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기후변화가 바꾸는 일상, 우리가 바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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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기후변화가 바꾸는 일상, 우리가 바꿀 미래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 승인 2026-11-05 17:57
  • 신문게재 2026-11-06 18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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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연구위원
집을 구할 때 우리는 무엇을 가장 먼저 살펴볼까?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교육 환경이 좋은 학세권이 인기다. 그런데 앞으로는 새로운 조건이 추가될지도 모른다. 바로 '기후안전권'이다. 아무리 전망이 좋은 집이라도 여름에는 찜통처럼 덥고,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침수를 걱정해야 한다면 과연 살기 좋은 집일까?

기후변화는 더 이상 북극곰이나 빙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어디에 살고, 무엇을 먹으며, 어떤 직업을 갖고, 자녀를 어떤 환경에서 키울 것인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2021년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최대 2억 1,600만 명이 자국 내에서 거주지를 옮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수면 상승과 가뭄, 물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다. 우리나라도 폭염과 열대야, 집중호우가 반복되면서 주거 환경의 안전성과 냉방비 부담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제 좋은 집의 기준은 교통과 학군뿐 아니라 기후 위험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가로 확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건강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우려된다. 2025년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폭염에 노출될 경우 조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자, 어린이, 임신부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 일자리 역시 안전하지 않다. 국제노동기구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열 스트레스로 2030년 전 세계 노동시간의 약 2.2%가 손실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정규직 근로자 약 8,000만 명의 연간 노동량에 해당한다. 기후변화가 생산성과 소득, 산업경쟁력까지 흔들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과 이미 진행 중인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기후적응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저탄소 에너지 공급의 확대와 개발된 탄소중립 기술이 실증과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특히 온실가스를 줄일수록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의 부담과 산업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업과 연구기관은 기술혁신으로 탄소중립의 실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에서 2024년에 발표한 '국내 재생에너지 투자 동향과 수용성 분석'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사회적 수용성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는 저탄소 공정, 탄소활용기술, 청정수소,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의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도 탄소를 유용한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제는 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여 온실가스 감축과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해야 한다. 국민의 역할도 작지 않다.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 음식물쓰레기 감축 등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하다. 나아가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고 정부와 기업의 감축 노력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관심을 두는 적극적인 참여도 중요하다.

탄소중립에는 상당한 시간, 비용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응을 미룰수록 재난 복구비와 의료비, 농업 피해와 생산성 손실 등 더 큰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탄소중립은 비용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의 성과는 온실가스를 몇 톤 줄였는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안전한 집에서 생활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받으며,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탄소중립은 정부만의 과제도, 기업만의 책임도 아니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혁신, 국민의 생활 속 실천이 함께할 때 실현될 수 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을 내일의 우리 아이들도 누릴 수 있도록 지키는 것, 그것이 탄소중립을 향해 지금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화학연구원도 미래세대가 오늘의 우리를 평가할 때, 탄소중립을 숫자로만 선언한 세대가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고 변화를 만들어 낸 세대로 기억할 수 있도록 그 여정에 함께하고 있다. /장태선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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