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미얀마의 모든 국민에게 성씨가 없는 것은 아니다. 카친족이나 샨족 등 일부 소수민족의 경우 가계나 부족을 나타내는 성씨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카렌족의 경우 남성은 이름 앞에 'Saw', 여성은 'Nann/Naw'를 붙여 민족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다수인 버마족을 포함한 대부분의 미얀마인에게 이름이란 오직 '개인의 이름'만을 의미한다.
미얀마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여기서 '아웅산'은 가문의 성씨가 아니라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이처럼 미얀마에서는 현대에 들어서며 부모나 존경하는 조상의 이름 일부를 자녀의 이름에 결합해 지어주는 경우가 있기도 한다.
미얀마인에게는 '태어난 요일'이 인생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전통 점성술인 '마하봇(Maha Bote)'에 따라 일주일의 각 요일은 특정 상징 동물 및 미얀마 자음과 연결된다. 월요일은 호랑이, 화요일은 사자, 수요일은 코끼리, 목요일은 쥐, 금요일은 기니피그, 토요일은 용을 상징하며, 심지어 일요일을 상징하는 동물은 신화 속 거대한 새인 '가루다(Garuda)'이다. 이처럼 미얀마 사람들은 상대방의 이름에 쓰인 자음만 보고도 그 사람이 무슨 요일에 태어났는지 직관적으로 알아채곤 한다.
혈통과 가문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태어난 날의 고유한 축복과 개인의 정체성을 중시하는 미얀마의 이름 문화. 이는 다름을 인정하고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미얀마만의 깊이 있는 문화적 유산이다.
초린린오 명예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황미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