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임만태 노무사 |
중소기업 사업주들이 지금 주목해야 할 변화는 단순히 노동법 조항 하나가 개정되는 정도가 아니다. 노동감독 체계가 달라지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가 추진되고 있으며,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사관계의 판단 기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근로자들의 권리의식까지 높아지면서 과거의 관행이나 경험만으로 인사·노무관리를 하기에는 현장의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먼저 주목해야 할 변화는 지방정부의 노동감독 참여다.
2026년 12월 8일부터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이 시행됨에 따라 지방정부가 노동감독에 참여하는 새로운 체계가 시작될 예정이다.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3년간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노동감독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체계가 마련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 30인 미만 사업장 가운데 감독 대상을 선정하고 노동감독에 참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있는 변화가 아니다.
그동안 일부 사업장에서는 "우리 회사는 규모가 작아서 노동감독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업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노동관계법에 대한 관심과 관리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워진다.
사업주 스스로 사업장의 근로계약과 임금, 근로시간, 휴게·휴일, 퇴직 등 기본적인 노동관계법 준수 여부를 평소에 확인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추진이다.
현재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일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등 5인 이상 사업장과 법 적용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우리 회사는 5인 미만이니까 괜찮다"는 식으로 노무관리를 하는 영역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업장의 근로자 수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면서 5인이라는 기준을 오가는 경우에는 상시근로자 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단순히 현재 근무하는 사람의 숫자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사업장 규모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세 번째 변화는 노란봉투법의 시행이다.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됐다. 사용자성의 범위와 노동쟁의의 대상, 손해배상 책임 등에 변화가 생기면서 원청과 하청을 비롯한 기업의 노사관계에서도 새로운 법적 판단이 필요하게 됐다.
특히 여러 기업이 도급이나 용역, 협력업체 등의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는 산업현장에서는 계약서의 명칭만으로 관계를 판단하기보다 실제 업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노동감독 체계가 달라지고, 법 적용 범위가 확대되며, 노사관계의 판단 기준까지 변화하고 있다.
이 세 가지 변화가 중소기업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노무관리는 문제가 발생한 뒤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에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부터 점검해야 할까. 근로계약서는 법적 기준에 맞게 제대로 작성하고 있는가. 임금의 구성과 지급 기준은 명확한가.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은 적정하게 관리하고 있는가. 퇴직금 지급 요건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는가. 상시근로자 수는 법적 기준에 따라 제대로 계산하고 있는가. 도급과 파견을 혼동해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가. 산업안전과 관련한 기본적인 의무는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가. 외국인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면 고용허가제와 출입국·체류관리는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러한 기본적인 질문에 사업주가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별도의 인사·노무 담당부서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사업주가 회계와 영업, 생산과 인사 업무를 동시에 챙기거나 현장관리자가 근로자 관리까지 담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중소기업일수록 노동법의 모든 내용을 전문적으로 알기보다는 사업장 운영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법 원리와 실무 기준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현장의 필요성을 고려해 이번에 『노동관계법 20가지 핵심과 고용·출입국·체류관리』라는 실무매뉴얼을 펴냈다.
이 책은 노동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부하기 위한 법률 교과서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사업주나 인사·노무 담당자가 실제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면서 필요한 내용을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으로 구성했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퇴직급여법을 비롯해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 주요 노동관계법의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여기에 중소기업에서 실제 활용도가 높은 고용허가제(E-9)와 외국인근로자의 고용·출입국·체류관리까지 함께 다뤘다.
특히 현장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상시근로자 수 판단,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의 퇴직급여 문제, 사업장 분리 여부, 도급과 파견의 구별, 4대보험 관리 등 실무에서 판단이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35년 동안 노동행정과 산업현장을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한 가지다. 실무적인 판단은 디지털 정보의 양이 아니라 노동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요즘은 인터넷과 각종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수많은 노동 관련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정보가 많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정확한 실무 판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업장에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 현재 상황이 법에서 말하는 어떤 기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법은 계속 바뀐다. 행정체계도 달라진다. 새로운 제도와 지침도 만들어진다. 하지만 노동법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있다면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그 변화의 의미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필요한 대응을 준비할 수 있다.
지금 중소기업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두꺼운 노동법 책이 아니다. 변화하는 노동환경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무엇을 준비하며,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실무적인 길잡이?가 필요하다.
12월부터 시작되는 지방정부의 노동감독 참여,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추진, 그리고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후속 제도와 실무기준의 구체화는 중소기업의 인사·노무관리에도 새로운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중소기업의 인사·노무관리도 달라져야 한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한다'에서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관리한다'로.
노동법의 변화는 단순한 규제의 변화가 아니라 사업장의 인사·노무관리 체계를 다시 살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평소 근로계약과 임금, 근로시간, 퇴직, 안전, 외국인근로자 관리 등 기본적인 사항부터 하나씩 점검하고, 법과 제도의 변화가 있을 때마다 우리 사업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미리 확인하고, 정확하게 관리하고, 변화에 준비하는 것. 빠르게 달라지는 노동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과 노사관계를 위한 인사·노무관리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할 때다.(임만태 노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임붕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