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풍성한 추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키는 안전과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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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풍성한 추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키는 안전과 나눔

정태영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 승인 2026-09-16 16:48
  • 신문게재 2026-09-1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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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추석은 계절의 풍요를 가족과 함께 나누는 명절이다. 햇과일과 제철 농산물을 고르고, 오랜만에 가족이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시간에는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마음도 함께 담긴다. 그래서 명절 음식은 맛과 풍성함에 앞서 무엇보다 안전해야 한다. 안전한 먹거리는 풍요로운 명절을 완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안심하고 농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보건환경연구원 농수산물검사소는 노은·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안전을 확인하는 첫 관문을 맡고 있다.

추석을 앞둔 도매시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농산물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다. 보건환경연구원 연구사들은 경매가 시작되기 전 늦은 밤부터 현장으로 향한다. 차례상에 자주 오르는 사과와 배, 나물류 등 주요 농산물을 경매 전에 직접 수거해 잔류농약을 정밀 분석한다. 이는 국제공인분석법을 적용한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430여 종의 잔류농약을 한 번에 동시 분석해 극미량 성분까지 정확하게 검출하는 방식이다. 검사 결과 부적합으로 확인된 농산물은 관계 기관과 협력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한다. 시민의 식탁에 오르기 전부터 농산물의 안전을 확인하는 것이다.

안전관리는 경매 전 검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 다양한 경로로 유통되는 농산물도 지속적으로 수거해 검사를 한다. 품목과 계절, 소비 경향과 유통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을 선정하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다. 특히 농산물 구매 방식의 변화에 맞춰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기획검사도 실시해 안전관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인근 생산자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소규모로 다품목 출하하는 특성이 있어, 도매시장과는 다른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표본을 수거해 검사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다.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한 농산물이 확인되면 관계 기관과 즉시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한다. 유통 방식은 달라져도 안전한 먹거리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것이다. 검사는 단순히 수치를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시료 채취부터 전처리, 분석, 결과 판정에 이르는 전 과정을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함으로써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시민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농산물만 유통되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농산물 안전을 위한 검사는 지역사회와의 나눔으로도 이어진다. 잔류농약 정밀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신선 농산물 가운데 검사 후 남은 농산물은 대전가톨릭농수산물지원센터(푸드뱅크)에 무상 지원된다. 이후 지역 내 사회복지시설과 취약계층에 전달돼 이웃의 먹거리로 활용된다. 2007년 농수산물검사소 개소 이후 이어져 온 이 나눔은 2024년 2556상자(6390kg), 2025년 2786상자(6965kg)에 이어 2026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추석에는 이 나눔의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시민들이 풍성한 명절을 준비하는 것처럼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도 따뜻한 한 끼와 함께 명절의 정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검사소에서 시작된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한 끼가 되고, 지역사회의 따뜻한 마음으로 이어진다.

시민이 장을 보며 농산물을 고르는 순간보다 한발 앞서 안전을 확인하는 일, 그것이 농수산물검사소의 일상이다. 이러한 검사가 상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은 시민에게는 먹거리에 대한 안심을 더하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시민이 안심하고 농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농수산물검사소는 오늘도 시민의 식탁을 지키는 등대가 되어 불을 밝히고 있다.
정태영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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