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정조대왕 능행차, 'K-컬처로드' 도약 향한 첫발 내딛어 (사진=수운시 제공) |
그 중심에 정조대왕 능행차가 있다. 230년 전 왕의 행렬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을 거쳐 융건릉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이동 경로 전체를 관광상품으로 연결해 'K-컬처로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 왜 지금 '문화관광'인가
수원시가 문화행사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관광도시로의 전환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수원은 수원화성이라는 세계유산과 정조대왕이라는 역사적 콘텐츠를 갖고 있지만 그동안 관광의 중심이 화성행궁과 수원화성 등 특정 공간에 집중됐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시는 2026~2027년을 '수원 방문의 해'로 정하고 관광 콘텐츠와 관광수용 태세를 강화하여 연간 1천500만 명이 찾는 글로벌 관광도시를 꿈꾸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이자 수원화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3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겹친다. 수원시는 이를 도시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통해 수원화성의 관광 인지도를 끌어올린 경험도 이번 전략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시 화성행궁 외국인 방문객은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게 수원시 설명이다.
■ 축제는 '행사'가 아니라 도시를 알리는 콘텐츠
수원시가 수원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 능행차,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등 이른바 '수원화성 3대 축제'를 묶어 육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는 지난해 3대 축제 방문객이 112만 명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는 관광객을 30%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행사를 집중적으로 키우는 이유는 관광객을 특정 관광지에 한 번 들렀다 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축제와 공연, 야간관광, 먹거리, 전통시장 등을 함께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시는 실제로 K-콘텐츠 기반 관광시설과 공공한옥마을, 영동시장 한복거리 등 지역 콘텐츠를 연계하고 화성행궁 야간개장, 정조테마공연장 상설 운영 등 관광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 |
| 종조대왕 능행차 행렬 행사 시민들 환호 장면 (사진=수원시 제공) |
정조대왕 능행차는 이런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다.
정조는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현륭원을 찾기 위해 대규모 원행에 나섰다.
현재 재현되는 능행차는 이 기록을 기반으로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을 지나 화성시 융릉까지 약 59㎞ 구간을 연결한다. 서울·경기도·수원시·화성시가 공동으로 재현하는 광역 행사라는 점도 특징이다.
수원시는 이 역사적 이동경로 자체를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 시민 1천200명 참여…재현에서 참여형 축제로
4일 열린 올해 능행차에는 시민 1천200명과 말 60필, 1천여 명의 행렬단이 참여했다.
행렬은 노송지대에서 시작해 수원종합운동장과 장안문을 거쳐 행궁광장으로 이어졌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도 장안문부터 행궁광장까지 시민들과 행렬에 함께했다.
행궁광장에서는 정조대왕 입궁 퍼포먼스에 이어 퓨전국악밴드 아트쿠도, 국가무형유산 평택농악단, 댄스크루 팀허니제이 등의 공연이 진행됐다.
행렬 참가자와 관람객이 함께 대동놀이에 참여하면서 역사적 행렬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시민이 축제의 구성원이 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 |
| 7개 도시 대표 콘텐츠와 연계… K-컬처로드 구축 (사진=수원시 제공) |
수원시가 다음 단계로 제시한 것은 'K-컬처로드'다.
서울과 수원 사이 7개 도시의 대표 축제와 관광 콘텐츠를 정조대왕 능행차라는 하나의 역사적 서사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올 9월 글로벌축제·K-컬처로드 세미나를 열고 수원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 능행차, 수원화성 미디어아트 등 3대 축제를 글로벌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준 시장은 정조대왕 능행차를 주제로 7개 지방자치단체의 대표 축제를 하나로 묶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문화유산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결국 수원시가 문화행사에 집중하는 이유는 축제 관람객 자체를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관광객을 수원으로 끌어들이고, 수원화성과 행궁동을 비롯한 지역 관광지를 이동하게 만들며, 음식점·전통시장·숙박·체험시설 등 지역경제 전반으로 소비를 확산시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수원시가 제시한 '머무르고, 연결되고, 다시 찾는 관광도시'라는 방향도 여기에 맞닿아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성과는 축제 관람객 몇 명을 기록했느냐보다 관광객의 체류시간과 재방문율, 지역 소비, 서울~수원~융릉 간 이동이 실제로 늘어났느냐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 '축제를 개최하는 도시'에서 '문화를 생산하는 도시'로
수원시의 전략은 축제를 많이 개최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데 있다.
최근 열린 글로벌축제·K-컬처로드 세미나에서도 기존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 정조·수원화성·전통시장·공방·수원천 등 이미 보유한 자원을 하나의 브랜드와 프로그램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조대왕 능행차 역시 같은 시험대에 올랐다. 230년 전 역사적 행렬을 얼마나 화려하게 재현하느냐를 넘어 서울에서 수원, 융릉까지 이어지는 역사적 공간을 얼마나 효과적인 관광 동선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앞으로 시가 추진하는 K-컬처로드가 성공한다면 능행차는 하루짜리 퍼레이드를 넘어 수원의 관광산업을 움직이는 대표 콘텐츠가 될 수 있고, 반대로 도시별 행사를 단순히 연결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또 하나의 축제 브랜드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수원=이인국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이인국 기자



![[2026 국감] 고향사랑기부금 활용 더딘 충청…대전 잔액률 74%](https://dn.joongdo.co.kr/mnt/webdata/content/2026y/10m/05d/118_202610050100025110000994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