지금 남은 건 삶에 지친 서글픈 현실 뿐. 초저녁, 하나 둘 가로등 불이 켜지는 스산한 거리를 거닐면 나도 모르게 메리 홉킨스의 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많은 세월이 지나도 내 정서를 지배하는 'Those were the days'.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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