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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용인 SK하이닉스 가동 전 수질 선제 점검 브리핑 (사진=경기도 제공) |
경기도의 이번 조사에서 국내 하천 수질기준을 벗어난 항목은 없었다. 수질기준만 놓고 보면 '이상 없음'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농업용수라는 기준을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염소이온과 황산이온 농도가 하천을 따라 상당 거리까지 검출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관개용수 관리에서 제시하는 수준을 웃돌았다.
경기도 보건환경 연구원이 올 8월 26일과 9월 2·3일 이천 SK하이닉스 인근 죽당천을 조사한 결과, 방류구 하류 400m 지점의 염소이온 평균 농도는 731㎎/L, 황산이온은 1561㎎/L로 나타났다.
하류 1.9㎞에서는 각각 639㎎/L와 1338㎎/L, 7.4㎞ 지점에서도 513㎎/L와 1060㎎/L가 측정됐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농도는 떨어졌다.
문제는 7.4㎞ 떨어진 곳에서도 높은 농도가 측정됐다는 사실 자체가 방류 지점 주변의 일시적인 현상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 첫 번째, '기준의 빈틈'
이번 조사에서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국내 수질기준의 적용 범위다.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은 이번 조사에서 국내 하천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 그러나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수계에 산업시설 방류수가 유입되는 경우를 별도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충분하지 않다.
FAO는 관개용수의 염소이온이 355㎎/L를 넘을 경우 민감한 작물에 심한 제한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황산이온도 0~960㎎/L를 일반적인 범위로 권고한다.
죽당천 하류에서 측정된 평균치는 이 수준을 넘어섰다. 이 수치만으로 농업 피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작물 종류와 토양, 관개 방식, 실제 취수량 등 여러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
그럼에도 '법적 기준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농업용수에 미치는 영향까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두 번째, '희석되면 괜찮다'는 관리 방식
측정값은 하류로 갈수록 낮아졌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보면 방류수에 포함된 물질이 하천에 유입된 뒤 일정 거리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방류구에서 400m 떨어진 곳뿐 아니라 1.9㎞, 7.4㎞ 지점에서도 농도가 확인됐다.
하천의 유량과 계절적 조건에 따라 실제 농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대규모 산업시설의 방류 영향을 단순히 '하류에서 희석된다'는 논리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더구나 농업용수는 특정 지점의 순간적인 수질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반복적인 관개 과정에서 장기간 같은 물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수질 변화와 토양 축적 여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앞으로 필요한 것은 방류구 주변의 단발성 측정이 아니라 방류량과 하천 유량을 함께 기록하면서 계절별·지점별 농도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의 장기 모니터링이다.
■ 세 번째, 용인 고삼저수지에서의 '사전 검증' 여부
이천 사례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용인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하는 방류수가 한천을 거쳐 안성 고삼저수지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한천은 BOD 기준 Ⅰ등급 수준이고 고삼저수지는 TOC 기준 Ⅲ~Ⅳ등급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방류 이후 수질이 법정 기준 안에 머무르느냐만이 아니다. 기존 수계의 수질 특성과 산업 방류수가 장기간 결합했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미리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고삼저수지가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만큼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을 포함한 주요 항목의 장기 변화와 농업 영향에 대한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용인 반도체 방류가 시작된 뒤 문제가 확인되면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늦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 네 번째, '방류량' 자체에 대한 관리
환경관리의 초점도 배출구에서 나오는 물의 농도에만 맞춰져서는 안 된다.
반도체 공정은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한다. 아무리 개별 오염물질 농도가 배출허용기준 이내라 하더라도 전체 방류량이 커지면 수계에 유입되는 물질의 총량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관리지표 역시 '농도'와 함께 취수량, 공정수 사용량, 폐수 발생량, 재이용률, 최종 방류량을 함께 봐야 한다.
추미애 도지사가 최근 반도체 기업에 공정수 사용량과 폐수 방류량을 줄이고 물 재이용률을 높이도록 행정지도를 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앞서 도는 8월 용인 SK하이닉스에 대해 통합환경사업장 허가배출기준보다 강화된 환경영향평가 협의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데 이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염소이온과 황산이온에 대해서도 별도의 관리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 '문제가 없다'보다 '무엇을 더 확인할 것인가'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당장 이천 SK하이닉스 방류수가 농업 피해를 일으켰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오히려 확인된 사실은 보다 제한적이면서도 분명하다. 국내 하천 수질기준에는 문제가 없지만, 농업용수 관점에서 보면 추가 검토가 필요한 수치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쟁점은 법적 기준 충족 여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고, ▲염소이온·황산이온에 대한 농업용수 관리기준 마련 ▲방류 전후 수계의 장기 비교 ▲방류량과 하천 유량을 반영한 총량 관리 ▲고삼저수지 유입 전 사전 영향 예측 ▲공정수 재이용 확대와 최종 방류량 감축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아직 본격적인 방류가 시작되기 전이라는 점에서 이천 사례를 사후 대응의 자료가 아니라 사전 환경관리의 기준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기도 보건환경 연구원이 앞으로 고삼저수지와 주변 하천의 수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인 만큼, 향후 조사에서는 단순 농도 측정을 넘어 실제 농업용수 이용과 수계 변화까지 확인할 수 있는 조사 설계가 이뤄지는지가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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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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