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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칠 의장 |
그리고 1987년 민주화 운동과 6·29 선언 이후 개정된 헌법과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 부활의 기틀이 마련되었고, 1991년 지방의회 의원 선거가 재개된 뒤 1995년에는 단체장 주민직선제까지 도입되며 비로소 지금의 지방자치 틀이 완성됐다. 지방의회 부활 이후 35년 동안 지방의회는 눈에 띄게 성장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자치법규는 2025년 말 기준 총 15만 3,423건으로 민선 지방자치 출범 당시인 1995년 4만 6,551건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제도적 위상은 이런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교육청 소관 업무를 지원하는 직원을 제외한 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의회에 부여되면서 인사권 독립은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조직에 관한 권한은 여전히 대통령령 등 상위 규정의 제약을 받고 있다. 의회에 직원 임용 권한은 넘어왔으나 조직의 규모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거나 직제를 개편할 '조직권'은 여전히 배제되어 있는 상태다.
조직권이 없다보니 집행부를 감시해야 할 지방의회가 감사기구를 설치할 수 없어 정작 의회에 대한 감사는 '피감 기관'인 집행부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의회 자체 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단체장이 편성한 틀 안에서만 심의할 수 있을 뿐, 의회 스스로 예산을 요구하고 편성할 절차적 권한조차 충분치 않다.
견제와 균형을 기본 원리로 하는 현 지방자치제에서 이러한 기형적 구조는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시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의결기관으로 명실상부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
국회가 독자적인 「국회법」을 통해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듯, 지방의회 역시 법적 위상과 인사·조직·예산을 통합적으로 규율할 독자적인 「지방의회법」을 갖추어야 한다. 이는 지방의회가 집행기관과 동등한 권한을 갖는 헌법기관이자 의회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대의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다.
현재 국회에는 여러 건의 지방의회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해당 법안들은 ▲조례 제정 주체 '지방의회' 명시 ▲의회 예산 독립성과 편성과정 참여 강화 ▲ 의회 자체 감사권 및 감사원 감사 청구권 신설 ▲인사청문회 의무화 ▲정책지원관 정원 단계적 확대 등 지방의회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과제들을 규정했다.
동시에 지방의회의 윤리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담겨 있다. ▲의원 체포·구금 시 의정활동비 지급 제한 ▲이해관계 사전 등록 및 수의 계약 제한 등 이해충돌 방지 절차 강화 ▲공무국외출장 목적·절차 명시 ▲징계 종류 확대 ▲정보공개 의무 및 주민 모니터단을 통한 상시 점검 등 투명성과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지방의회법은 '권한을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그 권한을 시민을 위해 제대로 쓰겠다'는 약속의 천명이다. 주민대표기관으로서 그동안의 지방자치 발전을 반영하고, 의회 운영의 책임을 스스로에게 부여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감시와 자치입법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지방자치 부활 35년, 이제는 그 성장에 걸맞은 옷을 입혀줄 때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지방의회법 제정이 포함되고,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연내 추진 의사를 밝힌 지금이 바로 지방의회법 제정의 골든 타임이다.
지방의회법이 단순한 권한 배분을 넘어 주민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기 위한 지방의회의 역할과 책임을 재설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대전시의회도 지방의회법의 연내 제정을 위해 국회의 논의를 끝까지 뒷받침하는 한편, 전국 시·도의회, 기초의회와 연대해 지방의회법 제정의 필요성과 시민 공감대를 넓혀 나가는데 온 힘을 모을 것이다.
/조성칠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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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익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