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과 1의 한계 넘다"…인하대·부경대, 단일 고분자로 '3진 논리소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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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의 한계 넘다"…인하대·부경대, 단일 고분자로 '3진 논리소자' 개발

인하대 이근형 교수·부경대 이지열 교수 연구팀, 전압별 2단계 도핑 원리 활용
복잡한 이종접합 구조 없이 '0·1·2' 구현…AI 손글씨 인식 정확도 89.3% 달성
이진 신경망 대비 15.2%p 우수…'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게재

  • 승인 2026-10-13 13:10
  • 주관철 기자주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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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진 논리소자를 개발한 공동연구팀.(왼쪽부터) 이근형 인하대 교수, 박동현 박사과정생, 이지열 국립부경대 교수./사진=인하대 제공
기존 이진법(0과 1) 기반 반도체의 물리적·전력적 집적 한계를 극복하고, 단 하나의 고분자 소재만으로 세 가지 논리 상태를 구현하는 차세대 다진(Multi-valued) 논리소자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인하대학교(총장 최기영)는 화학·화학공학융합학과 이근형 교수 연구팀이 국립부경대학교 이지열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한 종류의 고분자 반도체를 활용해 '0, 1, 2'의 세 가지 상태를 안정적으로 표현하는 3진 논리소자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모든 컴퓨터와 IT 기기는 정보를 '0'과 '1'의 조합으로 처리하는 이진 논리 회로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소자의 미세화 한계와 연산 전력 소모, 복잡한 배선 구성이 걸림돌로 떠올랐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하나의 소자로 더 많은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다진 논리(Multi-valued Logic)' 기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존 다진 논리 연구는 서로 다른 성질의 반도체 물질을 정밀하게 결합(이종접합)해야 해 제조 공정이 까다롭고 수율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했다.

공동연구팀은 한 종류의 고분자 반도체 내부에서 전압 세기에 따라 전하 이동 양상이 두 단계로 순차 전환되는 특성에 착안했다.

낮은 전압에서는 이온이 반도체 표면의 전하 분포만 바꾸는 '정전기적 도핑'이 발생하고, 전압이 올라가면 이온이 내부로 침투하는 '전기화학적 도핑'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 두 도핑 과정 사이에서 전압이 바뀌어도 전류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평탄 구간을 정밀하게 포착했다. 이 구간을 활용해 전류가 적게 흐르는 상태(0)와 많이 흐르는 상태(2) 사이에 극도로 안정적인 중간 논리 상태(1)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복잡한 구조 없이 입력 신호를 반전 출력하는 핵심 논리 회로인 '3진 인버터'를 성공적으로 작동시켰다.

인공지능 연산에서의 실효성 평가도 입증됐다. 실제 개발된 소자의 특성 수치를 반영해 표준 손글씨 숫자 데이터셋(MNIST) 인식 성능을 검증한 결과, 3진 신경망은 89.3%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는 동일 조건에서 평가된 기존 이진 신경망의 정확도(74.1%)보다 무려 15.2%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제36권 제79호에 정식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정전기적 도핑에서 전기화학적 도핑으로의 순차적 전환을 통한 단일 고분자 기반 다진 논리 구현(Single-Polymer Multi-Valued Logic Enabled by Sequential Electrostatic-to-Electrochemical Doping)'이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고부가첨단석유화학소재전문인력양성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근형 인하대 교수는 "단일 고분자 반도체의 순차적 도핑 제어를 통해 다진 논리의 난제였던 '안정적 중간 상태'를 확보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며 "향후 저전력 초고속 컴퓨팅은 물론,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처리하는 엣지 AI(Edge AI) 및 온디바이스 AI 소자의 새로운 설계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주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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