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아이들 들썩이게 한 '반짝이 어둠상자'…인천대 과학교실이 쏘아 올린 작지만 큰 혁신

  • 전국
  • 수도권

섬마을 아이들 들썩이게 한 '반짝이 어둠상자'…인천대 과학교실이 쏘아 올린 작지만 큰 혁신

섬 지역 '보육 사각지대'에 던진 상생의 질문
단순 관람 아닌 '직접 체험'…과학복지의 지평 넓혀

  • 승인 2026-10-08 13:41
  • 주관철 기자주관철 기자
적·영흥 섬마을 과학실험실3
인천대학교 과학영재교육연구소가 운영하는 생활과학교실 인천지역운영센터는 9월 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화요일 4회기에 걸쳐 온라인 유아과학교실 「꼬마 과학자의 비밀 연구소」를 운영했다./사진=인천대 제공
인천 서해 최북단 백령도부터 연평도, 대청도, 그리고 덕적도와 자월도까지. 육지에서 배를 타고 수 시간이나 달려야 닿을 수 있는 섬마을 어린이집 여섯 곳에 지난 9월 한 달간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모니터 너머로 마주한 또래 친구들과 함께 손전등을 켜고 어둠상자를 들여다보는 원아들의 눈동자가 사뭇 진지하게 빛났다.

인천대학교 과학영재교육연구소(소장 한기순)가 주관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인천광역시가 지원한 온라인 유아과학교실 '꼬마 과학자의 비밀 연구소' 이야기다. 총 4회기에 걸쳐 옹진군 관내 8개 어린이집 59명의 아이들(1~5세)이 실시간 쌍방향 영상 시스템으로 묶였다.

이번 인천대의 시도는 단순히 '온라인 수업을 제공했다'는 차원을 넘어, 한국 지방 소멸 문제의 최전선이라 할 수 있는 섬 지역 보육·교육의 구조적 한계를 기술과 연계 시스템으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섬 지역 교육 여건은 그야말로 '사각지대'의 대명사였다. 옹진군 내 공립 어린이집 중 상당수는 원장을 포함한 교사 1~2명과 조리사만으로 힘겹게 버티는 곳이 허다하다. 시설 보수조차 수리공이 배를 타고 들어오길 거부해 난항을 겪는 지경이니, 유아를 위한 전문 과학 교구 마련이나 외래 강사 초빙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꿈이었다.

게다가 원아 수 감소로 한 반에 또래 집단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문제는 아이들의 사회성 발전에도 걸림돌이었다. 이 상황에서 인천대가 제안한 '대학-가족센터-어린이집' 삼각 연계 모델은 지리적 isolations(격리)를 물리치는 훌륭한 해법이 되었다. 대학이 검증된 전문 콘텐츠와 강사·교구를 제공하고, 옹진군 가족센터가 행정적 소통 다리를 놓았으며, 현장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안전을 책임지며 합을 맞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교육 방식이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비대면 교육의 단점을 없애기 위해 교구를 사전에 각 섬으로 일괄 배송한 뒤, 모니터를 보며 동시 다발적으로 손놀림을 따라 하는 '참여형 실습'을 도입했다. 1차시에 제작한 어둠상자를 4차시 그림자 놀이까지 재활용하도록 설계해 수업이 끝난 후에도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과학적 탐구를 이어가도록 유도한 점도 돋보인다.

정부는 현재 유보통합과 교육격차 해소를 국가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거창한 담론보다 섬마을 아이들의 손에 직접 쥐어진 손전등 하나, 셀로판지 한 장이 실제 피부에 와닿는 공교육의 온기다.

2006년 주민센터 소규모 교실로 출발해 장애인, 실버, 그리고 이제는 섬마을 유아까지 대상을 확장해 온 인천대 생활과학교실의 20년 행보는 대한민국 교육복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보여준다. "사는 곳이 섬이라는 이유로 첫 질문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전국 소외 지역 곳곳에 또 다른 울림으로 퍼져나가길 기대해 본다. 인천=주관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우리 위성이다,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진 사출 지켜보며 환호
  2. 누리호 5차 발사 성공…대전 한국형 뉴스페이스 도약 가속도
  3. [한글날 제정 100주년]AI 시대, 한글의 힘을 기르자
  4. 대전대학교 대전광역시아이돌봄광역지원센터, 가족·돌봄 지원 협력체계 구축 공동협약
  5. 건양대, 로고스AI와 손잡고 ‘데이터 주권 AI’ 인재 양성
  1. 우송정보대 앵커사업단, 산학연 EXPO서 현장형 인재양성 성과 공개
  2. [대전노인신문] 노인대학 강의가 열리는 날
  3. 충청권 인구감소지역 15곳 그대로… 대전 원도심 3곳 ‘인구활력+지역’ 전환
  4.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한 달…“국립대 통합 재추진 필요” 민병권 대표 제언
  5. ‘가갸날’에서 한글날까지 100년…대전·세종에서 즐기는 한글날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 무임교통 3만원 제한… 어르신 3명중 1명 한도초과

대전시가 내년부터 70세 이상 어르신 무임교통 지원을 월 3만원 한도로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현재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지원 한도를 넘겨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방식도 현재 사실상 무료 이용에서 본인이 교통비를 먼저 결제한 뒤 이용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제도 변경에 따른 고령층의 체감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7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무임교통카드 이용자는 모두 11만 1997명이다. 이들의 1인당 월평균 교통비 이용액은 2만 8586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월 3만 원을 초..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축구대표팀 ‘병역 논란’ 후폭풍…53년 병역특례 폐지 수순 밟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시 불붙은 예술·체육인 병역특례 제도가 5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 후 병역 혜택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언행을 보이면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정부가 '궁극적 폐지'를 공식화하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안까지 나오면서다. 선수들의 경솔한 행동이 그동안 누적돼 온 형평성 논란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8일 정치권과 정부 등에 따르면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단계적으로 줄여 최종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는..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지역화폐 몸집 키우는 정부·지자체… 소비 쏠림에 실효성 물음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을 확대하고 있지만 소비가 일부 상권에 집중되면서 정책 실효성을 보다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만큼 발행 규모뿐 아니라 지역 내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지까지 정책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7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31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지원 국비도 올해 1조 1500억 원에서 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확 앞둔 황금 들녘 수확 앞둔 황금 들녘

  •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와! 성공이다’ 대전샛 개발자들 누리호 발사 성공에 환호

  • ‘은행 열매를 피해라’ ‘은행 열매를 피해라’

  • ‘한글, 예술이 되다’ ‘한글, 예술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