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원특례시, 시민 체감 자치분권 준비…내년 6월 특별법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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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원특례시, 시민 체감 자치분권 준비…내년 6월 특별법 시행

대형 건축물 허가·리모델링 등 도시행정 권한 확대
재정 특례·법적 지위 확보 추진…전문가·청년·시민과 분권 기반 다져

  • 승인 2026-10-27 09:46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수원
지난해 9월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지방자치분권 발전을 위한 정책포럼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수원특례시 제공)
대규모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거쳐야 하는 승인 절차가 줄고,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처리하는 기간도 짧아진다. 수원특례시가 내년 '특례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준비하는 변화다.

27일 시에 따르면, 경기도를 거치던 일부 사무를 시가 직접 처리하면서 지역의 여건과 수요에 맞춘 행정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수원시는 확대되는 권한을 시민 생활과 도시 발전에 연결하기 위한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사무 이양에 맞춰 행정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업무를 뒷받침할 재정과 명확한 법적 지위를 확보하는 데에도 힘을 모을 계획이다.

오는 29일 지방자치 및 균형발전의 날을 앞두고 수원의 자치분권은 법 시행을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6월 2일 공포된 특별법은 2027년 6월 3일부터 시행된다.

■시민이 만날 첫 변화는 행정 절차…도시 특성에 맞게 직접 판단

특별법에는 기존 이양 사무 8개와 신규 사무 19개 등 총 27개 특례사무가 담겼다. 개별법에 규정된 6개 사무까지 더하면 특례사무는 총 33건이다.

수원시가 주목하는 분야는 도시 개발과 정비다. 광역단체의 승인을 받거나 협의를 거치던 절차가 줄어들면 사업 추진의 자율성을 높이고 처리기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규모 건축물의 건축허가다. 51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만㎡ 이상 건축물은 광역단체의 사전승인을 거쳐야 했지만, 앞으로는 해당 절차를 생략할 수 있게 된다. 시는 스타필드 수원과 같은 대형 건축물의 사업기간이 약 1~2개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경기도가 갖고 있던 리모델링 기본계획 승인 권한이 수원시로 이양되면서 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처리기간이 7개월에서 약 3.5개월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광지 지정과 조성계획 수립, 산업단지 개발 관련 절차도 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자체 산업단지개발지원센터와 지방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단지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수목원·정원의 조성계획 승인과 등록 역시 시가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두 곳의 수목원을 운영하는 수원시는 이를 바탕으로 자연·정원 분야의 행정 경험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광교·호매실지구 등에서 경기도에 요청해 지정했던 옥외광고물 특정구역도 직접 지정할 수 있다. 지역의 환경과 특성을 고려한 도시 관리 권한이 커지는 셈이다.

광역교통과 주택정책에 시민 의견을 전달할 근거도 마련됐다. 대도시권 광역교통관리 기본계획과 특별대책지구 지정·해제,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조정대상지역 지정·해제 등의 과정에서 수원시장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특례시 출범 4년 만에 제도적 그릇이 마련된 만큼 시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가 이어지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무와 책임 늘어난 만큼…재정 권한 확보가 다음 과제

특별법 시행으로 사무 권한이 늘어나지만 이를 수행할 재원을 마련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수원시는 대도시의 행정수요와 이양받는 책임을 고려한 재정 특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가 제시한 2026년 자료에서 수원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11위, 재정자주도는 130위다. 수원시는 이 차이를 바탕으로 자체 수입 기반에 더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을 확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비교 대상인 4개 특례시의 재정 여건도 제시했다. 2026년 예산 기준 전국 평균 1인당 지방세 부담액은 78만9000원인 반면, 4개 특례시는 106만9000원으로 약 35% 많았다. 1인당 세출예산액은 전국 평균 829만9000원, 4개 특례시 301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재정 특례 확보 방안으로는 두 가지가 제시돼 있다.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조정교부금 조성재원 비율을 47%에서 67%로 높이고, 지방세징수법 시행령을 개정해 도세징수교부금 교부율을 현행 3%에서 10%로 상향하는 방안이다. 시는 관련 특례가 확보되면 수원시 재원이 약 4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정재진 수원시정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재정분권은 원칙의 문제이고, 특례시는 그 시험대 위에 있다"며 "자치단체의 특수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분권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례시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일도 추진 과제다. 현재 지방자치법상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대한 특례로 인정되는 특례시를 지방자치단체의 한 종류로 명시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한 개정안은 2024년 6월 13일 김영진 국회의원이 발의했다.

■제도 준비에 시민 참여 더해…청년과 지역사회로 분권 확산

시는 권한 이양을 준비하는 행정적 대응과 함께 시민들이 자치분권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참여하는 기반도 넓히고 있다.

정책 논의의 중심에는 수원시 자치분권협의회가 있다. 2013년 전국 최초로 구성된 협의회는 대학교수와 연구원, 시민단체 관계자 등 위원 30명이 참여한다. 위촉 후 2년 동안 정례회의와 워크숍,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자치분권 발전계획과 추진 상황을 심의·조정하고 전문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청년 세대는 자치분권 청년기획단을 통해 참여하고 있다. 2023년 출범한 이후 올해 4기까지 총 120명의 청년이 활동했다. 청년과 대학생들이 지방자치를 배우고 짧은 영상, 사회관계망서비스, 인공지능을 활용한 홍보물 등으로 또래 세대에 자치분권을 알린다.

시민사회와 경제계도 힘을 보탠다. 2024년 출범한 '특례시 발전 수원시민 포럼'에는 59명이 참여해 캠페인 등 자발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는 '수원시 자치분권 촉진 지원 조례'를 근거로 정책토론회와 학술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공직자와 주민자치회, 단체원, 청소년·청년 등을 대상으로 한 자치분권 교육도 3년간 20회가량 실시했다.

이재준 시장은 "내년 6월 특례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에 앞서 특례시 지역계획안 수립과 신규 특례사무 이양 등의 후속 조치를 빈틈 없이 준비해 특례시 행정수요에 제대로 대응하겠다"며 "상생, 균형발전, 실질적 제도화라는 방향으로 특례시 제도가 한 단계 더 성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수원=이인국 기자 ku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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