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행정, '처리'에서 '예방'으로…일상 곳곳 위험관리 체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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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행정, '처리'에서 '예방'으로…일상 곳곳 위험관리 체계 시험대

여권 수령 불편부터 아동학대·감염병까지 대응 범위 확대

  • 승인 2026-10-06 13:51
  • 이인국 기자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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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여권 최대 5권 묶음 배송... 가족 단위 수령 편의 높인다 (사진=오산시 제공)
오산시가 최근 내놓은 여권 배송 개선과 아동학대 대응체계 점검, 감염병 대응 교육·훈련은 각각 다른 분야의 사업이지만 행정이 개입하는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핵심은 사업의 개수가 아니다. 시민 생활에서 발생하는 작은 불편부터 사회적 위험까지 행정이 얼마나 촘촘하게 발견하고 연결해 대응하느냐에 있다.

시는 6일부터 같은 주소로 배송되는 여권을 최대 5권까지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묶음 우편배송서비스를 시행한다.

가족이 함께 여권을 신청하는 경우 각각 우편물을 따로 받지 않고 대표 수령인 한 명이 여러 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바꾼 것이다. 5권을 묶어 배송할 경우 비용은 7천500원으로, 개별 배송보다 최대 2만원을 아낄 수 있다.

여권 발급 자체는 새로운 행정서비스가 아니다. 달라진 부분은 발급 이후다. 행정기관 입장에서는 여권을 정상적으로 발급했다면 업무가 끝났다고 볼 수 있지만, 시민에게는 우편물을 받기까지의 시간과 비용도 서비스 이용 과정의 일부다.

이번 조치는 행정의 평가 기준을 '업무를 처리했는가'에서 '시민이 이용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담을 줄였는가'로 확장한 사례로 볼 수 있다.

2. 오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아동학대
오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아동학대 간담회 개최 (사진=오산시 제공)
■ 아동학대 대응, 담당자보다 '시스템'이 중요해져

안전 분야에서는 행정의 역할이 더욱 복잡해진다.

시는 지난 2일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와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만나 신고 이후 조사와 사례관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 연계 문제와 현장의 어려움을 점검했다.

아동학대 사건의 특성상 신고 접수 이후 조사, 피해아동 보호, 사례관리, 사후 지원 등이 이어진다. 각각의 단계에 관여하는 기관과 담당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별 기관의 대응 능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실제 대응력을 가르는 것은 회의나 간담회의 개최 여부가 아니라 기관 사이의 연결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느냐다.

신고 내용이 다음 단계로 신속하게 전달되는지, 기관별 역할이 명확한지, 피해아동에 대한 보호조치가 공백 없이 이어지는지 등이 행정의 실질적인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아동학대 대응이 '담당 부서의 업무'에서 '지역사회 안전망의 작동 여부'로 평가 기준이 바뀌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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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산시 보건소, 감염병 컨퍼런스 개최...소방·경찰과 대응 역량 강화 (사진=오산시 제공)
■ 감염병 대응도 평상시 준비가 실전 성패 좌우

감염병 분야 역시 사후 대응보다 평상시 대비가 중요해지고 있다.

오산시 보건소는 보건소 직원과 오산소방서·오산경찰서 관계자 등 52명이 참여한 2026년 지역사회 감염병 컨퍼런스를 열고 감염병 대응 교육과 생물테러 대응훈련 등을 진행했다.

감염병이나 생물테러와 같은 상황에서는 한 기관의 판단만으로 현장을 통제하기 어렵다. 보건 분야의 환자 관리와 방역에 더해 경찰의 현장 대응, 소방의 출동과 구조 등 여러 기능이 동시에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평상시 관계기관이 함께 훈련하고 역할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위기 대응의 일부가 된다.

특히 감염병뿐 아니라 '넥스트 팬데믹'과 생물테러까지 대응 범위를 넓힌 것은 지역사회의 위험 유형이 과거보다 복잡해졌다는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 문제는 '무엇을 했나'보다 '실제로 작동하나'

세 사례를 한데 놓고 보면 오산시 행정의 변화는 사업 분야보다 개입 방식에서 드러난다.

여권 행정은 시민이 겪는 불필요한 비용과 절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아동학대 대응은 기관 사이의 단절 가능성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감염병 분야에서는 실제 상황에 앞서 관계기관의 대응 능력을 맞춰보는 방식이 선택됐다.

공통점은 행정이 문제가 발생한 뒤 처리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미리 관리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사전 대응형 행정은 성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예방정책의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여권 묶음배송의 실제 이용률과 비용 절감 효과, 아동학대 사건의 기관 간 대응시간과 사례관리 연계 수준, 감염병 훈련 이후 실제 대응 매뉴얼과 기관별 역할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광주=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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