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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영 세계세팍타크로연맹 부회장 |
대한체육회와 중앙 종목단체들은 굳게 닫혀 있던 빗장을 과감히 풀고 선거인단을 기존 수천 명 수준에서 수만 명 단위로 대폭 확대하며 사실상의 직선제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매년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지방정부 혈세가 투입되는 지방체육회의 시계는 더디게 흐르고 있다. 여전히 수백 명 남짓한 소수 대의원들 중심의 간선제 구조에 멈춰 서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이 닫힌 빗장을 현장 체육인들의 품으로 풀어낼 기회는 과거에도 충분히 있었다.
오래전부터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선거권을 폭넓게 부여하자는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올 초에도 개방을 향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하지만 행정적 편의주의와 익숙함에 기댄 저항은 현장의 목소리를 온전히 수용하지 못했다. 결국 선거권 확대라는 중대한 개혁 조치는 2030년 민선 4기 선거라는 부칙 뒤로 유예되며 또다시 4년 뒤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이러한 폐쇄적인 선거 구조가 안타까운 이유는 명확하다. 한정된 소수의 표심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는 선거가 자칫 관계와 친분을 따지는 구태의연한 인맥 중심의 경쟁으로 흐를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지역 체육의 미래를 담보할 정책과 비전이 치열하게 논의되어야 할 공론의 장이 자칫 소모적인 줄 세우기로 변질될 수 있다는 현장의 위기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지금은 체육 현장의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미 종목을 막론하고 생활체육 동호인의 규모가 전문 선수층을 압도하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은 생활체육을 체육회 차원에서 더욱 세밀하게 관리하고 이를 전문 체육과 어떻게 유기적으로 융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도의 행정적 고민이 절실하다. 하지만 소모적인 세 대결에 치우친 환경에서는 이러한 본질적인 고민이 뒤로 밀리기 십상이다. 저출산 탓만 하며 방치된 학교 체육 생태계의 복원, 지역 유망주가 고향에 머물며 성장할 수 있는 육성 파이프라인 구축 등은 쉽게 논의되지 못한다. 그저 눈앞의 성적을 위해 거액을 들여 타지역 선수를 일회성으로 영입하고 대회가 끝나면 상위권부터 하위권에 이르기까지 전국 어느 지자체를 막론하고 각자의 예산과 형편에 맞춘 자평 속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미루는 단기 순위 중심의 관행만 반복될 우려가 크다. 오늘날의 스포츠는 단기적 메달을 위해 예산을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글로벌 MICE 산업과 연계해 수많은 관광객과 스폰서를 끌어들이며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강력한 부가가치 창출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철학과 비전 대신 좁은 관계망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이러한 미래를 도무지 설계할 수 없다. 다가오는 12월 16일 치러질 선거는 제도적 개방 이전에 치러지는 마지막 간선제 선거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무게가 남다르다. 바로 이 낡은 관행의 끝자락에서 지역 체육인들과 시민들은 이번 선거가 어떤 시대정신을 담아내는지 냉정하고 지혜롭게 지켜보아야 한다.
관성적인 인맥의 그늘에 안주해 과거의 방식을 답습할 것인지 아니면 닫힌 제도의 한계를 넘어 지역 체육을 온전히 시민과 현장의 품으로 돌려놓을 미래 시스템을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 2030년 직선제라는 피할 수 없는 변화에 다다르기 전 치러지는 이 마지막 간선제 선거가 역설적으로 지방 체육의 낡은 사슬을 우아하고 단호하게 끊어내는 진정한 개혁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주영 세계세팍타크로연맹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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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