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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소방서 구조구급센터 구조대 소방교 이광섭 |
여름 휴가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지나가는 여름이 아쉬워 마지막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바다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해루질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해루질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해루질이란 바닷물이 빠진 갯벌이나 얕은 바다에서 조개·게·낙지 등 해산물을 직접 채취하는 활동을 말한다. 낮에도 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해루질 명소가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참여자가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참여자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에 대한 인식도 함께 높아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해루질 사고를 살펴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전국에서 해루질 관련 연안사고 422건이 발생했고, 구조된 사람은 592명, 사망·실종자는 94명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2025년에는 사망·실종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2026년 상반기에도 이미 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사고 유형을 보면 고립사고가 30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익수 69건, 추락 11건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해루질 사고의 상당수는 밀물에 갇히거나 갯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고립사고인 셈이다.
지역별 사망·실종자를 보면 충남이 3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인천 11명, 강원과 경북이 각각 9명, 전북 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충청남도에서도 최근 해루질 도중 발생한 수난사고로 4명이 숨졌다. 관내에 바다가 있고 갯벌을 끼고 있는 당진과 서산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로서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해루질 사고의 가장 무서운 특징은 위험을 알아차렸을 때 이미 탈출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갯벌에서 해산물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바라보게 된다. 나 역시 지인과 태안으로 스킨해루질을 몇 차례 하러 갔던 경험이 있다. 물속에서 해산물이 보이면 너무 신이 난 나머지 '한 개만 더 잡아야지' 하는 마음이 들곤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출수 시간이 임박했음에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그 순간이 위험하다.
순간적으로 물이 차오르고 있거나 육지 방향으로 물길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늦게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곳이 많아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주변 환경이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야간 해루질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두운 갯벌에서는 지형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고, 물이 들어오는 속도를 체감하기도 쉽지 않다. 익숙한 장소라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다.
낮에는 눈에 잘 보이던 갯골이나 웅덩이가 밤에는 보이지 않을 수 있고, 작은 판단 착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갯벌에 고립됐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물이 들어와 퇴로가 차단됐다면 무리하게 물을 건너려고 해서는 안 된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해양경찰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자신의 위치와 주변 지형을 최대한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휴대전화의 지도나 위치 공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면 구조기관에 자신의 위치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피하는 것이다. 안전수칙은 어렵지 않다. 출발 전 반드시 물때와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구명조끼와 랜턴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혼자 행동하지 말고 일행과 함께 움직이며, 정해진 출입로와 안전한 구역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해진 출수 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면 '조금만 더'라는 욕심을 버리고 즉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해산물 몇 마리를 더 잡는 것보다 안전하게 육지로 돌아오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루질은 바다의 풍요와 아름다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여가활동이다. 바다와 갯벌이 주는 즐거움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활동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즐거움이 안전을 앞서서는 안 된다.
해루질의 진정한 즐거움은 많이 잡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즐기고 무사히 돌아오는 데 있다. 바다를 사랑한다면, 먼저 바다를 존중해야 한다.(서산소방서 구조구급센터 구조대 소방교 이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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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붕순 기자






