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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필용 소장 |
정치에서 프레임은 현실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현실을 해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코어가 무너졌다는 주장이 반복되면 지지층 내부에 불안과 불신이 확산되고, 정책적 차이가 충성심의 문제로 바뀌고, 건전한 비판은 배신과 분열의 언어로 해석된다. 이미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런 분열이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그러니 지지율이 다시 오르는 것이 일시적일 뿐이다. 이 분열의 결과는 무엇일까?
집권여당의 지지층 분열은 선거패배로 이어졌다. 선거에 패배하고 나서야 후회하고, 우리는 원래 같은 편이었음을 자각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다시 통합의 길로 나아가고, 운이 좋으면 정권을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이 논쟁의 결과를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모든 세력을 통합해 총력을 다해야 이재명 정부도 성공하고 정권도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를리 없으니 말이다.
우선 소모적인 내부 논쟁을 바꿔야 한다. 지금 민주당에서는 코어 지지층이 누구인지, 누가 대통령에게 더 충성하는지, 누가 당의 정체성을 대표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내부에서만 해야 한다. 적어도 외부에 비치는 정치적 메시지가 내부 정당성 경쟁에 치우쳐 있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김민석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논쟁의 무대를 당 밖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세계는 AI기반의 대전환을 맞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이고, 사회는 어떤 문제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산적한 과제들이 있다. 인공지능의 확산이 노동시장과 고용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소득과 일자리의 관계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성장의 성과를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와 자영업자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저출생과 고령화, 지방소멸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본사회를 둘러싼 논의를 어떤 재원과 제도, 권리와 책임의 틀 안에서 구체화할 것인가, 시민이 공공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런 질문을 국가적 의제로 제시해 국가의 미래를 둘러싼 사회적 토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금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것은 코어의 붕괴라는 주장 자체만이 아니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진단이 당내 불안을 키우는 상황, 내부의 순혈주의가 정치적 다양성을 억누르는 상황, 현안에 매몰된 정치가 미래의 의제를 잃어버리는 상황을 함께 경계해야 한다.
김민석 대표와 민주당은 현안 대응에 집중하느라 국가적 과제에 대한 토론을 정치의 중심에 충분히 올려놓지 못하고 있다. 매일 발생하는 정치적 논쟁에 대응하고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는 일은 집권당의 중요한 책무다. 그러나 그것이 정치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현안 대응만 반복하는 정당은 사건을 수습할 수는 있어도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
김민석 대표는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릴 책임이 있고, 그것을 자신의 정치적 신뢰로 연결하는 것이 본의의 정치적 전망을 밝게 할 수 있다. 그러려면, 당내 갈등을 관리하는 능력뿐 아니라 국가적 의제를 설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개인적 인기나 계파적 기반이 아니라 공적 성과와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통해 평가받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신뢰 회복 역시 같은 원리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지층의 요구를 존중하되 국민 전체의 삶을 향하고, 당내 갈등을 관리하되 사회적 논쟁을 주도하며, 오늘의 현안에 대응하되 내일의 대한민국을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지율의 단기 등락을 과도하게 해석하기보다 여러 조사와 정책 성과, 국민의 체감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안필용 시사정책연구소 공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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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