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 사회/교육
  • 환경/교통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녹조 수 넘어 독성 등 ‘실제 위해성’ 중심 관리 필요
농업·축산·개발 등 다른 오염원… 유역 맞춤관리 요구
공모사업·분절 예산 한계… 지속 관리 주체·권한 과제

  • 승인 2026-09-16 17:46
  • 신문게재 2026-09-17 3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550만 충청권의 식수원인 대청호는 기후변화로 인한 녹조 심화와 복잡한 오염원 관리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기존의 수치 중심 관리에서 벗어나 실제 위해성을 평가하는 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지난 24년간 운영된 유역 거버넌스는 행정 분절과 예산 불안정 등의 한계로 인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제는 대청호 수면을 넘어 유역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시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향후 대청호를 지속 가능하게 보전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과 안정적인 예산을 갖춘 거버넌스를 제도화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춘 선제적인 오염원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clip20260916165110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하며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가 빠르게 확산되자 2026년 8월 5일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에서 관계자들이 녹조방제선을 이용해 녹조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도일보 DB.
대청호는 550만 충청권 주민이 함께 마시는 물이자, 상류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깨끗한 물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는 같지만 상류와 하류가 감당하는 몫과 이해관계는 달랐다.

이런 차이를 넘어 대청호를 함께 지키기 위해 2002년 주민과 시민사회, 지방정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유역 거버넌스가 만들어졌다.

중도일보는 대청호를 둘러싼 상·하류의 갈등 속에서 거버넌스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 어떤 한계와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갈수록 복잡해지는 물관리 환경 속에서 550만 충청의 공동 식수원인 대청호를 앞으로 어떻게 함께 지켜나갈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상류의 삶, 하류의 먹는 물… 대청호가 만든 '한 테이블'

2. 24년 거버넌스의 한계… 충청의 물, 이제 유역 전체를 보자

3. 권한과 예산 갖춘 '굿거버넌스'로… 대청호 관리 제도화해야



대청호 물관리의 기준과 범위를 기후변화와 유역별 특성에 맞게 다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청호 안에서 나타난 수질 변화에 대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염물질이 흘러드는 유역 관리 대상을 넓혀 농업·축산·개발 등 지역마다 다른 오염원을 사전에 줄이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녹조 관리도 유해남조류 발생 정도를 수치화하는 데서 나아가 사람과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해남조류 세포수에 따라 '관심·경계·대발생'을 정하는 기존 조류경보와 함께 어떤 조류독소가 발생했고 취·정수와 생활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까지 관리의 잣대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올해도 대청호에서는 일찌감치 조류경보가 이어졌다. 금강유역환경청은 7월 20일 회남수역에 '경계'를 발령했다.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7월 13일 1㎖당 5만 4178세포, 20일 1만 3889세포로 경계 기준인 1만세포를 2주 연속 넘었다. 8월 3일에는 문의와 추동에도 '관심' 단계가 내려졌다. 7월 대청호 평균 표층수온은 30.1도, 최고 32.4도까지 올랐다.

2023년 문의·추동, 2024년 문의·회남, 2025년 문의·회남에서 각각 '경계' 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녹조 발생 자체를 완전히 피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이제는 세포 수의 증감뿐 아니라 실제 위해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초대 정책연구위원장을 지냈던 유병로 한밭대 명예교수는 "조류는 수생태계의 자연스러운 구성원이어서 단순히 개체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앞으로는 조류를 없애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실제 독성조류 발생 여부를 면밀히 관리하고 정수기술도 함께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clip20260916164955
올해 9월 조성된 대청호 추동누리길. 중도일보 DB.
관리해야 할 공간도 넓어져야 한다. 대전 동구 등 개발 압력이 있는 지역은 공사와 토지이용 변화에 따른 하천 오염 가능성을 사전에 살펴야 하고, 축산농가가 많은 보은에서는 가축분뇨 관리가 중요하다. 옥천처럼 지류가 복잡하고 일부 물길이 정체되는 지역은 주민 중심의 상시 관리가, 청주 문의 등 농업지역은 비료·퇴비·농약 등 비점오염원을 줄이는 방식이 요구된다.

결국 대청호 수면에서 문제가 나타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물이 흘러오는 과정에서 원인을 찾아 줄이는 방식으로 관리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얘기다.

대청호보전운동본부는 8개 지역네트워크와 소유역 거버넌스를 운영하며 상류지역 104명의 주민하천감시단이 매달 104개 하천 지점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의 초고령화와 지역소멸로 주민 참여가 줄고, 조사자료 역시 지속적인 정책 데이터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 공모사업에 의존하는 예산구조 탓에 안정적인 인력과 사업을 유지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하나로 이어진 물길을 관리해야 하지만 행정과 조직, 예산은 여전히 지역과 기관, 개별 사업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 24년 거버넌스가 마주한 근본적인 숙제다.

임정미 대청호보전운동본부 사무처장은 "기후위기와 녹조뿐 아니라 농업·축산 오염원, 개발과 관광 등 대청호가 마주한 문제는 24년 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며 "이제는 대청호 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유역 전체로 관리의 시선을 넓혀야 한다. 이를 지속해서 관리할 주체와 권한, 안정적인 예산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예산사과농장 한관수 대표, 10㎏ 사과 500박스 후원, 나눔과 지원 활동 지속
  2. 충남대 통합신청서 부결 후폭풍… 보직교수 5명 일괄 사표
  3. 과기부 소관 공공기관 일부 통폐합…국립과학재단 신설
  4. 충남대·공주대 통합 멈췄지만 끝 아니다… 연말까지 재논의 여지
  5. [기자수첩] 충주댐 40년…단양은 언제까지 '희생의 청구서'를 받아야 하나
  1.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2. 충남교육청, 추석 명절 전 특별 공직 감찰 실시
  3. [함께 지켜온 물, 대청호의 다음 25년] 규제 충돌 넘어선 24년 동행… 충청 유역공동체로 이어진 물길
  4. KT 서부고객본부, 크레이지카츠와 외식매장 디지털 전환 맞손
  5. 위성 15기 싣고 우주 향하는 누리호 5차… 대전 기술력 '시험대'

헤드라인 뉴스


與 지도부 "공공기관, 의료원, 교도소…대전 현안 전폭 지원"

與 지도부 "공공기관, 의료원, 교도소…대전 현안 전폭 지원"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16일 대전을 찾아 산적한 지역 현안에 대한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공공기관 제2차 지방 이전, 대전 의료원 건립 등 허태정 대전시장과 지역 여권이 요청한 미래성장 동력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며 충청 민심 껴안기에 나섰다. 이 같은 행보는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정책 및 예산권을 가진 집권 여당의 힘을 과시하면서 지역 밥상머리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전의 2차 공공기관 이전 요구와 관련해 "지방의 의견을..

대전서 1년 새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어디?
대전서 1년 새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어디?

대전지역에서 최근 1년 새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서구 둔산동 한마루아파트로 나타났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구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전용면적 101.94㎡는 지난해 9월 9억 1000만 원에서 올해 9월 12억 원으로 2억 9000만 원 상승했다. 동일 단지·동일 전용면적이라도 층수 등에 따라 매매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같은 면적의 실거래가는 1년 새 3억 원가량 차이를 보였다. 상승액 2위는 서구 탄방동 공작한양 84.90㎡로 지난해 9월 4억 4000만 원에서 올해 9월 6억 7000만..

‘2030년 짐 싸는’ 국정자원 본원…충남·세종·대전 유치 ‘3파전’
‘2030년 짐 싸는’ 국정자원 본원…충남·세종·대전 유치 ‘3파전’

지난해 화재 발생 이후 본원 이전 절차가 본격화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두고 충청권 지자체 간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 기존 대전 본원이 폐쇄되는 상황에서 충남도와 세종시, 대전시가 저마다의 명분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16일 충청권 각 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재 대전 유성구 화암동에 위치한 국정자원 대전 본원은 2030년까지 전면 폐쇄된 뒤 새로운 장소로 이전·재설립될 예정이다. 적절한 이전 부지를 발굴하기 위한 정보화전략계획 용역은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이에 맞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사랑의 송편 나눔’…명절 꾸러미 한가득

  •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대전 동부소방서, 추석 앞 화재안전 점검

  •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대한민국의 情을 보냅니다’

  •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대전서남부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