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의 인연, 작품으로 남는다", 한국화 거장 이종상 화백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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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의 인연, 작품으로 남는다", 한국화 거장 이종상 화백 영면

5천원권 율곡 이이·5만원권 신사임당 영정 남긴 일랑 이종상 화백 별세
유년기 서산 동문리에서 생활, 2023년 '자랑스러운 서산인' 제1호 선정
자신의 소중한 작품들을 서산시립미술관 기증하겠다는 뜻 밝히기도

  • 승인 2026-09-10 07:05
  • 임붕순 기자임붕순 기자

5천원권과 5만원권 영정을 그린 한국화의 거장 이종상 화백이 향년 88세로 별세한 가운데, 생전 한국화의 현대화와 전통미술의 정체성 탐구에 평생을 헌신했습니다. 고인은 서울대 교수와 미술관장을 지내며 후학 양성에 힘썼을 뿐만 아니라, 루브르 박물관 전시와 독도 실경 작업 등을 통해 한국 미술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높였습니다. 특히 유년 시절을 보낸 서산시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고인은 향후 건립될 서산시립미술관에 작품 기증 의사를 밝히는 등 지역 문화 자산으로서의 큰 유산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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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화가이자 5천원권 율곡 이이와 5만원권 신사임당의 영정을 그린 일랑(一浪) 이종상 화백의 2023년 서산시 방문 당시 모습(사진=서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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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화가이자 5천원권 율곡 이이와 5만원권 신사임당의 영정을 그린 일랑(一浪) 이종상 화백이 8일 별세했다.(사진=서산시 제공, 이종상 화백의 자랑스러운 서산인상 패)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화가이자 5천원권 율곡 이이와 5만원권 신사임당의 영정을 그린 일랑(一浪) 이종상 화백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8세다.

이종상 화백은 화폐 영정 작가로 국민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한국화의 현대화와 전통미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구해 온 작가로도 평가받는다. 생전 11점의 국가표준영정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남겼으며, 서울대 미대 교수와 서울대 미술관장을 지내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그의 삶에는 서산과의 특별한 인연도 자리하고 있다. 1938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어린 시절인 1943년부터 1946년까지 서산읍 동문리에서 생활했으며, 당시 서산공립유치원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온 이완섭 서산시장은 민선8기 취임 이후 이 화백과의 관계를 다시 이어갔다. 지역 출신 인사들과 문화예술계 인물을 재조명하는 과정에서 서산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 화백의 흔적에 주목했고, 2023년에는 제1호 '자랑스러운 서산인'으로 선정해 예우했다.

이후에도 서산과 이 화백의 인연은 이어졌다. 특히 서산의 문화예술 발전 방향과 향후 건립될 서산시립미술관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 화백은 자신의 소중한 작품을 서산시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섭 시장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화의 거장이었던 이종상 화백이 어린 시절을 서산에서 보냈다는 인연을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2023년 '자랑스러운 서산인' 제1호로 모시며 인연을 다시 이어갈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서산의 문화예술 발전과 앞으로 건립될 서산시립미술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감사하게도 귀한 작품을 서산시에 기증해 주시겠다는 뜻을 밝혀주셨다"며 고인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나타냈다.

이 화백은 한국미술의 자생성과 정체성을 평생의 화두로 삼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업을 지속했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전통 재료 및 기법을 탐구하고, '현대진경'과 '원형상' 연작 등을 통해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1997년에는 프랑스 외무성 초청으로 루브르 박물관에서 71m가 넘는 대형 벽화를 선보이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았다.

1977년부터 독도 실경을 꾸준히 그려온 작가로도 알려졌으며, 독도문화심기운동본부장을 맡아 우리 영토와 역사에 대한 문화적 관심을 높이는 활동도 펼쳤다.

서산시는 향후 서산시립미술관 건립 과정에서 이 화백의 작품과 서산과의 인연을 문화자산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완섭 시장은 추모 글에서 "사람은 떠나도 작품은 남고, 인연은 기억 속에서 다시 문화가 된다"며 "화백님께서 서산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과 안견의 예술혼을 매개로 이어온 서산과의 인연, 그리고 서산에 남겨주시기로 한 귀한 뜻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또 "서산시립미술관이 문을 열게 되면 화백님의 작품과 예술정신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그분과 서산의 특별한 인연도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예정이다.

서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한 소년의 붓은 훗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화의 역사로 이어졌다. 이제 이종상 화백은 영면에 들었지만, 그의 작품과 서산과의 인연은 지역의 문화유산으로 남아 시민들과 다음 세대를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임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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