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 (42회)심대평 前 충남지사의 인본행정과 오상(五常)-(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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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정회고록) “남기고 싶은 이야기” (42회)심대평 前 충남지사의 인본행정과 오상(五常)-(하편)

김용교(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 승인 2026-11-03 16:00
  • 신문게재 2026-11-04 11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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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지사는 유교의 중심사상인 오상(인.의.예.지.신)을 몸소 실천해온 분이다. 사진=김용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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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교(前 충남도정책기획관
前 아산시 부시장)
(3) 끊임없이 도정발전을 위한 정책을 구상하다

지(智)는 지혜·슬기다. 지혜의 사전적 의미는 ‘이치를 빨리 깨우치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현명함과 통찰력’이다.

지혜는 한마디로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고, 상하좌우. 입체적. 평면적. 360°전체를 꿰뚫어 보는 것’이다.

특히, 공공의 유익을 가져올 수 있어야 진정한 지혜로운 행동이다. 유교의 오상(五常) 인·의·예·지·신에서 지(智) 즉, 지혜는 심 지사의 공직 수행과정에서 기획력과 정책능력을 연결시키고 싶다.

공직사회는 통(通)으로 통(通)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인사발표를 하게 되면 인사후평이 있게 되는데, 검찰이면 아무개는 특수통, 경찰의 경우면 수사통,정보통 등 어느 분야에 정통한 사람을 00통으로 따로 지칭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심대평 지사는 대단한 정책 기획통이다. 심 지사와 함께 근무하였거나 심 지사를 아는 분이라면 정책기획 분야에 정통하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4) 심 지사께서 직접 기획한 선이 굵은 정책 사례

심 지사께서 직접 기획한 정책 중 선이 굵고 기억나는 몇 가지를 되새겨본다.

1)충남도에서 보령댐 건설 기틀을 마련하였다

당초에는 충남도에서 직접 댐을 건설하려고 하였는데 심 지사는 국무총리실 해정조정실장으로 발령후 수자원공사를 통하여 건설토록 하였다. 보령댐이 건설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충남 서해안권 주민들의 식수를 비롯한 생활용수를 어디에서 공급받고 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한다.

보령댐에 대해서는, 수자원 공사가 국가 공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는데도 굳이 광역지자체인 충남도에서 직접 댐을 건설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의문들이 많이 있어서 이참에 상술하고자 한다.

보령댐은 한전의 보령화력과 당진화력의 용수 문제 해결 차원에서 한국전력에서 상당한 재정부담의 약속이 있었고 일단 사업을 추진하면 국가에서도 어느 정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① 21세기는 어느 지자체가 물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는 점

② 수자원공사에서 댐을 건설하고 관리 운영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영업이익을 얻게 되는데 반해 충남도가 댐의 소유자가 되어 관리 운영한다면 양질의 용수를 도민들에게 영구적으로 값싸게(원가로) 공급할 수 있다는 큰 장점 이 있어 추진하게 되었다

1990년부터 충남도는 실시설계를 하고 사업소까지 설치하여 용지보상 작업을 완료하였고 1992. 6. 4일 착공하였다. 완공하는데 그 당시 사업비로 4,379억 원이라는 방대한 공사비가 들기는 하나 한국전력과 협의 여하에 따라서는 한국전력 측에서 더 많은 부담이 가능하다고 보았다.건설기간이 10년(2002년 1월, 다목적 댐 인정 고시)이 걸렸으므로 충남도에서 1년에 100억 원씩 투자하면 될 것이고 그 정도는 도 재정에서 감내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심대평 지사께서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정으로 발령나셨고, 이동우 지사께서 후임으로 취임하신 후 우리나라 댐 건설 운영 전문 기관인 수자원공사로 넘겨주는 것으로 정책판단하여 건설부로 이양하게 되었다.

② 안면도 사태가 교훈을 주다.

안면도에 사실과 다른 핵폐기물 처리장 설치계획 보도로 주민들 극력 저항, 크게 반발, 도지사 진심 어린 사과, 모든 행정의 투명성 확보를 큰 교훈으로 남겼다.

③ 서해안고속도로를 끈질긴 노력 끝에 서해안 쪽으로 변경하고 7km가 넘는 웅장한 서해 대교도 건설하였다.

④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⑤ 민선 자치시대 지방정책 능력을 향상시키다.

정책실 설치, 여성정책관실 신설, 여성정책개발원 설립, 도내 30여 개 대학의 권위 있는 교수로 정책자문교수단 위촉 등이 이뤄졌다.

⑥ 지방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권을 누리게 하다. 국악관현악단, 교향악단, 국악단, 연정국악원,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 설치 운영 등

⑦ 충남 정신을 발양시켜 나가자. 충효·절의·선비·예의·개척 정신 등 5대 정신 정립·발양, 충남역사문화 연구원 설립 등

⑧ 2001 전국체전에서 충남이 1등을 하다.

매년 서울과 경기도가 번갈아 1등을 차지하였으나 2001년도에는 충남이 1등을 차지해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의지, 도민 에너지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리더십과 힘 등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⑨ 맞춤형 친환경 비료 지원사업을 추진하다.

벼농사의 경우 토양의 특성에 따라 비료 종류를 선택하고, 권장 시비량을 지키고 적기에 알맞은 시비로 비료 남용 억제를 유도했다.

⑩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로 후속 대책을 마련하다.

대통령 특별면담, 국회에 특위 설치건의,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제정에 공동노력, 맞춤식 보상 등을 추진했다.

⑪ 일본 구마모토현에 충남도 공무원을 파견시키다.

1997~2016년까지: 5급~6급 8명 파견 근무 (1인당 2-3년씩)

⑫ 기업유치 사업장에 공무원을 파견시키다.

아산 탕정 삼성전자 공장에 기술직 간부 2명 파견·상주하면서 기업애로를 현장에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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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지사는 일은 사람이 한다며 인재관리 통장 운영을 강조하였다. 사진=김용교 제공


이와 같이, 정책통인 심대평 지사는 다양한 신규정책 개발로 도정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공무원과 도민들의 사기를 높여줌은 물론, 도민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심 지사께서도 정책을 실패한 사례가 있다. 국도비 345억 원 등 총 519억 원을 투자하여 1999년 9월에 개장한 천안 중부 농축산물류센터다.

개장한 지 4년 만에 누적 적자가 400억 원에 이르러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민간으로 이양하였다. 심 지사께서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이 실패로 돌아가자 심 지사는 그 누구보다도 뼈아픈 고통을 겪어야 했다.

공직생활을 통틀어 정책실패는 처음이라고 술회하신 바도 있다. 도의회에 나가 실패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하면서 손실 최소화를 위한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심 지사는 중·고교를 다니면서 포도 농사를 거들었는데 포도를 직접 리어카에 싣고, 대전 농산물 도매시장으로 가지고 가 팔기도 하였다. 심 지사는 이 과정에서 농민들의 땀 흘린 대가가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중간 상인들의 농간과 유통 마진으로 상인들만 배 불리는 실정이었다. 당연히 소비자들은 비싼 값을 주고 사 먹을 수밖에 없는 유통구조였다.

이 같은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혁파하지 않고는 땀 흘린 농민들의 소득을 보장해주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공직생활 내내 가슴에 담고 왔던 혁파의 꿈을 이루었지만 물류센터 운영은 녹록치 않았다.

비난과 비판의 화살을 다 맞고 한참이 지난 후 심 지사는 "공무원들이 장사 마인드를 갖는다는 것은 마음과 같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술회하셨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나로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앞으로 공익성과 기업성이 동시 요구되는 대형 사업장을 개장할 때는 손발도 맞춰가며 1년 4계절 정도는 시운전을 해본 후 개장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5) 오상(五常)의 신(信)과 인본행정(人本行政)과의 관계

오상의 마지막 덕목인 신(信)은 믿음성이 있고 성실함을 일컫는다. 사람 인(人) 변에 말씀 언(言)이 합쳐진 말이 신(信)이다.

신은 우정이 두텁고 친구를 속이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내적 양심이고 성실함과 거짓 없이 언행하는 것이다. 심 지사를 두고 도민들이 "심대평이 말은 믿을만 혀" "대평이 말은 믿어도 돼"가 현직에 있을 때 자주 회자되었었다. 심 지사는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 대신 약속은 신중을 기한다. 지킬 수 있는 일인지?를 따져보고 결정한다. 1995년 7월 민선 1기 지사 취임 후 대강당에 전체 직원들이 모인 첫 월례조회에서 "민무신이면 불립"(民無信不立)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백성이 믿지 않으면 그 나라와 정부는 존립할 수 없다"는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유명한 말이다. 백성을 굶주리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고, 군사를 양성하여 외부로부터 침입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백성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치가는 백성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야 한다.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일관성, 솔직함, 책임감 등을 갖춰야 한다. 신뢰는 믿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굳게 믿고 의지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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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지사는 산.들.바다의 조화와 풍요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였다. 사진=김용교 제공
<사례> 정성 없이 일하다 업무보고 중단

1988년 5월 관선 충남지사로 취임한 심대평 지사는 도청의 각 실국장으로부터 업무 현황을 보고받았다. 나는 당시 지방과 행정계 주무관으로 배석하고, 신임 도지사의 행정 철학, 도정의지와 방향 등을 기록하여 17개 시군에 전파 공유하는 역할을 맡았다.

가정복지국장 보고 때였다. 보고가 시작된 지 5분쯤 지났을까? 지사님께서 갑자기 "가정복지국 보고중지" 하시면서 배석자들에게 보고서를 펴 보이며 "보고서 한 페이지에 오자(誤字)가 무려 여덟 개나 나왔다"며 빨강색 사인펜으로 오자에 동그라미 친 것을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 "주사나 주사보가 작성해준 것을 계장·과장·국장 누구 하나 검토는커녕 읽어보지도 않고 덜렁 덜렁 따라 나왔다"면서 "그렇다면 도지사는 주사나 주사보 데리고 일하지, 계장·과장·국장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고 크게 질책하였고 참석자 모두도 아연실색하였다.

오탈자는 오·탈자 자체도 문제이지만, 행정의 신뢰와 직결된다며, 공들여 작성한 보고서에 오탈자가 있으면 그 보고서 전체가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고 엉성한 느낌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얼굴에 작은 흉터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시험을 보기 위해 참고서를 샀는데 오·탈자가 빈번하게 나오면 "내가 이 책으로 계속 공부해도 되나" 의문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교정에 왕도(王道)는 없다. 달리 지름길도 없다. 오직 보고, 또 보고, 정성을 다하여 반복확인하는 일만이 오·탈자를 없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김용교(前 충남도정책기획관.前 아산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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