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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우주반 교실에서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날 교실에서는 조금 특별한 세계여행이 시작됐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는 여행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세계지도를 살펴보고 필리핀 국기를 맞춰보며 새로운 나라와 문화를 만났다.
서산시가족센터(센터장 류순희)는 지역 내 아동과 주민들이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상호문화이해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기자가 이번 교육 현장을 찾아가 만난 곳은 만 3세 아이들로 구성된 어린이집 우주반이다.
수업의 시작은 즐거운 인사 노래였다. 선생님의 손동작을 따라 하며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은 처음에는 조금 쑥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노래가 반복되면서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낯선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공부'라기보다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지는 듯했다.
"필리핀은 어디에 있을까요?"
가장 먼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위치를 찾아보았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익숙하게 우리나라를 찾아냈다. 이어 "그럼 필리핀은 어디에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나오자 아이들은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며 필리핀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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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로 완성하는 필리핀 국기
다음 활동은 필리핀 국기 퍼즐 맞추기였다.
선생님은 필리핀 국기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준비했고, 아이들은 각각의 조각을 살펴보며 퍼즐을 맞춰나갔다.
"이건 어디에 들어갈까?"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조각의 모양을 맞춰보며 필리핀 국기를 완성했다. 퍼즐을 완성한 뒤에는 색칠하기 활동도 이어졌다. 아이들은 빨간색, 파란색, 흰색 등 필리핀 국기에 사용되는 색을 살펴보며 자신만의 국기를 만들어보았다.
기자가 옆에서 지켜보니 아이들은 국기의 의미를 하나하나 외우기보다 직접 조각을 맞추고 색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필리핀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만 3세 아이들에게 맞춘 체험 중심의 활동이 왜 중요한지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카무스타!" 새로운 말로 건네는 첫 인사
국기를 알아본 뒤에는 필리핀어로 인사하는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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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던 단어였지만 반복해서 말하다 보니 아이들의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이어진 놀이에서는 '카무스타' 노래가 멈출 때까지 주사위를 옆 친구에게 전달하고, 노래가 멈췄을 때 주사위를 가지고 있던 친구가 "카무스타!"라고 말하며 인사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주사위를 전달하면서 다음에는 누가 인사를 하게 될지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서 동시에 친구와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됐다.
낯선 문화도 놀이가 되면 가까워진다
이번 수업을 취재하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아이들이 '필리핀'이라는 낯선 나라를 어렵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세계지도에서 필리핀을 찾아보고, 국기 퍼즐을 맞추고, 처음 들어본 "카무스타"를 친구에게 직접 말해보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기자가 현장에서 느낀 것은 어린아이들에게 문화교육은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것보다 직접 경험하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지도 한 장, 국기 퍼즐 하나, 인사말 한마디가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경험이 되고 있었다.
'다르다'에서 '다를 수 있다'로
상호문화이해교육의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와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 생활방식을 알아가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와 다른 모습을 접했을 때 낯설게 바라보기보다 '다를 수 있구나'라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키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한다면 아이들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세상을 경험할 때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필리핀 문화 수업은 작은 어린이집 교실에서 진행됐지만, 아이들이 만난 세상은 교실보다 훨씬 넓었다. 지도 한 장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고, 국기 하나를 통해 다른 나라를 알아가고, "카무스타!"라는 인사 한마디로 친구와 소통했기 때문이다.
서산시가족센터는 앞으로도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 연계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상호문화이해교육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를 보고, 듣고, 말하고, 체험하며 서로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취재를 마치며 아이들이 건넨 "카무스타!"라는 인사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안녕하세요'와 '카무스타'.
말은 달랐지만 아이들이 인사를 건넬 때의 표정은 똑같이 밝았다.
어쩌면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시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작은 순간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작은 교실에서 시작된 필리핀과의 첫 만남이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후한 명예기자(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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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다문화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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