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내일] 대덕구의회의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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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대덕구의회의 데자뷔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 승인 2026-11-08 17:00
  • 신문게재 2026-11-09 1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설재균
설재균 팀장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 진위를 떠나,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이 흔한 말이 지금 대덕구의회만큼 뼈아프게 들어맞는 곳도 드물다.

10월 30일, 대덕구의회가 임기 시작 122일 만에 의장을 뽑았다. 그사이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의장을 뽑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 한 곳뿐이었다. 대덕구의회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연속해서 세 번째다. 같은 의회가 같은 이유로 세 번 멈췄다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잘못이다.

시계를 2022년으로 돌려 보자. 9대 대덕구의회도 한 달 넘게 의장을 뽑지 못했다. 양당은 '후반기 의장은 전반기에 의장을 맡지 않은 당이 맡는다'고 합의하고서야 의장을 뽑았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24년 후반기, 전반기 의장이 연임을 이야기하면서 의회는 석 달 가까이 멈췄다. 그 끝에 무소속 전석광 의원이 의장이 됐다. 전석광 의원은 같은 해 11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런데도 대덕구의회도, 두 정당도 이 일을 정리하거나 책임지지 않았다. 그렇게 다시 2년이 흘렀다.

2026년 대덕구의회를 구성한 어느 정당도 과거를 기억하지 않았다. 이번에 더불어민주당은 후보를 등록하고 투표하자고 했다. 그러나 불과 4년 전에는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불참하며 의장 선거를 무산시켰다. 당시 민주당 소속으로 그 표결 불참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 바로 이번에 국민의힘 후보로 의장이 된 전석광 의원이었다.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4년 전 민주당이 걸었던 길을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걸었다. 자리만 바뀌었을 뿐, 같은 조례를 두고 처지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렇게 더불어민주당은 9월에 후보를 바꿨지만, 표가 같으면 연장자 규정에 따라 자당 후보가 당선되는 구도는 그대로였다. 10월 13일에는 의장직을 양보하겠다면서 상대 당 후보의 자격에 조건을 달았고, 10월 29일에는 모든 조건을 거두며 국민의힘에 의장 자리를 내줬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첫 선거에는 나오지 않았고, 이후에는 무효표로 선거를 무산시켰다. 추석 전에 끝내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넉 달 동안 국민의힘이 한 것은 처음 내세운 후보를 끝까지 지킨 것 하나다. 그러면서 전석광 의원은 본인이 의장을 해야 하는 이유를 단 한 번도 설명하지 않았다. 주민에게 의장을 해야 하는 이유 하나 설명하지 못하면서 연속으로 자리 욕심을 낸 것뿐이다.

정리되지 않은 4년 간의 일은 사라지지 않고 이번 원구성 협상에 감정으로 올라왔다. 기억해야 할 것은 그때 누가 의장이 됐느냐가 아니라 왜 멈췄느냐였다. 결국 문제는 원칙이 없다는 데 있다. 대덕구의회에는 의장을 언제까지 뽑아야 하는지 정한 조항이 없고, 선거가 무산되면 날짜를 다시 잡아 같은 투표를 되풀이할 뿐이다. 표가 같으면 나이 많은 후보가 당선되니, 불리한 쪽은 표결장에 나오지 않는 길을 택한다. 원칙이 없는 자리를 채운 것은 그때그때의 셈법이었다. 그 비용은 구민이 치렀다. 의회가 멈춘 사이 안건 심사는 멈췄고, 주민이 이용하는 시설은 문을 닫기도 했다. 그 시간은 누구도 보상해 주지 않는다.

대덕구의회가 이번 122일을 반성하는 방법은 원칙을 남기는 것이다. 의장 선출 기한을 못 박고, 정해진 횟수 안에 뽑지 못하면 다음 절차로 넘어가야 한다. 원구성 전에는 의정활동비를 주지 않고, 양당 합의의 과정과 결과는 구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누가 다수이든, 누가 후보이든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이어야 한다. 원칙은 유불리를 따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유불리를 따져 꺼내 드는 원칙은 셈법일 뿐이다. 이 원칙을 조례에 새기지 않으면 대덕구의회는 같은 잘못을 네 번째 되풀이하게 된다. 이제 2028년 후반기 원구성까지 1년 8개월 남았다.

/설재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의정감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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