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찾아오면 천안에서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문화축제가 열린다. 그중에서도 각 나라의 전통음식과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음식부스는 축제를 찾은 시민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천안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필리핀 음식부스 역시 매년 필리핀의 음식과 문화를 알리는 뜻깊은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음식부스는 단순히 음식을 소개하는 곳을 넘어, 필리핀 결혼이민자들이 함께 모여 축제를 준비하고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필리핀 음식부스에서는 해마다 다양한 음식을 준비해 축제 방문객들에게 시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부코 샐러드(Buko Salad)를 선보였으며, 2025년에는 필리핀의 대표적인 면 요리인 판싯(Pansit)과 필리핀 전통 간식인 푸토 치즈(Puto Cheese)를 준비했다.
방문객들은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필리핀 음식을 직접 맛보고, 음식에 담긴 이야기와 필리핀의 식문화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음식을 준비한 필리핀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음식의 이름과 특징을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
음식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필리핀의 전통적인 축제 분위기를 살린 부스 장식이다. 알록달록한 장식과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필리핀의 '바리오 피에스타(Barrio Fiesta)'를 떠올릴 수 있는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음식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따뜻하고 즐거운 축제 문화를 함께 보여주고자 했다.
이러한 음식부스가 매년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필리핀 결혼이민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이다. 축제를 앞두고 결혼이민자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모여 음식 메뉴를 정하고,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며, 부스를 꾸미는 등 다양한 역할을 나누어 맡는다.
각자의 생활로 바쁜 가운데서도 많은 필리핀 결혼이민자들이 시간을 내어 함께 준비한다. 누군가는 음식 준비를 돕고, 누군가는 부스 장식을 맡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축제 당일 방문객들에게 음식을 소개한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작은 손길이 모여 하나의 필리핀 음식부스가 완성된다.
특히 다문화축제는 필리핀 결혼이민자들에게 자신의 고향 문화를 한국 사회에 소개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고향에서 먹던 음식을 함께 만들고 나누면서 향수를 달래기도 하고, 같은 필리핀 출신의 이웃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공동체의 정을 느낄 수 있다.
다문화축제의 음식부스에서 나누는 한 접시의 음식에는 단순한 맛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음식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생활, 추억이 담겨 있으며, 음식을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2026년 올해도 필리핀 음식부스는 새로운 메뉴와 새로운 모습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또 어떤 필리핀 음식을 선보일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부스를 꾸밀지 필리핀 결혼이민자들의 기대도 크다.
매년 가을 열리는 다문화축제에서 필리핀 음식부스는 음식을 통해 문화를 알리고, 봉사를 통해 마음을 모으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올해도 많은 시민들이 필리핀의 맛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따뜻한 축제의 의미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배소영 명예기자(필리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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