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미완의 도시를 탓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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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미완의 도시를 탓하기 전에

세종본부 조선교 기자

  • 승인 2026-11-03 10:50
  • 수정 2026-11-03 14:02
  • 신문게재 2026-11-04 18면
  • 조선교 기자조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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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교 세종본부 기자
정부의 대규모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 예고. 여기에 우여곡절 끝에 논의가 재개된 행정수도특별법 제정까지. 올 하반기 들어 세종시는 연이어 변곡점을 맞고 있다.

표면적으론 정부가 의지를 뚜렷하게 드러낸 데 이어 여·야 지도부 모두 과거부터 행정수도에 공감대를 표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엿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의 여론은 달리 흘러가고 있다. 공격적이고 매섭다.

정치권이나 언론 보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수도권과 기득권을 중심으로 수도 이전론이 불필요하거나 준비가 채 되지 않은, 제고해야 할 사업으로도 거론된다.

20여 년 전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란 대의에서 출발한 역사적 배경이나, 끝내 멈춰 서게 된 원인은 알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급기야 세종 행정기관 이전을 비롯해 혁신도시 등 지방 공공기관 이전까지 싸잡아 효능이 없었다는 지적까지 고개를 들었다.

당연한 얘기다. 이 같은 발목잡기들로 인해 대의는 흔들렸고, 어떤 정책도 순리대로 완벽히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간 진행된 수도권 자원의 분산 정책은 인구와 자원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된 비정상을 바로 잡기 위해 추진됐다.

주거 부담부터 교통, 환경 등 삶 전반에 걸친 사회적 비용이나 지방 소멸로 인한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상식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는 1970년대에도 수도 이전론이 제기된 이유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안보 문제와 더불어 수도권 과밀화 해소를 위해 행정수도 건설계획, 이른바 '백지계획'(현 세종 장군면)을 내놓기도 했다.

어찌 보면 어느 정당이나 특정 세대의 유산이 아닌, 국가적 과업인 셈이다. 그런 만큼, 방향성에는 모두의 공감대가 있고 여·야 모두 반대 입장을 뚜렷하게 내놓기 힘든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의 문제 제기엔 당혹스러운 지점이 많다.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다짜고짜 위헌 시비나 개헌 필요성을 가져오며 특별법 제정을 겨냥하기도, 일부는 그간 조성된 각종 인프라나 주거, 교통 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대안 없는 질타들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모두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식이다. 신행정수도 건설계획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서울이 관습헌법상 수도라는 위헌 판단에 의해 멈춰섰다.

그 결과 세종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건설됐고, 현재로선 국가중추기능 전체가 이전하지 못한 어중간한 포지션을 차지하게 됐다.

본래 계획된 수요와 인프라는 약화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이치지만 공급은 수요를 따르기 때문이다. 시 출범 이후 지난 10여 년간 이어진 도시개발이나 교통망 확충도 수요에 발맞춰 진행됐다.

행복도시는 여전히 건설 중이다. 도시개발 측면 뿐만 아니라, 당초 수도로서 계획된 국가중추기능의 완전 이전을 이루지 못한 미완의 도시다.

이런 배경과 명분에도 불구, 현 상황을 두고 쏟아진 비판들을 접할 때면, 이미 이전한 기관들을 다시 서울로 올려보내자는 주장인지 의심케 한다.

행정수도특별법을 둘러싼 선후관계에 대한 오해도 지속되고 있다. 애당초 특별법은 위헌 논란을 돌파하기 위한 투 트랙 전략으로 마련됐다.

개헌을 통해 수도로서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방안, 그리고 개헌이 아니더라도 입법 절차를 통해 헌재의 재판단을 받아 위헌 논란을 불식시키는 전략이다.

앞선 국회 공청회에선 이미 중앙행정기관이 대거 이전한 만큼, 이 전략이 유효하다는 헌법 전문가들의 의견이 도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입법 과정에선 위헌 시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최근의 국회 논의는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인상을 남겼고, 야당인 국민의힘 측은 내부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중심이 서지 않은듯한 모습으로 읽혔다.

부디 앞으로의 논의는 미완의 도시를 탓하기 전에 국가적 과업으로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해본다.
세종=조선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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